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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화순의 임팩트 인터뷰] “난 청개구리형 새로운 도전하며 보람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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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계의 작은 거인 안호상 홍익대 공연예술대학원장
30여년 공연기획·경영… ‘조용필 데뷔 50년 추진위원장’ 맡아


[시사뉴스 이화순 기자] 가수 조용필 데뷔 50년 기념메달이 화제가 됐다. 10월23일 오후 조용필 데뷔 50년 기념 메달 발매 기자간담회장인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에 한국 가요계의 작은 거인 조용필이 등장했다. 그리고 그 옆에 안호상(60) 홍익대학교 공연예술대학원장이 동행했다. 그는 ‘조용필 데뷔 50주년 추진위원장’으로 1년간 전국 여러 곳에서 조용필 콘서트를 개최하고 기념메달 발매까지 기획했다.  조용필과 서로 호형호제 하는 그는, 조용필을 처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세운 주인공이기도 하다. 국내 최고 예술경영자 겸 문화 행정가이자 공연예술계의 작은 거인 안호상 원장을 만났다. 


안호상 원장이 조용필과 만난 것은 1999년 20년 전으로 돌아간다. 예술의 전당 공연사업국장으로 일하던 시절에 ‘조용필 콘서트’로 대중가수 최초의 예술의전당 공연을 기획했다. 모두 반대할 때 그는 ‘된다’고 생각했다. 뜨거운 열정 앞에 불가능도 스르르 녹아버렸다. 대중가요와 클래식 공연의 저변을 넓혔다. 대중의 니즈를 잘 알고 시대의 요청을 잘 읽어낸다고 할까. 
국립극장장 시절에 는 고사 직전의 전통예술을 살려냈고, 오페라를 유행 장르로 변화시켰는가 하면, 지휘자가 쓰러져 공연이 펑크날 위기를 잘 수습하는 등 천재적인 예술 경영을 해왔다.  


-1999년 예술의전당서 ‘조용필 콘서트’를 개 최했을 때 어려움이 많았던 걸로 안다.
지금에야 예술의전당에 클래식 외의 공연도 많지만 1999년 당시만 해도 벽이 높았다. 1999년 당시 예술의대중가수 공연으로 ‘조용필 콘서트’를 개 최했다. 대중이 좋아하는 만큼 ‘공연 내 용을 고급스럽게 해서 의미를 확장한다 면 폄하하고 배척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 했다. 조용필씨도 처음에 내켜하지 않았 다. 괜히 예술의전당 공연 고집했다가 듣기 싫은 소리 들을까봐 꺼렸다. “그냥 콘서트가 아니라 좀더 극화된 뮤지컬화 된 콘서트를 하자”고 그를 설득했다.

-본인이 체험한 것 중 가장 핫했던 이슈를 소 개해달라.
국립극장의 전통 예술이 거의 고사 직 전이었는데 살려낸 것과 2001년 런던필 을 이끌고 내한한 쿠르트 마주어(1927~2015. 당시 74세)가 사라 장과의 두 번째 협연을 앞두고 병원에 실려가 공연이 펑크날 위기를 막아낸 것, 최초의 대중가수 예술의전당 공연 기획 등을 들 수 있다. 이 중 쿠르트 마주어의 와병 으로 일본 전국 도시 투어를 런던필과 함께 하던 지휘자 유리 테미르카노프(당시 63세)를 원래 잡혔던 공연 당일 무대에 세웠다. 유리 테미르카노프가 막 후쿠오카에서 삿포로로 공연을 가는 도중에 단 하루 일정이 비는데 그날이 마침 사라 장과의 두 번째 협연일이었다. 결국 일본 재팬아트 측과 그날 밤 자정에 통화 후 승낙을 받았다. 2시간 후 일본 호텔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는 유리 테미르카노프의 승낙을 받고 레퍼터리를 정 하니 새벽 4시30분경. 러시아인인 지휘자 유리 테미르카노프의 한국 비자를 해결해야 하는데 당시 2001년이라 비자 발급이 쉽지 않았다. 후쿠오카 총영사를 급히 찾아서 사정 이야기를 하고 새벽에 지휘자의 비자를 받아 오전 9시30분 비 행기로 서울에 도착하도록 했다. 이후 낮 12시에 강남 M호텔에서 지휘자복과 신발을 준비하고 입혀 예술의전당에 도 착해 오후 2시부터 리허설 시작, 5시간 30분 후 사라장과의 협연을 성사시켰 다. 물론 바로 일본 비자를 만들어서 다음날 아침 일본 삿포로 공연에 차질이 없도록 했다. 지금 생각해도 많은 분들에게 감사하다.




-현장에서 문화예술 경영자로 또 문화행정가로 대단한 기록들을 많이 세웠다. 강단에 서서 가르치는 소감을 듣고 싶다.
사실 기회가 되면 한 번 해보고 싶었다. 현장에서 학교 계신 분들과 토론도 하고 글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기회가 빨리 왔다. 한국적인 예술 경영을 이론적으로 정립하는데 조금이라도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예술 경영을 남들처럼 제대로 공부해본 적은 없지만 현장에서 일하면서 더듬거리며 길을 개척해왔다. 외국 사례나 문헌을 참고하기도 한다. 외국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우리는 어떤 단계인지…

-현장 경험이 많으니 그 자체가 학생들을 위한 좋은 수업 재료가 되겠다.
한국의 현장, 한국의 관객, 예술계의 이해 관계 자체가 미국이나 유럽 등지와 다르니까 아무래도. 예술의전당 말단에서 공연부장, 예술사업국장까지 23년, 서울문화재단 대표 5년, 국립극장장 5년 9개월을 하면서 쌓아온 것이 수업재료가 되는 셈이다. 공연 기획, 제작, 예술 경영, 극장 경영 등을 가르친다. 예술 현장의 메가트랜드와 마이크로트렌드를 가지고 공연 기획·경영하는 분들에게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사례별로 가르친다. 연극 무용 클래식음악 전통음악 창극 등 한국 공연예술 전반과 기 획·프리젠테이션·예술가와 관객의 관계, 해외 예술가들과의 관계, 위기 상황 극복 등 다양한 내용이다.

-국립극장장 시절에 관객을 개발해 전통 문화 를 살려낸 것도 유명한데.
국립극장에 가보니 자체 공연이 봄 가 을 2회 공연이 전부였고 객석도 썰렁했다. 대관이 대부분이었다. 레퍼터리 개발과 관객 개발이 시급했다. 국립 단체 의 국내 내로라하는 최고 인재들이 썩고 있었다.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국립관현악단, 이 3개 단체에 연간 7~10개 작 품을 새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반대도 극심했다. 사표낸 분 빼고 남은 단원들과 신입단원들과 함께 밤 10시까지 연습에 매진했다. 창극 ‘장화홍련전’이 그렇 게 매진됐고, 이후 ‘배비장전’도 성공이 었다.                                                                                                                                   
-패션디자이너 정구호, 싱가포르 연출가와의 협업이 돋보였다.
콜라보레이션을 다양하게 했다. 창극 연출은 외국 연출가에게 맡기고, 패션디자이너 정구호에게 국립무용단 연출을 맡겼다. 정구호 연출의 ‘향연’은 궁중정 재부터 종교제례, 민속무용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춤 12종을 새롭게 엮어 한국 춤을 총 망라한 것이다. 국립무용단의 인기 레퍼터리가 그렇게 탄생했다. 싱가 포르 연출가가 맡은 창극단의 ‘트로이의 여인들’은 2017년 싱가포르 공연 당시 3 일간 전석 매진에 1500명 관객이 다녀갔 다. 국립극장장 재직시 30개 정도 신작 을 만들어서 그 중 12개는 고정 레퍼터리가 됐다.

-어떻게 썰렁한 극장에 새로운 관객을 몰고 왔는지 궁금하다.
전통 공연에 젊은 세대들을 불러모으기로 전략을 짰다. 기성 세대들은 전통 에 대한 편견이 있 어 설득이 더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전통을 모르는 젊 은 세대가 우리 고 유의 전통을 ‘월드 뮤직’ ‘새로운 현대 예술’로 받아들이도 록 소개했다. DM, 맨투맨, 광고, 매 체, 전광판, 젊은이 들이 갈만한 장소나 행사장·음식점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노출하고 홍보했다. 타켓 집단 이 반응하도록 만든 다음에 새로운 관객이 몰려오도록 하니까 그 현상을 보고 언론도 큰 관심을 보였다.

-국립극장장 시절에 공연 편수와 관객수가 배 로 늘었다. 어떻게 가능했나.
2011년에 연간 12편의 국립극장 전속 단체 공연 편수가 2015~2016년 23편으 로 늘었고, 관람객수도 연간 4만명에서 7만3000명으로 늘어났다. 사실 어릴 때 부터 ‘청개구리’였다. 남들이 선호하는 편한 길보다는 험난해도 내가 만들어가는 길을 가는 게 신명났다. 예술의전당 도 처음 입사했을 때는 황무지 같았고, 국립극장도 개선점이 많았다. 또한 국립은 ‘국립’이니까 이름에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는 목표 설정을 해야 했고, 소명의식으로 아티스트나 스탭들을 설득하고 또 설득한다. 

안 원장은 또 말러를 좋아하는 사람들 을 일컫는 ‘말러리안’이란 용어가 유행하게 된 데도 한몫했다. 1999년에 임헌정 부천필 지휘자를 만나서 그가 다른 곳에서 다 퇴짜맞고는 안 원장에게 “말러 하자”고 간절하게 매달리는데 너무 절박해보여 거절을 못하겠단다. 게다가 정규 단원이 60~70명도 안되는 오케스트라가 100명 이상은 연주해야 제대로 된 소리가 나오는 난이도 높은 말러 교향곡 전곡 완주 도전에 다들 손사래를 쳤다. 처음엔 공연장이 텅텅 비었다. 하지만 2003년엔 전석 매진을 기록하고 신화를 썼다. 이는 안 원장과 팀원들의 남다른 안목과 분석, 노력 덕분이었다. 

“말러 관객은 다르다. 혼자 일찍 공연장에 와서 팜플렛을 모두 사서 정독한다”는 직원들의 말에 ‘말러 토크’ 등 부대사업을 다양 하게 했다. 남들이 안하는 거, 새로운 것을 해야 직성이 풀린다”는 안 원장은 그 힘을 모아 후학을 가르치고 있다. 올해는 조용필 데뷔 50년 콘서트, 데뷔 50년 기념 메달 만들기 등 계속 새로운 일을 벌인다. 그의 청개구리 정신이 언제까지 발휘될지 궁금하다. 안호상 원장은 2011년 제43회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문화일반 부분 대통령상, 2013년 안전행정부 장관 표창, 2016년 제9회 공연예술경영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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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칼럼】 또 만지작…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 건가
또 다시 ‘규제 만능주의’의 유령이 나타나려 하고 있다. 지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규제 지역에서 제외되었던 경기도 구리, 화성(동탄), 김포와 세종 등지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이제 이들 지역을 다시 규제 지역으로 묶을 태세이다. 이는 과거 역대 정부 때 수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낳았던 ‘풍선효과’의 명백한 재현이며,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을 반복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규제의 굴레, 풍선효과의 무한 반복 부동산 시장의 불패 신화는 오히려 정부의 규제가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곳을 묶으면, 규제를 피해 간 옆 동네가 달아오르는 ‘풍선효과’는 이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을 설명하는 고전적인 공식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10.15 부동산대책에서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규제 지역으로 묶자, 바로 그 옆의 경기도 구리, 화성, 김포가 급등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거나, 비교적 규제가 덜한 틈을 타 투기적 수요는 물론 실수요까지 몰리면서 시장 과열을 주도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정부는 불이 옮겨붙은 이 지역들마저 다시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들 지역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