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6.09 (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사회

독거노인의 아들, 민중의 경찰관

URL복사






<선행 릴레이(3)>


독거노인의 아들, 민중의 경찰관

무료이발, 직업알선
등 봉사대장 천팔용 경사


화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경찰의 모습은 사실적으로 그려지기도 하지만 가끔 나쁜 면만 비추기도 한다. 비리를 일삼고 무고한 시민을 폭행하는 모습은
자칫 경찰을 ‘민중의 지팡이’가 아닌 ‘민중의 적’이라는 고정관념을 낳기도 한다. 서대문경찰서 천팔용(47) 경사는 이러한 인식을 무참히
짓밟고 ‘시민과 함께 하는 경찰’의 이미지를 각인시킨 대표자다.


“우린 모두 똑같은 사람”


천 경사는 서대문구 문화공원을 비롯해 이 지역 일대 공원과 노인정에서 무료이발을 하고 있다.
비번인 날이면 바리깡과 빗, 거울을 들고 손님을 찾아 나선다. 대충 깎는 게 아니라 6개월 미용학원을 수료한 솜씨로 성의껏 ‘작품’을 만든다.
단지 머리를 깎기 위해 모이는 것이 아니라 대화 나누는 즐거움 때문에 오는 노인들이 많다.

“처음엔 혼자 시작했지만 지금은 자원봉사자가 20명”이라며 내심 흐뭇한 표정을 짓는 천 경사는 “노숙자도 천대하지 않는다”며 봉사대상에
구분이 없음을 강조했다. 사실 노숙자는 큰맘 먹지 않으면 다가가기 힘들다. 오랜 거리 생활로 악취가 나고 머리는 기름져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 경사는 그들의 머리도 정성껏 자르고 공중화장실에서 감겨주는 배려까지 한다.

“사람을 사람 취급하지 않으면 안되지 않습니까? 우린 모두 똑같은 사람입니다.”

무료이발 외에 천 경사는 서대문구에서 빈곤층과 독거노인이 가장 많이 거주한다는 홍제3동 일명 개미마을 20여 가구를 돌보고 있다. 어려운
박봉에도 사비를 털어 쌀과 연탄, 내복 등을 제공하고 실업자들에게 취업을 알선해준다. 특히 연탄가스로 가족 모두를 잃은 할머니, 가족에게
버림받은 할아버지 등 혼자 사는 노인에게 마음이 쏠린다.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그분들을 대합니다”라는 천 경사는 1990년 모신지 1년도 안돼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컸다. 그러다
무료급식소에서 어머니와 너무나 닮은 할머니를 우연히 만났고 그녀가 정신이상 환자 두명과 고아 한명을 돌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 뽑기장사와
구걸을 해서 남을 보살피는 할머니는 천 경사의 마음을 울렸고 그가 노인들에게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


실버타운 설립이 최종 목표


천 경사는 “실질적으로 지원받아야 할 노인들이 소외되고 있는 현실”을 짚으면서 “서류상에는
가족이 있지만 실제로는 홀로 끼니를 때우는 노인이 많다”고 말했다. 봉양할 가족이 있으면 생활보호대상자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버림받은 노인들은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 그는 또 “지역구에서 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더불어 살아가는 분위기를 조성해야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국가정책으로만
미룰 것이 아니라 너와 나, 우리가 함께 추진할 것을 강조했다.

천 경사는 앞으로 염하는 법을 배워 노인들이 돌아가실 경우 손수 장례를 치러드릴 계획이다. 조만간 승합차를 구입해 자원봉사자들을 태우고
원하는 지역이면 어디든 달려가 무료이발도 할 것이다. 최종 목표는 고향 경북 구미에 실버타운 설립이다.

“할아버지가 전쟁고아를 돌보셨고, 지금은 사촌형들이 양로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집안내력인가 봅니다.”

봉사하는 것이 즐겁다는 그는 진급 때문에 그러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막기 위해 경찰 본업에도 충실하고 있다. 북아현동에 근무할 당시 4개월만에
강도 2명, 절도 8명을 체포하는 등 표창도 많이 받았다. “상은 이제 마다하고 싶습니다”는 천 경사는 봉사의 대가를 바라지 않는 진정한
‘우리의 경찰관’이다.


안지연 기자 moon@sisa-news.com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李대통령, 이시바 일본 총리와 통화...“상호 국익 관점에서 상생 방향 모색”
[시사뉴스 김백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9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취임 후 첫 통화를 했다.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 정상 간 통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일 정상이 정오부터 약 25분간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통화에서 이시바 총리의 대통령 취임 축하에 대해 사의를 표하고, 오늘날의 전략적 환경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일 양국이 상호 국익의 관점에서 미래의 도전 과제에 같이 대응하고 상생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강 대변인은 “양국 정상은 상호 존중과 신뢰, 책임 있는 자세를 바탕으로 보다 견고하고 성숙한 한일 관계를 만들어 나가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특히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는 올해 양국 국민들 간의 활발한 교류 흐름에 주목하면서 당국 간 의사소통도 더욱 강화해 나가자고 했다”고 밝혔다. 또 양 정상은 그간 한미일 협력의 성과를 평가하고, 앞으로도 한미일 협력의 틀 안에서 다양한 지정학적 위기에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양 정상은 향후 직접 만나 한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오금란 시의원, “AI 기술 접목을 통한 수어통역센터 기능 전환 모색 토론회”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서울특별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오금란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노원2)은 지난 5일 서울시립미술관 세마홀에서 서울특별시수어통역센터지역지원본부와 공동으로 「AI 기술 접목을 통한 수어통역센터의 기능적 역할 변화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AI 기술 발전에 따른 수어통역센터의 기능 전환을 논의하고, 이에 대한 법적ㆍ정책적 지원 및 구체적 실행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발제를 맡은 구혜영 한양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현재 수어통역센터가 겪고 있는 인력 부족과 그에 따른 운영 제약을 지적하며, AI 기술을 활용하면 통역사 부족 문제 해소와 실시간 번역 서비스 제공 등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AI가 수어의 독특한 문법과 뉘앙스를 완벽히 이해하지 못해 오역 가능성이 있으며, 기술 접근성이 낮은 농인들이 소외될 수 있다는 점, 수어통역사 직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언급했다. 구 교수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AI와 수어통역센터 간의 협업 방안을 제시했다. 감정이 담긴 대화나 맥락이 중요한 상황은 수어통역사가 담당하고, 단순 반복적인 내용은 AI가 처리하는 역할 분담을 통해 통역사는 고도화된 영역


오피니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