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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봇물 터진 PB상품, 이익은 유통업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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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속 나홀로 성장… 시장 확대 가능성 커
유통업체에만 성장 혜택 집중돼 제조업체 낙수효과 미미


[시사뉴스 조아라 기자] 유통업체들이 PB(Private Brand, 유통업체 자체 브랜드) 상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가장 눈에 띄는 진열대 전면에 PB상품을 내세우고, 타사 NB(National Brand, 제조업체 브랜드) 상품에 비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식품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PB시장은 생활용품은 물론 소비재 전반으로 확산되며 꾸준히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유통업체는 상품을 기획한 후 제조업체를 통해 PB상품을 만들고, 이를 직거래함으로써 물류비와 상품 관리비 등의 비용을 낮춰 가격경쟁력을 확보한다. 이 같은 과정이라면 제조업체 또한 유통업체와의 거래를 통해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PB시장의 확대가 유통업체의 이익으로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형 유통업체의 PB상품이 제조기업 성장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PB상품 전성시대, 성장의 과실은 누구에게로 갔나?’ 보고서에 따르면 PB시장의 성장으로 유통업체의 이익은 증가한 반면 하청 제조업체의 이익은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진국 KDI 연구위원은 “NB상품과 유사한 PB상품이 출시돼 자기잠식효과가 컸으며, 거래상 지위의 불균형으로 제조이익률은 낮게 유통마진율은 높게 책정된 것이 주요인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5년 새 2.5배 증가… 아직 성장 초기 단계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PB시장은 2008년 3조6000억원 규모에서 불과 5년 만에 9조3000억원 규모로 2.5배 증가했다. 경기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PB시장은 알뜰소비 경향에 힘입어 나홀로 성장했다. PB시장을 탄생·성장시킨 주역으로는 대형마트를 꼽을 수 있으나, 최근에는 편의점 업계가 PB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PB시장 성장을 가속하고 있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편의점 주요 3사인 GS25, 세븐일레븐, CU의 PB 매출액은 16배 증가했으며 매출비중은 28.8%로 확대됐다.


이 연구위원은 “편의점은 대형마트와 SSM(Super Supermarket, 기업형 슈퍼마켓)과 달리 출점제약을 받지 않아 점포수를 대폭 늘린 데다, 24시간 영업과 간편식 위주의 PB 출시로 동네상권 및 1인가구의 소비수요를 충족시켰기에 이 같은 성장이 가능했다”며 “PB시장의 무게중심이 편의점 업계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데에는 최근 이마트, 홈플러스의 편의점 출점 확대도 이러한 판도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기업의 PB 매출비중은 해외 유통기업들과 비교해도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PB 판매가 가장 활발한 알디, 리들, 세인즈베리, 테스코 수준에는 못 미치나 크로거, 코스트코, 월마트 등 글로벌 기업들과 유사한 수준”이라며 “다만 국내 소매업 전체에서 PB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1%에 불과해 유통산업이 발달한 유럽, 오세아니아, 미주 시장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으로, 국내 PB시장이 아직 성장 초기 단계에 있기 때문에 추가 확대 여지가 많은 상황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제조업체, 자기잠식효과로 오히려 매출액 감소


PB상품 판매 확대가 유통업계에 미친 효과를 분석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유통점포의 PB 매출비중이 1%포인트 상승할 경우 해당 점포의 매출액의 평균 2230만원 증가했다. 또한 PB 매출비중 1%포인트 상승은 점포당 유통이익을 270만~900만원 증가시키는 경향을 보였다. 모형에 따라 증가폭에 차이는 있었으나 PB가 유통점포의 매출액 및 이익 향상에 기여했다는 결과는 일관되게 나타났다.


반면 사업체별 PB 납품현황, 경영실적, 업체특성에 관한 조사(기업형 유통업체에 납품하는 제조업체 1000개사 면접 설문조사)를 토대로 PB 납품 확대 효과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소상공인을 제외한 모든 기업군에서 PB 매출비중의 증가로 인해 전체 매출액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이 같은 원인을 PB와 경쟁하는 자사 NB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NB 매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시장점유율 상위 NB를 더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자기잠식효과가 작용했다는 것.


이와는 달리 소상공인들은 PB 납품으로 전체 매출액이 증가했다. 이는 소상공인의 NB가 시장점유율이 낮고 매출비중이 떨어져 자기잠식효과가 크지 않아, PB 납품으로 판로를 확보하고 공장 가동률을 증가시켜 매출을 증대시킬 수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통-제조업체 지위 불균형 탓에 유통마진율 증가


그러나 매출액이 증가한 소상공인을 포함해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PB 매출 확대에 따른 영업이익 향상을 경험하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위원은 “PB는 NB에 비해 광고·마케팅·물류비 등의 생산 비용 절감으로 유통마진과 제조 영업이익이 증가할 여지가 생기지만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경우 NB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줄고 유통마진율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며 “유통마진율의 증가폭 또한 대기업에서 보였던 증가폭보다 큰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PB 기획과정에서 유통기업이 들인 노력과 비용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상대할 때 보다 많이 소요됐다면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된 유통마진율은 그에 대한 경제적 보상이 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PB 유형에서 NB의 특성을 약간 변형한 경우나 NB에서 포장형태만 바꾼 경우가 각각 51.8%와 26.2%로 대부분이고,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이 이 같은 경우의 88%를 차지하고 있어 앞서 보인 유통마진율 양상은 거래상 지위의 불균형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연구위원은 “분석 결과는 PB시장 확대로 인한 성장의 혜택이 원청 유통기업에 집중되는 경향이 뚜렷하고 하청 제조업체로의 낙수효과는 미미했음을 보여준다”며 △PB 업계의 공정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조사와 감시활동 강화 △중소 제조업체들이 해외 PB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관련 지원정책 적극 활용 △PB 업계 현황 및 경제적 영향 분석을 위한 연구 환경 개선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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