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18 (목)

  • 맑음동두천 1.6℃
  • 맑음강릉 9.4℃
  • 맑음서울 3.9℃
  • 맑음대전 4.6℃
  • 맑음대구 6.4℃
  • 맑음울산 7.9℃
  • 맑음광주 5.9℃
  • 맑음부산 12.8℃
  • 맑음고창 6.2℃
  • 맑음제주 11.6℃
  • 맑음강화 2.3℃
  • 맑음보은 2.1℃
  • 맑음금산 -0.8℃
  • 맑음강진군 8.6℃
  • 맑음경주시 7.5℃
  • 맑음거제 8.6℃
기상청 제공

경제

중국탈출 ‘러시 러시…’

URL복사
10년 전 칭다오에 진출한 의류업체인 S사. 중국의 평균 임금 상승뿐 아니라 올해부터 변경 시행되고 있는 노동계약법으로 인건비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회사 관계자는 “‘직원 퇴직 시 경제보상금 강제 지급’, ‘최저임금 20% 상승’, ‘5대 보험 강제 가입’ 등을 감안하면, 지난해에 비해 인건비가 30~40% 추가로 들어갈 판”이라고 털어놨다. 값싼 노동력과 세제혜택 등에 매력을 느껴 중국에 진출한 것이 되레 ‘역풍’을 맡게 된 셈이다. 정영진 상해한국상회 사무총장은 “최근 ‘기업소득세 인상’, ‘가공무역 금지품목 확대’, ‘신 노동계약법 시행’, ‘토지사용세 징수’ 등 중국진출 기업들의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면서 “최근에는 중국 위안화 절상압력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진퇴양난‘이 아닐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 28% ‘철수 고려, 준비’
최근 중국에 진출해 있던 한국기업들이 법적인 청산절차를 밟지 않고 야반에 무단도주를 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세금인상과 인건비 상승, 사업규제 강화 등으로 경영난 한계에 부딪친 한국기업들이 야반도주를 감행하는 것이다. 오늘과 같은 눈부신 중국의 경제성장이 있기 불과 3~4년 전만 하더라도, 중국이 한국의 기술을 바짝 따라잡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국기업의 중국 진출은 ‘차이나 드림’ 이었다.
비싼 인건비에도 인력난에 시달려야 하고 땅값 상승으로 공장부지 확보가 어려웠던 기업들에겐 ‘또 다른 기회’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상황이 달라지면서 한국기업들의 ‘먹튀’가 횡행해 졌다. 산둥성 통계에 따르면 불법 야반도주를 감행한 한국기업은 지난해에만 100여개에 달했고 이는 불법 철수한 외자기업 가운데 90%에 달하는 비율이다.
하지만 ‘탈출 러시’는 여전히 ‘적신호’다.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기업의 30%가 철수를 고려 중이고, 이미 철수를 계획하고 있다는 업체가 상당수라는 최근의 설문조사가 이를 대변해준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중국 현지에서 운영하고 있는 중국한국상회 회원사 350개 업체를 대상으로 ‘재중(在中) 한국기업 경영환경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25.0%의 기업이 ‘중국에서의 사업청산을 진지하게 고려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고, 3.1%는 ‘현재 청산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진출기업들의 85.8%는 ‘앞으로 중국의 기업환경이 악화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지난해 3월 같은 조사에서 ‘중국 기업환경 악화’를 점친 기업들이 33.1%였던 것에 비하면, 1년여 만에 비관적인 전망으로 돌아선 기업이 52.7%포인트에 이르는 셈이다.
청도 지역에서 ‘탈출러시’로 불리는 기업들이 한결같이 섬유, 봉제, 완구, 피혁 등 대표적인 노동집약기업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들은 중국 내수를 겨냥한 것이 아닌, 이른바 ‘밀어내기’식 미국시장 수출을 염두에 둔 회사들이다. 하지만 달러화 대비 위엔화 평가절상으로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수출환급세로 돌려받던 비율조차 기존 15%에서 5%로 급감하면서 채산성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현재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의 경영활동에 있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으로 43.1%의 기업들은 ‘노무관리’를 꼽았고, 다음으로 ‘잦은 법규, 제도 변경’(21.4%), ‘내수시장 개척 어려움’(13.3%), ‘현지 금융조달 문제’(10.5%), ‘세제 문제’(6.1%) 등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상의 관계자는 “올해부터 실시하는 중국 노동계약법이 우리기업에게 상당한 어려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기업 청산절차 까다로워 ‘야반도주’
한국 내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 내 한국 기업의 집단 철수에 대해 지난 1월1일부터 발효된 신노동법 개정 등 중국의 사업 환경이 악화되면서 일어난 일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지나치게 까다로운 중국의 청산 절차 때문에 몸만 빠져 나오는 등 야반도주하는 기업 경영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중국에서 외자기업이 청산하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와 세관, 공상국, 전력 기관 등 신고해야 할 국가기관만 10곳이 훌쩍 넘어선다.
실제로 우리 기업들은 청산을 할 때 ‘복잡한 청산절차’(56.7%), ‘토지사용료 및 세제상 감면 금액 소급반납’(18.7%), ‘지방정부의 비협조’(14.7%), ‘대출상환’(3.3%), ‘체불임금’(2.0%)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최근 중국 내 한국기업의 무단 철수 사태가 산둥성 지역에 국한된 것이라며 중국 전역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 자칫 현지 진출 기업의 활동에 위축을 초래할까 염려가 돼서다. 홍지인 산자부 통상협력기획관은 “이 사안은 중국 진출 기업 전체에 발생하는 공통 현상은 아니란 것이 우리 정부의 판단”이라며 “이를 확대하는 것은 한중 양국 정부는 물론이고 양국 산업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 산업·경제 중심지인 상하이에는 1000여개 이상의 한국기업이 진출해 있지만 아직도 무단 철수 사례가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하지만 대다수의 한국기업이 중국 산둥성에 있는 청도에 진출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청도시는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살며, 물류유통이 잘 돼 있어 중국 진출 1순위 도시로 꼽혀 왔기 때문이다.
최근의 조사를 보면 청도에서 한국기업의 탈출이 빈번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재정경제부·외교통상부·산업자원부·대한상의 등으로 구성된 ‘중국 진출 기업 지원 민관 공동 대책반’이 현지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지난 2002년 청도시 진출 한국 기업 수가 2233개에서 2007년 609개로 줄어들었다. 여기서 지난해 청도에서 무단 철수한 한국 기업은 모두 87개나 됐다. 합법적인 기업철수를 진행한 한국기업을 포함하면 더 크게 늘어날 것이다. 문제는 일부 한국기업의 야반도주가 사회적으로 부각되면서 현지에 남아있는 기업이 피해를 본다는 점이다. 부정적인 보도가 이어지면서 원재료 공급업체는 재료를 대주지 않거나 현금을 결제를 요구하고(과거에는 어음으로 거래) 은행도 대출금 회수에 나서고 있다. 한 주재원은 “마치 2006년 동북 3성 최대 규모의 한국기업이던 삼보컴퓨터가 부도난 뒤 정상적으로 영업하던 15개 한국협력업체들이 대출금회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줄도산한 것과 같은 사태가 우려된다”며 걱정했다.
사태의 확산을 우려한 우리 정부는 서둘러 긴급 대책을 마련했다. 앞으로는 고의로 야반도주를 할 경우 사법처리 된다. 정부는 중국 청도에 기업의 청산과 기업인 신변보호 등을 지원할 기업청산 대책반을 설치, 한계기업 청산을 돕기로 했다. 하지만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 채산성과 경영의 합리성을 따라가지 못하는 한 중국 탈출 러시는 계속될 전망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최근 어려워진 중국 경영환경으로 기업 철수까지 심각하게 고민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어 합법적이고 원활한 사업정리를 위한 지원책이 단기적으로는 필요하지만 대다수 진출기업은 여전히 중국 내에서 사업유지를 희망하고 있어 내수시장 진출확대, 업종 전환 등을 포함한 중장기적인 정부-유관기관의 경영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내란특검 수사 결과에 與“헌정 회복 이정표”vs野“태산명동서일필로 끝난 정치보복”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15일 발표된 내란 특검 최종 수사 결과에 대해 여야는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헌정 회복에 많은 기여를 했음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성과 없는 ‘내란몰이’로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12·3 내란사태는 권력 유지를 위한 불법 계엄이었다‘ 어제 내란 특검은 12·3 내란 사태 수사의 결론을 공식 발표했다”며 “활동을 마무리한 내란 특검은 헌정을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한 시도에 국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분명히 보여준 과정이었다. 관련자 기소와 사실 규명, 책임 구조의 윤곽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누구든 헌정을 흔들면 철저하게 책임을 묻는다는 원칙도 분명히 세웠다”며 “아직 남은 과제도 분명하다. 내란의 기획과 지휘 구조, 윗선 개입 여부 등 핵심 쟁점 가운데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재판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준엄한 단죄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내란 세력을 결코 용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민주주의의 역사에 분명히 새겨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14편 영화와 함께하는 한국사 수업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영화와 함께하는’ 첫 번째 시리즈로 발간됐던 ‘영화와 함께하는 한국사’가 개정돼 새로 출간됐다. 2021년 처음 발간된 ‘영화와 함께하는 한국사’는 전근대 시기를 다룬 4편의 영화와 근현대 시기를 다룬 8편의 영화를 활용한 역사 수업을 제시했다. 이번에 발간되는 ‘영화와 함께하는 한국사’ 개정증보판은 전근대 영화인 ‘자산어보’와 근현대 영화인 ‘서울의 봄’을 추가해 쉽고 재미있는 한국사 수업을 제시했다. 영화와 함께하는 역사 수업을 고민하는 교사, 영화와 함께 재미있게 역사를 공부하고 싶은 청소년, 그리고 역사 상식에 관심이 많은 일반 독자까지 모두 활용할 수 있다. ‘영화와 함께하는 한국사’는 영화마다 영화의 기본 정보와 함께 영화에 등장하는 역사적 사건이 역사서에 어떻게 기록돼 있는지, 교과서에는 어떻게 구현돼 있는지 살펴보고 팩트 체크 코너를 통해 그 내용을 영화가 얼마나 역사적 상황과 맥락에 맞게 그려냈는지 분석하고 있다. 이어 선정된 영화를 통해 어떤 역사적 맥락과 상황을 학생들과 공유하고 소통하며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지 질문과 함께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영화의 무대나 역사적 배경이 됐던 곳, 영화 속 역사적 인물을 만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