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세권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출을 위한 지역별 대의원대회가 3일 제주에 이어 4일에는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광주 대의원대회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앞서 전날 개최된 제주 대의원대회와는 사뭇 달랐다는 게 세간의 평이다. 제주 대의원 대회는 참석한 대의원의 숫자도 적었지만 당대표 후보자들의 특징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았던 반면, 4일 광주 대의원대회는 규모도 대규모로 치러졌지만 무엇보다도 당대표 후보자 사이의 특징이 확연히 드러났다는 시각이 적잖다.
김진표, 이해찬 후보자에 이어, 호남출신의 유일 당대표 후보자로 마지막으로 연단에 선 송영길 후보는 많은 박수와 연호를 받았다. 앞서 연설한 김진표, 이해찬 후보는 준비해 온 원고를 읽는 연설을 한 반면, 송 후보는 마이크를 빼어들고 이른바 라이브 연설을 하며 장내 분위기를 주도했다.
송 후보가 “호남이 민주화의 성지로만 칭송 받고 경제적으로 낙후된 시대를 바꿔내겠습니다. 호남을 잘 모르는 중앙정치에서 맘대로 호남을 전략적 단위로 칼질하는 정치를 끝내야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터져나왔다.
특히 그가 자신의 고교 3학년 시절 광주 대동고에서 겪게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얘기할 때 뜨거운 장내 분위기는 정점에 달했다. 그는 5·18 당시 자신의 친구인 전영진 열사의 죽음을 거론하며 "저는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서 고등학교 3학년 시절 광주 대동고에서 5·18을 겪었습니다. 제 친구가 죽었습니다"라며 "그때 죽지 못한 살아남은 자의 부채를 안고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라고 눈물 섞인 연설을 하자 일순 장내가 숙연해지기도 했다.
송영길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억도 얘기했다. "김영삼 통일민주당 총재가 3당 야합을 협의할 때 '이의 있습니다' 하고 손을 든 청년 정치인이 있었으니 그게 노무현이었다"며 "노무현과 문재인 두 분이 온몸으로 냉전적 지역주의와 맞서 광주의 고립을 탈피하고 광주의 손을 잡아 주었다. 함께 했다. 그래서 27년 만에 드디어 부산, 울산 경남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 힘을 모아서 이 동서의 통합을 모아서 분단의 벽을 뚫어 내겠다"며 "김대중 대통령이 시작했고 노무현이 뒷따랐고 문재인이 만든 4·27 선언과 6·12 북미정상회담의 새로운 시대, 새로운 민주당 송영길"이라고 역설했다.
계속해서 그는 "새술은 새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20년 동안 민주당에 들어와서 한길로 걸어 왔다. 4대 강국과 정상과 네트웍을 가지고 외교역량을 키워 왔다. 이 한반도의 분단된 70년의 역사를 끝장내고자 문재인과 함께 뛰겠다"고 힘줘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총선때 어떤 얼굴을 세워야 승리할 수 있겠나. 송영길을 그려달라"며 "저에게 기회를 주실 것을 호소한다"고 말을 맺었다.
이날 광주 대의원대회에 참석한 광주 북구의 A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때가 생각나서 가슴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또한, 광주 광산구에 사는 O씨는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서 송 의원의 이런 연설을 듣게되니 광주인으로서 자긍심이 느껴진다"며 "지지율이 미미했던 노무현 대통령이 당시 '이인제 대세론'을 꺽고 광주에서부터 노무현 바람을 몰고 왔듯이 이번에도 '제2의 노무현 바람'이 불어올 것 같은 예감이 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