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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흉물 간판 '떼어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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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물 간판 “떼어 내자!”



도시환경 공해 주범 옥외광고물, 현실적 법제도 시급


 


쾌적하고 아름다운 공간에 대한 갈망이 높아지면서 도시환경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미적인 건축물과 공공시설물의
미술품 설치, 도로 외벽의 벽화 등이 증가하고, 환경을 해치는 시설물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도시경관이 강조되는 이유는
환경이 주민의 삶의 질은 물론,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소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현대 도시는 단순한 부동산을 넘어 하나의 상품이다. 따라서
도시 이미지는 상품 디자인이나 광고에 비견할 수 있는 막대한 영향력을 지니게 됐다. 최근 ‘간판의 공공성’이 쟁점으로 떠오른 배경에도 이
같은 도시환경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자리잡고 있다.



“국내 도시는 확실한 삼류다”




도시의 물리적 환경을 구성하는 요소로, 건축물이나 도로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간판이다. 간판은 도시환경에 문화적 가치를 부여하는 핵심적
요소지만, 국내 간판은 오히려 공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업적 광고물로 출발한 간판은 급속한 경제 발전에 따라 종류와 수가
급증하면서 도시환경을 더럽히는 ‘흉물’이 됐다. 한국디자인진흥원 지식인력팀 박희면 처장은 “간판만 본다면 국내 도시는 확실한 삼류다”며,
“건물에 간판이 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간판 속에 건물이 들어가 있는 모습”이라고 비난했다.

현재 국내 업체의 광고비 중, 간판 비용은 전체의 12%를 차지한다. 외국의 4%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업체를 알리기 위한 수단의
많은 부분을 간판에 의지하고 있는 만큼, 국내 간판은 크고 화려하며, 다수가 경쟁적으로 설치된다. 업소의 이미지를 반영하는 미학적 간판은
찾기 어렵다. 형광등 내부조명의 ‘플렉스’ 방식을 사용한 천편일률적인 간판이 대다수다.

최근엔 업소의 이주와 변동이 빈번해지면서 현수막, 깃발형 광고, 에어탑, 입간판 등 염가 광고물이 도시미관을 해치고 있다. 서울시 행정관리국
광고물대책반 김정수 주임은 전국 3,052만개의 간판이 불법 설치된 것으로 이는 총 간판의 7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김 주임은 간판의
공공성에 대한 낮은 의식 수준을 비판했다.

“간판의 문제점을 공감하면서도 시민들은 난립, 대형화 된 광고물로 인한 시각공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점포주들은 눈에 띄는 간판만을
고집한다. 행정당국에서 정비를 추진하면 ‘왜 하필 나부터인가?’라는 불만을 제기하는 실정이다.”



“비현실적 규제 많고 필요한 규제 없다”



덕지덕지 너저분한 간판 공해의 근본 원인은 비현실적인 법제도와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김 주임은 “선진국의 경우 도시 형성 당시부터 정확한
번지체계를 확립, 목적지를 쉽게 찾을 수 있고 통신판매가 활발해 간판이 축소됐다”며, “하지만, 매매 등 영업 수단이 점포에 의존돼 있고,
목적지를 찾는 것도 간판 중심인 우리의 도시 구조에서 간판의 대형화와 난립은 필연적이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법제도의 확립이 절실하다. 하지만, 현재의 제도는 간판의 질적 하락을 부채질하는 형편이다. 광고물은
주변여건과 건물 현황이 먼저 검토돼야 한다. 따라서 지역별 특색에 맞춰 다양한 기준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현행 광고물 규정은
대부분 대통령령 중심으로 획일적이다. 대도시와 중소도시, 상권화 지역과 주택지역이 동일한 법제도 아래 관리되고 있는 것이다.

옥외광고물의 분류체계와 법규 내용 또한 비현실적이다. 분류 기준이 애매해 관리가 어렵고, 실행도 힘들다. 광고물대책반 김 주임은 “현실적으로
지킬 수 없는 규제가 많은 반면 필수적 규제는 미흡하다”고 꼬집었다.

디자인진흥원의 박 처장은 “지역별 차별화 된 제도를 마련한 후 엄격한 규제를 해야 한다”며 민관의 간판 심사 제도 도입을 주장했다. 건축
허가 사항에 광고물 계획을 포함시키고 간판의 색채 규제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예술의 도시’라는 자부심이 대단한 프랑스의 경우, 광고물 표시금지지역, 제한지역, 허용지역 등 지역별 특색을 고려한 관리를 하고 있다.
간판은 소형 및 소량화를 유지하고 있으며 건물의 1층에만 간결하게 표시하게 돼 있다. 김 주임은 “프랑스의 규제는 우리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하다”고 말했다.

지역별 관리는 일본도 마찬가지다. 신주쿠, 시부야 등의 상업지역이나 유흥지역에는 현란한 간판이 건물을 감싸고 있지만, 주거지역은 서울보다
어둡다. 문화유적지인 교토는 특정 기업의 고유색도 인정하지 않을 정도로 엄격하다.



간판 위상 약화될
때, 효과 최상




독일의 하이델베르크의 걷고 싶은 거리, 프랑크푸르트의 짜일 거리 등 대부분의 거리는 영화 촬영 세트장처럼 아담하고 깜찍한 간판으로 표시돼
있다. 전반적으로 규모가 크고 두드러지는 간판이 없기 때문에 작은 간판은 점포를 알리는 정보 전달의 기능을 충분히 해낸다. 김 주임은 “이
같은 아름다운 경관은 국민적 합의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제도 정비와 함께 기업 및 업소의 간판에 대한 의식 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간판의 경쟁적인 대형화나 자극적 색채 등은 광고 효과를 오히려 반감시킨다. 디자인 전문 회사 ENS디자인 김영배 대표는 “국내 간판들은
업소의 성격과 디자인이 관련이 없어 마케팅 효과가 낮다”며 “읽는 간판에서 보는 간판으로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지적하는
‘보는 간판’은 구두 수선 가게에 구두 모양 간판이나 옷 수선 상점에 가위 모양을 걸어놓는 식의 ‘상징간판’을 의미하는 것으로, 전달력이
높을 뿐 아니라 미학적으로 바람직한 간판 양식이다.

김 대표는 간판 마케팅을 극대화시키는 최선의 방법은 역설적으로 간판을 축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간판의 위상을 약화시키고 도시경관이
빛을 발할 때 비로소 간판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간판에 연연하고 고집을 피워서는 안 된다.” 간판의 위상을 약화시키고 도시경관을 향상시키는
의식의 전환이 가능할 때, 서로에게 유익한 ‘공공성’을 호흡하며 살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정춘옥 기자 ok337@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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