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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상처 때문에 은퇴 생각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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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산의 골짜기도 깊은 법이던가.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국민의 ‘삼순이’로 급격한 상승기를 타던 배우 김선아는 긴 공백기 탓인지 여러 괴소문에 휩쓸리는 등 연기자로서 순탄지 않은 몇 년의 시간을 보냈다.
다시 김선아의 잠을 깨우게 한 것은 그녀답게 소탈하고 강한 여자 이야기다. “탄탄한 구성의 시나리오와 현실적이면서도 인간적인 캐릭터”에 반해 영화 ‘걸스카우트’를 컴백작으로 선택했다는 그녀는 역시 생활 밀착형 연기를 리얼하게 선보일 수 있는 몇 안되는 충무로의 보석 같은 여배우다. ‘걸스카우트’ 제작보고회에서 만난 김선아는 여전히 씩씩하면서도 여성스러운 부드러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2년 만에 컴백이다.
드라마가 끝난 게 2005년 7월이었으니까, 3년 정도 되는 것 같다. 작품을 통해 기자나 대중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떨린다. 기대감과 설레임은 오랜만에 나와서가 아니라 10년 동안 내내 똑같이 떨리는 심정인 것 같다.
그간에 여러 가지 이런 저런 일이 많았고 그래서 공백 기간이 있었는데 사실 일을 그만두려고 했던 적도 있다. 그때 제작사 대표님 감독님을 만났고 ‘걸스카우트’ 시나리오를 받았다. 연기뿐만 아니라 다시 희망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는 용기를 준, 나에게는 특별한 영화다.
은퇴를 생각했다는 이야기인데, 구체적으로 말해줄 수 있나.
일을 하다 보면 이런 일, 저런 일 겪게 되는 것 같다. 일을 하면서 심적으로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표현을 쓰자면 좀 그렇고 아무튼 마음을 다치면서까지 일을 해야 될까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그것은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고 그런 것 같다.
‘걸스카우트’를 선택한 이유?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매 장면들이 머리 속에 떠올라 영상으로는 어떻게 구현될지 궁금했다. 20대, 30대, 40대, 60대까지 누구나 겪었을 법한 현실적인 이야기가 공감됐다.
현실적인 이야기와 리얼한 대사, 코믹과 범죄드라마 라는 상반된 장르가 정교하게 맞물려 독특한 시너지를 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촬영 중 에피소드나 힘들었던 점은?
요즘 한국 영화 대부분의 현장이 힘들겠지만, 우리 영화는 95%가 로케이션이었기 때문에 날씨 영향을 특히 많이 받았다. 특히, 8월 여름에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고생했고 10월 말부터는 추위 때문에 힘들었다.
액션 씬이 많던데.
이전 영화에서는 때리는 것만 하다가 이번에는 많이 맞는 쪽이었다. 그러다 보니까 아무래도 많이 다쳤다. 준비 안 된 상황에서 뛰다 보니 그랬던 것 같다. 원래 시나리오보다 현장에서 감독님이 무슨 심보인지 그렇게 많이 뛰게 했다.(웃음) 처음에 피팅 했을 때 운동화가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꼭 찍어서 선택해준 운동화가 재고도 없는 상품이었다. 대한민국에서 달랑 하나 있는 운동화를 감독님의 센스로 딱 찍어줬는데. 나중에 박원상 선배에게 막 끌려 다니고 조정 경기장에서 액션 하는 부분에서 운동화 양쪽에 구멍이 다 나서 또 다시 씬을 찍어야 되는데 연결이 튀게 돼서 바지로 가렸다. 다행히 잘 안 보였다. 아무튼 잊을 수 없는 장면들, 그리고 많은 추억들이 있는 그런 영화인 것 같다.
조명부, 촬영부를 넘나들며 촬영이 없을 때도 스탭과 함께 일하는 등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로 유명하더라.
현장에서는 그 전에도 스탭들과 같이 즐겁게 떠들고, 웃는 분위기를 좋아하다보니까 그런 것 같다. 이번에는 현장에 있던 시간이 워낙 많았다. 그러다 보니까 원래 관심 있었던 카메라를 조금 배우고자, 그래서 쉴 때 하나씩 배웠던 것 같다.
한국 영화가 어려운 시기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경쟁하게 됐다.
내 자신감으로만 영화가 잘 된다, 못 된다는 지금까지 제 경험에 있어서 조금 다른 것 같다. 영화를 굉장히 열심히 찍고 너무 자신이 있는데 영화가 비수기에 걸린다든지 여러가지 결론에 있어서는 굉장히 운이 따른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결과치에 대한 기대는 솔직히 반반 인 것 같다. 하지만 내 안의 만족도는 굉장히 크다.
예전에 영화 했을 때 나랑 3번 붙은 사람이 성룡 씨였는데, 내가 다 이겼다. (웃음) 그리고 뒤에 ‘매트릭스’도 있었는데 스코어적으로 좋은 게 있었다. 먼저 겁먹고 주눅 드는 것 보다는 한국 영화가 나름대로 힘이 있기 때문에 자신 있게 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게 배우들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흐름이라고 생각을 한다. 이번 작품에 대해선 오랜만에 나온 여자 영화라는 면에서 개인적으로 더 애착이 있다. 이번 작품을 계기로 더 많은 여자 영화가 제작됐음 하고, 장르도 그렇고 연령대도 그렇고 모든 게 넓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문희 씨와 세 번째 영화 호흡이다.
인연인 것 같다. 사람의 인연이라는 게 분명히 있는 것 같다. 첫 번째는 엄마로 ‘S 다이어리’ 때 같이 호흡을 맞췄다. 두 번째는 남자친구의 어머님으로 호흡을 맞췄고 이번에는 동네에 있는 이모로 맞췄다. 선생님과 같이 촬영 도중에 앞으로 이런 작품을 하면 어떨까, 이런 캐릭터는 어떨까라는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나누었다. 앞으로도 같이 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 같고 꼭 같이 하고 싶다. 이번 걸스카우트는 읽으면서 제일 먼저 선생님 얼굴이 떠올라서 내가 선생님한테 전화를 드렸다. 시나리오가 가고 한 이틀, 삼일 만에 바로 하겠다고 답이 오셨다. 항상 리허설 해보자, 대사 맞춰보자고 젊은 배우들보다 먼저 행동하는 선배님의 모습에서 배운 점이 많다. 4번째 작품에서는 선배님과 자매로 한번 출연해보면 어떨까 싶다.
끝으로 관람 포인트를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20대부터 60대까지 각 층의 나이의 여자들, 그리고 현실에 맞는 혹은 일상생활에서 한번쯤은 겪을 법한 다른 사람에 대한 믿음을 깨고, 뒷통수를 맞는 것을 누구나 경험을 해본 사람이라면 굉장히 공감을 많이 할 것 같다. 아무튼 영화를 찍을 때도 고생을 많이 했지만 통쾌하고 기분 좋게 찍었던 것 같다. 그만큼 더위를 날릴만한 유쾌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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