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13 (토)

  • 흐림동두천 0.5℃
  • 흐림강릉 3.0℃
  • 흐림서울 4.2℃
  • 구름많음대전 3.6℃
  • 박무대구 -0.4℃
  • 구름많음울산 2.1℃
  • 구름많음광주 5.2℃
  • 맑음부산 5.9℃
  • 흐림고창 4.4℃
  • 구름많음제주 11.4℃
  • 흐림강화 0.9℃
  • 구름많음보은 2.9℃
  • 맑음금산 -1.0℃
  • 흐림강진군 6.9℃
  • 흐림경주시 0.0℃
  • 맑음거제 4.9℃
기상청 제공

정승안의 풍수의 세계

[풍수인문학] 풍수적 관점에서 본 대학(大學)

URL복사

정치는 사람에게 달려있고, 몸을 수양하는 것은 도(道)로써 하는 것

[시사뉴스 정승안 교수]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성찰로서의 최소한의 인문-역사-철학을 무시하는 것은 그 후세대에 대한 무지막지한 폭력이다. 천박한 물질적 가치와 승자독식의 자본주의 사회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경시되고 있는 하늘·땅·사람의 조화를 통한 세계관을 복원시켜야 한다. 공간과 사람과 사회를 대하는 일그러진 물질만능의 태도를 넘어서는 진정한 인간학에 대한 재조명을 시도해야 한다는 것은 시대적 요청이다.


1. “정치를 하는 것은 사람에게 달려있고, 사람을 쓰는 것은 몸으로써 하고, 몸을 수양하는 것은 도(道)로써 하는 것입니다”

당대의 국정을 농단하던, 문정왕후를 ‘규중여인’이자 ‘과부’에 불과할 뿐이요. 민초는 강물이니 왕실이라 해봐야 도도한 강물에 떠있는 작은 조각배에 불과할 뿐이라는 지적으로 왕(명종)의 간담을 서늘케 하였다. 부패타락한 관료와 무능한 왕권 그리고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일평생 처사(處士)를 자처하셨던 남명 조식(1501-1572)선생께서 명종10년에 단성에서 올린 소(疏) 내용의 일부분이다.


 


그러나 남명선생의 무덤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대가 끊어지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현세의 물욕에 집착하지 않으면서도 오로지 경(敬)과 의(義)로써 백성들의 삶을 살폈으며 정탁, 정구, 김우옹 등의 수많은 후학들을 길러내셨다. 선생이 가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임진왜란이 일어난다. 곽재우, 정인홍, 김면 등의 50여명의 제자들은 의병장으로서 민초들과 함께 목숨을 다 바치지 않은 이가 없었다. 이렇듯 교육은 시대의식과 사회성에 대한 뚜렷한 반영이다.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삶을 살았던 존중받는 선비이자 비판적 지식인으로서의 기상을 모든 물질적 보상과 지위가 대체해 버린 오늘날, 대학교육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다.


2.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대학은 어디일까?

국가 경영의 입장에서도 국토공간의 효율적 배치와 공공적 배분은 국가와 민족의 미래융성과 밀접한 관련을 지닌다. 종묘와 사직을 배치하고 국립대학이었던 성균관을 동쪽 좌청룡의 방향에 배치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조치였는지도 모른다. 큰 용맥의 흐름을 타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600여년을 지켜 온 그 이름과 역사만 고려하더라도 세계적인 명문대학에 반열에 빠지지 않는다. 서구의 대학들이 물리학이나 화학과 같은 실용적인 학문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것에 비해, 국립대학으로서 성균(成均)이라는 이름에서는 음악을 조율하는 것처럼 균형잡힌 내면적 인성에 대한 강조가 두드러진다. 성균관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부르는 교가의 단골메뉴에는 “00산 뻗어내려~”와 같은 산 줄기와 용맥의 정기를 받아서 학교가 설립되었음을 암시하는 내용들이 등장한다. 경복궁을 중심으로 좌청룡의 상징적인 위치의 정점에 고려대 법대가 있고 한국외대, 경희대, 시립대등이 이어진다. 우백호의 방위에는 이화여대와 서강대 등이 있고 두드러진 위치에 연세대 경영대가 중심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졸업생들의 사회진출영역에서도 차이를 보이는데 상경, 의학계에서는 연세대가 행정, 법학의 영역에서는 고려대의 강세가 두드러진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기도 하다.


   


200여개에 이르는 대학입지를 일일이 분석해 볼 수는 없겠으나 우리나라 대부분의 국립대학이나 사립명문대학들은 명당터에 자리잡고 있거나 형국론적으로도 매우 좋은 입지조건에 위치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는 짧은 기간의 압축적인 자본주의적 성장을 거치며 이른바 ‘한강의 기적’을 만들 수 있었던 기반이 이들 좋은 터에서 배출된 대학의 인재들에 힘입었다는 것이다. 풍수지리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논리적 귀결이다.


 하지만 간혹 어떤 대학은 좋은 자리를 외면함으로써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도 마주하게 된다. 산의 뒷면에 주된 배치를 한다던지 가파른 경사지나 골짜기에 건물을 배치하고, 계곡을 메워서 건물을 증축함으로 인해 이름난 명문학교가 몰락의 길을 걸어가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서울 도심의 캠퍼스를 투기열풍에 맡기며 신도시나 서울 외곽지역으로 옮긴 대학들 중에 성공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사실도 이런 맥락에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3. 우리나라 최고의 수재가 모이는 동숭동 대학로

한국대학의 상징권력의 최상위는 서울대가 차지하고 있다. 관악으로 옮기기 전, 대학로에 있던 서울대의 뒷산을 보면 후덕한 토형(土)이다. 중심이 되고자 하는 강력한 권력의지의 카리스마와 부의 집중이 가능한 형상이다.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혜화동 문리대학출신의 성향들의 영향력과 연결망과도 충분히 연계된다. 아직도 서울대의대는 이 산을 안산(案山)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고 수재가 모이는 앞산 모습과 풍수적 귀격은 정확히 일치하고 있다.



관악산은 강한 바위가 많고 산 전체는 타오르는 불꽃 모양(火)이다. 경복궁 창건 때도 이를 경계해서 물의 상징인 해태를 수문장으로 배치할 정도였다. 화의 기질들은 날카로우면서 까칠하다. 깊이 있는 연구와 창조성 그리고 개인적 연구능력에서는 탁월한 능력발휘와 목표지향의 성격을 드러내지만 타인에 대한 배려심을 찾아보기는 어려운 특성을 보인다. 불의 모양처럼 표출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관악산에는 물도 풍부하지 못하니 이러한 기질은 더욱 강화된다.


대학로의 서울대를 다니던 선배들과 관악의 후배들은 서로 기질적인 차이를 많이 느낀다고 토로하는 술자리에서의 논의들이 단순한 세대차이일까? 풍수적 영향으로 인한 기질의 변화일까?


4. 큰 학문의 길은 원래 밝았던 것을 밝히는데 있다.

대학(大學)이란 책에서도 ‘큰 학문의 길은 원래 밝았던 것을 밝히는 데 있다(大學之道 在明明)’고 했다. 부유한 삶에 대한 갈망과 이기적인 출세지향으로 무장한 인물들의 연결망을 형성하는 것이 교육의 장이어서는 곤란하다. 이는 지배계급의 안정적 재생산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이를 경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내면적 밝음에 대한 지향을 밖으로 표출하여 공공성의 마인드로 무장한 새로운 선비의 후예들을 길러낼 수 있는 교육정책 수립과 방향으로의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여야,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정면충돌...“특검 도입하자”vs“물타기, 정치공세”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정치권 인사들의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여야가 정면충돌하고 있다. 국민의힘 등은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 도입을 촉구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해 “국회는 즉시 ‘통일교 게이트 특검’ 도입을 준비해야 해야 한다”며 현행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출범한 민중기 특별검사의 직무유기도 새 특검이 철저히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민중기 특검의 책임 규명과 즉각적 해체는 필수이다. 마침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차 종합특검을 발족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상태이다”라며 “여기에 민중기 특검의 직무유기 부분을 민주당과 통일교 유착관계와 포함해 특검을 실시하면 매우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통일교 게이트의 진실을 끝까지 추적하고 연루된 모든 사람에게 법적·정치적 책임을 따져 묻겠다”고 밝혔다. 개혁신당 이준석 당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개혁신당이

경제

더보기
김윤덕 국토부 장관 "2026년 상반기 주거복지 추진 방향 발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국토교통부가 오는 2026년 상반기 주거복지 추진 방향을 내놓는다. 내후년에는 2차 공공기관 이전 절차에 착수한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1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장관은 "국민이 원하는 곳에 빠르고 충분하게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며 "수도권 공공택지는 2026년에 2만9000호 분양, 5만호 이상 착공에 들어가고 3기 신도시 입주도 본격화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도심 유후 공간을 활용하고 민간 정비사업도 활성화해 도심 공급 확대할 것"이라며 "공적주택 110만호를 확실히 공급해 주거 사다리를 다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공적주택 110만호 공급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다. 김 장관은 또 "지방을 살릴 핵심적 과제는 공공기관 2차 이전"이라면서 "내년에 이전 대상과 지역을 확정하고 2027년부턴 이전을 시작할 예정으로 1차 때보다 더 많은 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국토부는 현재 350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이전 여부를 검토 중이다. 대통령 세종 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 완공도 임기 내 반드시 완공하겠다는 목표다. 새정부의 균형

사회

더보기
확정되지 않은 형사 사건 판결서도 열람·복사 가능 법률안 국회 통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확정되지 않은 형사 사건 판결서도 열람·복사할 수 있게 하는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12일 본회의를 개최해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59조의3(확정 판결서등의 열람·복사)제1항은 “누구든지 판결이 확정된 사건의 판결서 또는 그 등본, 증거목록 또는 그 등본, 그 밖에 검사나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법원에 제출한 서류ㆍ물건의 명칭ㆍ목록 또는 이에 해당하는 정보(이하 ‘판결서등’이라 한다)를 보관하는 법원에서 해당 판결서등을 열람 및 복사(인터넷, 그 밖의 전산정보처리시스템을 통한 전자적 방법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 제59조의3(판결서등의 열람·복사)제1항은 “누구든지 판결이 선고된 사건의 판결서(확정되지 아니한 사건에 대한 판결서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 또는 그 등본, 판결이 확정된 사건의 증거목록 또는 그 등본, 그 밖에 검사나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법원에 제출한 서류ㆍ물건의 명칭ㆍ목록 또는 이에 해당하는 정보(판결서 외에는 판결이 확정된 사건에 한정하며, 이하 ‘판결서등’이라 한다)를 보관하는 법원에서 해당 판결서등을 열람 및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또 만지작…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 건가
또 다시 ‘규제 만능주의’의 유령이 나타나려 하고 있다. 지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규제 지역에서 제외되었던 경기도 구리, 화성(동탄), 김포와 세종 등지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이제 이들 지역을 다시 규제 지역으로 묶을 태세이다. 이는 과거 역대 정부 때 수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낳았던 ‘풍선효과’의 명백한 재현이며,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을 반복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규제의 굴레, 풍선효과의 무한 반복 부동산 시장의 불패 신화는 오히려 정부의 규제가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곳을 묶으면, 규제를 피해 간 옆 동네가 달아오르는 ‘풍선효과’는 이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을 설명하는 고전적인 공식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10.15 부동산대책에서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규제 지역으로 묶자, 바로 그 옆의 경기도 구리, 화성, 김포가 급등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거나, 비교적 규제가 덜한 틈을 타 투기적 수요는 물론 실수요까지 몰리면서 시장 과열을 주도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정부는 불이 옮겨붙은 이 지역들마저 다시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들 지역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