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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통사 ‘배째라’식 영업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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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징금 납부보다 가입자 유치가 이익

번호이동성을 둘러싼 이동통신사들의 과열경쟁이 통신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의 단속과 감시를 비웃기라도 하듯, 과징금을 물어가며 불공정 거래행위를 계속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통신위에 따르면 지난 2000년 10월 1억7,000만원에 불과하던 관련 과징금은 매번 급증해 지난 2월말 333억원으로 불어나는 등 번호이동성으로 인한 단말기 보조금 위반사례가 올 1월부터 불과 2개월만에 3차례나 적발돼 이통사에 과징금이 부과됐다.

이통사간의 불공정 거래행위의 핵심인 보조금 지급이 근절되지 않는 것은 그렇게 해서라도 가입자를 유치하는 것이 과징금을 납부하는 것보다 이익이 크게 남기 때문인데, 이러한 이통사의 ‘배째라’식 영업행태에 대해 정부가 더욱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번호이동성 시행이 화근
정보통신부는 지난 2000년 6월부터 보조금 지급을 금지했고, 사회적 문제로 확산되면서 2003년 3월26일 법적으로 규제했다. 하지만 번호이동성 제도 시행으로 가입자 경쟁에 혈안이 된 이통사들은 보조금을 얹어 단말기를 싸게 파는 행위를 불법적으로 행해 왔다. 지난해 초 1개월여간의 영업정지를 당한 후 한동안 주춤했던 단말기 보조금은 번호이동성이 시행되면서 다시 고개를 들었다.

한편 SKT, KTF, LGT과 KT 등 4개사가 휴대전화 단말기 보조금 지급과 관련, 2000년 6월 이후 현재까지 부과받은 과징금은 727억원에 달한다. 특히 통신위는 지난 2월23일 과징금 법정최고액인 SK텔레콤과 KTF에 대해 각각 217억원과 7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KTF 휴대폰을 판매하는 KT에 대해 법정상한액인 4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LG텔레콤은 비교적 적발건수가 적어 과징금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제까지 부과된 요금은 이의제기 없이 모두 납부됐다.


볼륨디스카운트(VD) 성행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이 휴대전화에 대한 보조금만을 규제하고 있을 뿐 본사차원에서 대리점에 지원하고 있는 리베이트에 대해서는 특별한 규정이 없다. 대리점측에 지급하는 리베이트 중 일부가 보조금으로 전환, 휴대폰 단말기 값을 싸게 파는 통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통사의 유통구조는 제조업체→통신사업자→전속대리점→판매점(2차 대리점)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불법 보조금 지급을 했을때의 유통구조는 비정상적인 흐름으로 시장을 혼탁하게 만든다. 제조사와 통신사, 전속대리점이 출고가대로 제품을 유통시키는것. 여기서 판매점은 전속대리점, 전속대리점은 다시 통신사업자에게 모집수수료, 유지수수료, 각종장려금 명목으로 일정량의 리베이트를 제공받는다. 하위 유통구조는 판매건당 붙는 리베이트를 기대해 박리다매성으로 과당경쟁을 하고, 통신사는 가입자 사용료에 대한 이익을 기대해 큰 폭의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전략을 쓴다. 때문에 3개 이통사의 휴대폰을 판매만 하는 판매점이나 인터넷쇼핑몰 등에서는 리베이트를 조금 덜 받는 대신 가입자 유치 경쟁을 위해 원래의 가격에서 소비자에게 더 싸게 판매하게 되는 것이다.

통신업계는 유통망에서 사업자의 의지와 무관하게 발생하는 보조금 지급건에 대해서까지 과징금을 물리는 건 심하다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통신위 관계자는 “인터넷쇼핑몰, 지인판매 등도 유통과정을 조사하다 보면 다 대리점과 연결이 돼 있다”면서 “결국 사업자가 가입자 유치를 위해 알면서도 눈감아 주는 식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한다.

통신위 관계자는 “통신사업자가 출고가대로 팔면서 하위 유통망에 판매건당 리베이트를 주는 볼륨디스카운트가 성행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보조금 지급에 관한 적발을 고려해, 계약서에는 판매가대로 적고 교묘한 방법으로 실제는 싸게 파는 식으로 증거를 없애는 등 갈수록 지능화돼 가고 있어 단속하기가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동전화 공동감시단 실효성 지켜봐야
이처럼 통신위의 잇따른 제재에도 불구하고 불법 보조금 지급이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은 과징금을 내더라도 가입자를 끌어모는 게 더 수지타산에 맞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수조원의 이익을 남기는 이통사들에게 수십억의 과징금 부과는 솜방망이 제재에 불과하다”며 “과징금을 올리거나 영업정지 등의 강도 높은 제재나 법적,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에 따라 통신위가 보조금 지급과 관련해 부과할 수 있는 과징금 법정 상한액은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의 경우 3년 평균 매출액의 2%, 후발사업자와 별정사업자(KT)는 3년 평균 매출액의 1%로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의 경우 1,700억원, KTF는 400억원, LG텔레콤은 170억원, KT는 41억원까지 과징금 부과가 가능하다. 하지만 2000년 이후 지금까지 통신위가 부과한 대부분의 과징금은 수억~수십억원에 불과했으며 지난 2월23일 부과한 SK텔레콤의 217억원이 최고금액이다.

불법 보조금 지급과 관련, 과징금의 산정기준이 정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다. 통신위 관계자는 “적발됐다고 무조건 처벌수위를 정하고 과징금을 물리는 게 아니라 위반횟수의 누적과 행위 주도여부, 매출액에 따른 경감액 등 총제적으로 평가를 해서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설명한다.

잇따른 제재에도 같은 불법 행위를 반복하고 있는 이통사에 대해 한마디로 “죄수의 딜레마”라고 표현하는 통신위 관계자는 “통신사업자들도 이번에 위반하면 얼마 정도 나오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차라리 불법으로 보조금을 지급해서라도 가입자를 유치하는게 과징금보다 이익이면 불법 영업을 강행하는 걸 안다”면서도 “하지만 현재 부과한 금액 이상으로 과징금을 물리기에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따른다”고 말한다.

S K T, KTF, LGT과 KT 등 이통관련 4사는 자율적 시장 감시기구인 ‘이동전화 공동 시장감시단’을 발족했다. 인력과 경비를 공동으로 부담하여 자율적으로 시장을 감시하고 불법영업에 대한 자체 시정 등의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이동전화시장의 공정한 경쟁환경 조성의 계기를 만든다는 취지다.

이에 대한 정통부와 통신위는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통신위 관계자는 “서로 경쟁관계에 있는 만큼 마지못해 견제하는 수준일 것”이라며 “실효성은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특정업체로 조사를 하게 되면 공동감시단을 통해 정보가 새나가 단속효과가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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