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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꿈꾸는 순간 무너지는 ‘코리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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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으로 오는 노동이주자 및 결혼이주자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한국 정부는 국내에 체류 중인 이주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지원정책을 펴고 있다. 하지만 이주자들이 국내에 입국하기 전 송출과정 중에 경험하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서는 한국 관할권 밖의 일로 여겨져 무관심한 것이 사실이다. 송출과정의 부조리는 결국 국내 이주자 인권 문제를 야기하는 근본적 원인이 되고 있다. 결국 이주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안전한 이주’를 먼저 살펴봐야 하는 것이다.
이주 실패로 전 재산 날리는 경우 많아
국가인권위원회는 최근 고용허가제 시행이후 몽골과 베트남의 이주 및 국제결혼과정에 나타난 인권침해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동이주에서는 과다한 비공식 송출비용과 송출사기, 직업선택의 제한, 출신국내에서의 생존권의 위협 등의 고질적 문제를 안고 있었다. 결혼이주 또한, 혼인에 대한 자유로운 선택권의 침해, 노예제와 유사한 관행, 신체의 자유 침해 등의 인권침해 요소가 발견됐다.
한국에 최대 이민자를 송출하고 있는 몽골이나 베트남의 경우 한국행에 대한 사회적 열풍이 지나치게 높아 많은 부작용을 겪고 있다. 이 같은 열풍이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 상태라는 점에서 문제는 보다 심각하다. 몽골은 한국행을 위해서, 살고 있는 아파트를 팔거나 생업을 정리하는 사람을 흔히 찾을 수 있다. 베트남의 한국행 희망자들은 높은 수입을 위해서는 높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논리에 따라 ‘소개인’에게 미화 1만불에 해당하는 고액을 지불한다. 이 과정에서 한국행이 좌절된 베트남인들은 그 동안의 시간적 경제적 손실을 감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한국에 들어온 노동자 또한 송출비용을 갚기 위해 일터에서의 부당한 인권침해를 감수하거나 초과 체류하고자 하는 욕구를 갖게 된다. 물론, 송출비용이 이처럼 고액인 이유는 고질적인 브로커 시스템 때문이다.
한국어 시험 부정부패 권위 잃어
송출국인 한국 정부의 지나친 자율성 침해가 문제가 된 사례도 있다. 한국어시험 접수 방식에서 몽골 정부의 행정체계를 무시하고 한 차례 개별 선착순 접수라는 방식을 고수함으로써 큰 반발을 불러왔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한 곳에서 같은 시간에 선착순 접수를 받다 보니 3만 명이 넘는 응시자들이 몰려들었고 가족까지 포함하여 5~6만 명이 3일 넘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자기 사람을 끼워 넣기 위해 전기 충격기를 사용하는 등 물리적인 충돌이 빚어졌으며 나담경기장 주변은 온통 아수라장이 됐다. 이러한 과정에서 신청 대기자들이 육체적 심적 고통을 겪었으며, 이 광경이 언론을 통해 그대로 노출되어 한국 정부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실추됐다.
거기다 지나친 브로커의 난립과 부정부패의 심화 등으로 공식적인 한국어 시험도 권위를 잃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사전한국어시험에 대한 시험관리가 부실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시험의 공정성이 우려가 된다. 사전한국어시험을 실시한 각 단위에서 한국어 시험 출제, 문제지관리, 시험관리 감독 등이 모두 개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실제 시험관리가 부실한 정황을 현지 주재원이 목격한 바가 있는 등, 전반적인 시험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사전한국어시험과정에서의 외부개입의 여지도 높다고 할 것이다. 또한 공식적인 한국어능력시험의 합격률이 97.3%에 이르고 있어 사전한국어시험이 실질적으로 합격자를 결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공식 한국어능력시험이 유명무실해질 수 있는 소지가 있다.
결혼계약서는 노예계약서
결혼이주 역시 브로커의 불법 행위에 대해 별다른 제재조치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중개업자의 잘못된 정보 제공은 결혼이주에서 가장 빈번히 빚어지는 문제다. 한국 남성을 몽골 여성과 결혼시키기 위해 한국의 결혼 중개업자들이 사용하는 전략은 몽골 사회를 ‘전통적이고, 가난하며, 동양의 순수한 영혼을 간직한 사회’로 이미지화하고 몽골 여성의 순박성을 강조하며 한국 남성을 고객으로 끌어 모으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몽골 여성들은 사회주의 교육의 영향으로 양성평등의식이 아주 강하고, 집안일과 사회적 일을 도맡아 하는 등, 진취적이고 책임감이 강하다. 이 같은 중개업소는 ‘팔고 돈만 챙기면 된다’는 노골적 상업성만 앞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주된 피해자는 이주자이기 쉽다.
결혼 이후 한국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허위 정보’의 문제가 드러나고, 새로운 삶에 적응해야 하는 것이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들은 다양한 갈등을 경험한다. 또한 여성들은 어려움을 당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친족 등 사회 네트워크가 없고, 한국 법과 제도에 대한 이해나 접근도가 떨어짐으로써 무기력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많은 결혼이주자들이 가족들의 감시와 중개업장의 사후관리에 시달려 이동의 자유를 제한받으며, 체류자격 및 권리 제한에 있어서도 남편의 일방적인 권한 행사에 억눌리는 경우도 많았다. 학대와 폭력은 물론, 한국 문화에 강압적으로 동화를 강요해 문화적 박탈감을 느끼는 이주자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중개업자가 처녀막 검사 직접 하기도
이 같은 문제들의 시작은 중개업자들이 한국으로의 입국 기간을 단축하고 파혼을 막기 위해 위법행위를 일삼기 때문이다. 중개업자들은 서류 진행 과정에서 위법적인 혼인 증명서 발급하고, 여성의 출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처녀막 검사 등 신체검사 과정을 거친다. 또한, 위장결혼, 이혼, 파혼 시 여성과 가족에게 위약금이나 변상을 요구하는 불법 계약서 체결 등을 강요하는 현실이다.
한국에서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거나 남편의 고의로 자국으로 다시 돌려보내 진 여성들도 새로운 문제가 되고 있다. 몽골의 경우 국제결혼에 대한 인식이 별로 좋지 못한 상황이라 특히 ‘되돌아온 여성’은 갖은 추측과 소문을 통해 사회적으로 ‘낙인’이 찍힐 뿐 만 아니라, 국제결혼의 대한 경제적 기대를 가족에게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생각에 죄책감을 갖기도 한다. 또한 임신한 채로 몽골에 보내지는 여성이나 혼자 한국인 2세를 키우는 여성들이 증가함에 따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인권 전문가들은 “귀환한 여성들의 사례는 향후 한국 정부가 결혼의 책임을 어디까지 물어야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법적 해석을 정립함으로써 중개업자와 한국 남성의 무책임한 결혼 행태를 처벌해야 함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이는 곧 국가 이미지의 실추와도 연결된다. 베트남에서는 1990년대 중반 이후 대만과 한국 남성과의 결혼이 증가하고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비판이 꾸준히 제기 되어 왔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2006년 베트남 여성을 비하하는 조선일보 기사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베트남에서는 한국 남성과의 결혼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게 확산됐다. 이에 7월 베트남 정부는 명령 69(Decree 69)를 신설 외국인과의 결혼 관련 규정을 강화하고 불법 맞선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기도 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이주는 지역 간, 국가 간 인간의 이동을 의미하기 때문에, 한 국가의 이주 정책은 타국가의 국민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이주자의 인권 문제는 국가 간 협력 사업을 통해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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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족의 삶을 통해 대한민국 근현대사 100년을 통찰하다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페스트북은 정일남 작가의 소설 ‘반갑다, 지리산 무지개여!: 격동기를 살아낸 한민족의 이야기’를 올해의 추천 도서로 선정했다. 이 책은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강제 노역과 해방을 거치며 한반도를 휘몰아친 격동의 역사를 평범한 민초의 삶을 통해 그려낸 역사소설이다. 정일남 작가는 노스텍사스대학에서 화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평생을 화학 연구자로 살았다. 정년 퇴임 이후에는 벤처기업 JSI실리콘을 설립했다. 그는 “오늘날 대한민국이 이룬 발전이 결코 저절로 얻어진 것이 아님을, 개개인의 수많은 노력과 희생 위에 세워진 것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또한 지나온 역사 속에서 미처 깨닫지 못했거나 바로잡아야 할 부분들을 함께 성찰하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출간 소감을 전했다. 페스트북 편집부는 ‘반갑다, 지리산 무지개여!’는 위대한 영웅이 아닌 지리산 부근에 사는 한 가족의 삶을 통해 대한민국 근현대사 100년을 통찰하는 소설로, 그들의 삶과 슬픔, 저항을 날 것의 모습 그대로 꾹꾹 눌러 담았다며, 강제 노역과 전쟁, 분단의 파고를 지나야 했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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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칼럼】 의대생 전공의 복귀하려면 무조건 사과부터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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