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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우향 박래현 42주기 판화전... 동서 미학 아우른 독창적 판화 유작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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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까지 서울 신사동 청작화랑서 전시
'우향의 판화전; 후 22년만의 판화 전시
남편 운보 김기창과 상생한 거목 화가


[시사뉴스 이화순 기자] 근대기 1세대 여성화가로 미국에서 판화를 공부해 동서 미학을 아우르는 독창적인 세계를 일궈낸 우향 박래현(1920~1976). 운보 김기창과의 전설적 사랑 이야기의 주인공이기도 한 우향 박래현 42주기 판화전이 22일까지 서울 신사동 청작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작품들은 1969년 이후 6년간 홀로 미국 뉴욕 유학을 한 열정의 결과물이다. 한국적 소재를 기하학적으로 또는 모던한 서구적 판화 양식으로 풀어낸 1970년대 초반의 판화와 드로잉 등 30여점이 공개됐다. 그중 15점이 사후 미공개작이다.  

우향의 작품 전시는 청작화랑 손성례 대표가 1987년 기획한 운보 김기창과 우향 박래현의 ‘부부전’ 이후로는 30년만이고, 시몬갤러리에서 열었던 ‘우향의 판화전’ 이후로는 23년만이다. 

엥포르멜(Informel·비정형) 화풍의 대표작 ‘바다의 현상’,  맷방석 엮음 같기도 한 색면이 돋보이는 ‘고담’, 고국에 떨어져 있는 가족에 대한 그림을 형상화한 '빛의 향연', 그리고 '회상' 등 한점 한점이 눈길을 끈다. 

45년 이전 작품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현대적이다. 동서양의 감성과 서구적 기법이 만든 작품들이다. 특히 동판을 긁고 파서 만든 동판화 에칭 작업들인만큼 마티에르가 두툼하게 느껴져 마치 오리지널 회화 같은 느낌도 물씬 난다.   

김영호 평론가겸 교수(중앙대)는 "우향은 동양화를 전공했지만 모던한 창작 세계를 꽃피우고 미국 유학 후에는 판화가로서 자신의 예술세계를 확고히 세운 작가"라면서 "부부 화가 중 아내가 남편 내조에 자신의 화업을 소홀히 하거나 중단한 분들도 있지만, 오히려 우향과 운보는 서로 상생한 부부에 속한다"고 말했다.

30년 전 운보와 우향의 ‘부부전’을 기획하며 두 거성을 만났던 손성례 청작 대표는 “두 분의 금슬이 참 아름다웠고, 서로 예술세계에 힘이 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면서 “이번 전시는 구상적인 화풍의 동양화가로 출발했으나 추상적인 에칭 판화로 생애 마지막 작업을 했던 우향 선생님의 70년대 초반 열정적인 뉴욕 작품들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바보 산수’로 잘 알려져 있는 운보 김기창과 우향 박래현의 사랑과 예술 이야기는 유명하다. 장애가 있던 운보를 위해 내조자의 역할을 잘 해냈을 뿐 아니라, 자녀 넷을 길러내면서도 동료 화가로서 그의 예술혼을 뜨겁게 달궈준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우향은 1920년 4월 13일 평안남도 진남포 출생으로, 6세때 부모를 따라 전북 군산으로 이주했다. 군산공립보통학교, 전주공립여자고등보통학교, 경성 사범대에 입학했고, 그 다음해에 인물화에 능한 동양화가 에구치(江口敬郞)를 만나서 수채화와 동양화에 대해서 개인교습을 받았다. 

1944년 도쿄여자미술대학교 일본화과를 졸업한 우향은 조선미술전람회(선전)에서 최고상 '창덕궁상', 1956년 대한민국 미술전람회에 ‘노점’을 출품해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1969년 뉴욕 프랫 그래픽 센터와 봅 블랙번 판화연구소에서 판화를 수학했다.

한창 잘나가던 일본 유학 신여성과 초등학교 졸업의 청각장애 화가와의 사랑과 결혼은 당대 화제였다. 그는 조선미술전람회 수상 후 운보에게 인사하러 갔다가 서로에게 첫눈에 반했다고 한다. 그 몇 년 후인 1946년에  "각자의 예술세계를 인정하되 간섭은 하자말자"는 약속과 함께 남산 민속박물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은 우향의 프로포즈로 성사되었다.  1년후 국내 최초로 부부전시도 열었다.

우향은 고인이 되기 전까지 운보의 작품세계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1976년 운보 김기창 화백보다 앞서 생을 마감한 후 운보의 그 유명한 ‘바보 산수’가 나왔다. 생전의 우향이 남편 운보의 독특한 예술세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짐작할 수 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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