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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곡물가 급등 악재 겹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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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유가 시대가 계속되자 엎친데 덮친격으로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여파와 함께 곡물가 등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국내 경제가 총체적 어려움에 빠져들고 있다. 미 의회는 지난해 10월 서브프라임모기지론 사태의 영향 보고서를 통해 올해까지 모기지론을 갚지 못해 압류되는 주택이 200만 채에 달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이는 지난해 9월 미 경제계 관계자가 추정한 50만 채에 비해 4배나 많은 것으로 압류로 인한 자산가치 손실액이 10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따른 미국 경제가 부동산 가격 하락과 경기 불황의 이중고를 겪고 있으며 자칫하면 장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치닺고 있다. 미국서 출발한 서브프라임모기지론의 여파는 유럽을 넘어 국내 경제까지 영향을 주고 있으며 특히 우리나라의 부동산시장 역시 미국처럼 거품이 꺼지면서 하락세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변동금리대출 94% 차지
지난해 말 한국은행이 발표한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 예금은행과 비은행금융기관의 가계대출잔액은 470여조 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결국 국내 가계빚이 2000년에 비해 4.5배나 증가한 것으로 이중 대부분이 아파트 등 부동산으로 흘러들어 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정이 이러하니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내 집을 하나만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집값이 떨어질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일부 부유층의 경우 부동산 가격 변동에 그다지 흔들림이 있을 수 없지만 별다른 금융자신이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택이 유일하면서도 가장 큰 투자자산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가 이미 10만 가구를 돌파했을 뿐 아니라 증가세가 멈추지 않아 일반 건설업체 부도수도 다시 늘어나는 사태로까지 번지는 등 거래도 안되는데 집값마저 떨어지는 것에 대한 서민들의 근심은 가중되고 있다.
서브프라임모기지론에 대한 걱정거리 중 또 하나는 금리인상이다. 금융감독원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부실한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이 지난해 말 0.4%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2004년 말 1.8%보다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그러나 국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중 변동금리대출의 비중이 94%를 차지하고 있어 시장금리가 오르면 변동금리부 대출을 받은 소비자들은 이자상환부담이 지속적인 압박을 해 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금리상승으로 인한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으로까지 될 경우 당연히 집을 내다 팔아야 하지만 지금처럼 거래도 안될 경우 서민경제는 더욱 추락할 것이다.
지난해 재경부 관계자는 “국내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연체율 13.8%보다 훨씬 낮고 주택담보인정비율 역시 50~60%에 머물러 미국의 80%보다 안정적이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와함께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 시장동향을 면밀히 파악해 제2금융권에 대한 총부채상환비율 기준 강화 등 건전성 조치를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 곡물자급률 25.3%
국제 곡물가 역시 연일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자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지역을 비롯한 인구 30억 명 가량이 주식인 쌀 부족에 따른 불안도 점차 커져가고 있다. 이처럼 세계 곡물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곡물 자급률이 25.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29개국 중 26위로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어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통계를 기초로한 곡물자급률에 따르면 프랑스가 329%로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뒤를 이어 체코 198.6%, 헝가리 153.7%, 독일 147.8%, 슬로바키아 140.6% 순이며 미국은 125.0%로 9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반면 일본은 22.4%로 27위에 머물고 있으며 네덜란드는 21.2%로 28위를 기록하는 등 우리나라와 함께 자급률 개선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 4월16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쌀이 100파운드당 22.85달러로 최고치를 보인데 이어 이날 7월 말 인도분 쌀은 100파운드당 23.20달러에 거래를 마치는 등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9월에 비해 2배나 높은 가격이며 또 올들어 쌀과 함께 보리 옥수수 등 곡물값이 50%이상 뛰어 소매가격이 30년래 최고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국제 곡물시장에서는 곡물이 여유가 있는 나라에서는 식량 비축량 강화를 하는 한편, 식량 부족 국가는 수입쟁탈전을 벌이는 등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4월 자국 쌀생산자가 다른 나라에 과도하게 쌀을 내다파는 것을 막기 위해 새로운 쌀 수출 규제를 발표하는 등 쌀 수출을 금지하는 나라는 베트남 이집트 중국 캄보디아 인도와 함께 6개국으로 늘어났다.
경제전문가들은 국제 원유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는 것은 수요·공급의 불균형과 함께 투기자본이 원인을 제공하듯 국제 곡물가의 폭등 역시 수급 불균형보다는 투기탓이라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쌀의 경우 유통업자들이 가격상승을 기대하며 팔지는 않고 창고에 쌓아 두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다국적 곡물 메이저인 카길은 식량위기 속에 지난 2007년 12월~2008년 2월사이에 10억3000만 달러의 이익을 밝혀 투기의혹을 뒷받침 하고 있다.
식량기지 확보에 눈 돌려야
곡물가 등이 크게 오르자 수입물가도 덩달아 값이 높아지고 있다. 원자재 수입물가는 전년동월대비 무려 56.4%나 올라 지난 2000년 2월 57.2%을 기록한 후 최고수준을 보이고 있다. 동광석의 경우 지난 4월 전월대비 11.0%을 상승했으며 액화가스도 전월대비 13.1%가 오르는 등 석유화학 제품도 이와 유사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자본재 수입물가도 지난 4월 일반기계 및 장비제품, 정밀기계제품 등이 모두 올라 전년도 같은달에 비해 10.3%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높은 국제원유가로 인해 석유 및 석유화학 제품이 전반적인 수입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며“수출물량을 유지하기 위한 환율정책도 수입물가를 높이는 요인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곡물가격 폭등으로 식량안보의 위기감이 고조되자 해외식량기지 구축에 전면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4월 미국 뉴욕으로 향하는 특별기 안에서 “미일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면 해외식량기지 확보방안을 마련토록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함께 정부는 몽골 동부 할흐골 대초원에 여의도 1000배 크기의 식량기지 건설을 본격화 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제 전문가는 “해외 식량기지 개척은 기대치가 큰 만큼 리스코 큰 것이 사실이다”며“실패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치밀한 사전준비와 진출업체에 대한 지원시스템 확보가 필수다”라고 밝혔다. 전문가는 또 “정부와 민간이 하나가 돼 해외농업 개발을 이끌어가는 일본을 벤치마케팅 할 필요가 충분하다”며“2007년 현재 일본의 해외 현지농장은 1200만ha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위기 의식에 불신
경제성장률과 경제정책 등 혼란만 가중

정부는 지난 3월10일 발표한 ‘2008 경제운용방안’에서 성장률 6% 내외, 일자리 35만개, 물가 상승률 3.3%, 경상수지 70억 달러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과 당선, 인수위 시절에도 ‘7·4·7’ 공약(7%성장,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위 경제권 진입)을 내걸었으나 올 초부터 예견된 원유·곡물·원자재 가격 상승과 이로인한 수출 둔화·물가 불안·소비 부진 등을 감안 ‘7·4·7’ 공약에서 한걸음 물러선 ‘경제살리기 계획’을 내놓았던 것이다. 여기에 기획재정부는 지난 4월28일에는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면서 물가와 고용, 경상수지 등의 지표가 더 나빠질 것이라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기획재정부가 이날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는 근거로 △경기선행지수 3개월 연속 하락 △산업생산 출하량 감소 △소비자 기대지수 하락 △고용사정 악화 △장단기 금리차 축소로 인한 경기둔화 가능성 등을 들었다.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후퇴론에 대해 일부 전문기관에서는 연초부터 제기했던 사항으로 당연한 반응을 보이고 있음에도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경제성장률과 정책 등을 놓고 혼선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뿐 만 아니라 최근 국제원유가의 고공행진으로 인한 서민경제가 마비증상까지 나타내고 있음에도 정부는 이렇다할 정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경제전문가는 물론, 여당인 한나라당과 많은 국민들로부터 이명박 정부의 위기 의식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물가안정 최우선 정책 필요
정부가 치솟는 물가안정을 위해 52개 생필품 등을 MB 관리품목으로 정해 특별 관리에 들어갔으나 전년 동월에 비해 41개, 전월에 비해서 30개가 상승하는 등 별다른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특히나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경유가의 급등으로 화물업계가 총파업까지 선언하는 등 정부와 극단적인 대치를 하고 있음에도 이들을 설득할 만한 정책이 전무할 뿐 고유가에 대비한 장단기 대책이 허술한 것도 한몫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화물업계의 어려움을 타개할 만한 정책을 정부가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직도 서민경제 어려움에 대해 공감대 형성이 미흡한 것 같다”며“정부는 지금이라도 화물업계의 업종변경 유도와 경유세 인하 등 국민들로부터 믿음을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하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이 국민정서와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시 추진한 청계천 복원사업과 버스전용 중앙차로제 등은 국가운영의 한 단면일 뿐이며 이같은 추진방식을 국가경영에 그대로 매치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가장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CEO출신의 경제대통령이 기업과 그룹내 CEO와 국가경영의 CEO와는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 대통령이 이를 극복하지 못한데 대한 국정의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한 경제전문가는 “이명박 정부가 한미 FTA만 타결되면 국가경제가 훨씬 나아질 것이란 주장을 하고 있으나 한미쇠고기 협상 등과 같은 타결로 인해 국민들이 정부의 정책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다”며“물가안정 기반이 이뤄지는 정책을 최우선으로하는 경제운용계획을 다시 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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