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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서민의 고혈 빠는 흡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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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고혈 빠는 흡혈귀



신용불량자 양산의 주범은 카드


 



작년까지만
해도 중소기업에서 착실히 일하던 박모씨의 불행은 씨티카드 영업사원에게서 카드를 발급받으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박씨는 카드를 쓰면서 자연스레 씀씀이가 헤퍼졌고, 얼마 못 가 돌려막기로 카드빚을 막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 결국 다니던 직장에서 해고되고
막일을 하며 카드빚을 갚아 나갔으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버지가 췌장암 진단을 받아 수술비로 인해 카드빚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되었다.


박씨는 “지금 카드사에서는 자꾸 독촉전화가 걸려오지만 무서워서 핸드폰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다행히 일자리를 구해 지금 일하고 있지만
갚을 돈이 워낙 큰 돈이라, 당장에는 못 갚을 것 같고, 매달 얼마씩 갚아나갈 계획이나 이자가 늘고 늘어 갚아도 갚아도 끝이 없다”고 도움을
호소했다.

남편의 사업 실패로 카드빚을 안게 된 김모씨는 그간 돌려막기로 카드빚을 메우다 연체중이다. 곧 신용불량자로 낙인찍히게 될 김 씨는 “밤에도
잠을 잘 수가 없다”며 “전화벨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막 뛰어 온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자만이라도 낮춰주면 어떻게든 갚아나갈 수가 있는데 이자가 너무 높다보니 감당하기가 너무 힘들다”며 “하루하루가 지옥이라며, 카드는
이제 쳐다보기도 싫다”고 괴로워했다.

‘어둠’이라고 밝힌 민원신청자는 “동생이 자신의 카드를 연체해 카드사들로부터 빚독촉에 시달리고 있다”며 “왜 사람들이 카드대금 납부하려고
범죄를 저지르는지 이제 알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카드사에서 직권말소까지 벼르고 있어, 졸업을 앞두고 취업하기가 막막하다”며 “매일 아침 눈뜨기가 싫다”고 한탄했다.

위 사연들은 신용회복지원위원회가 개설한 사이버민원실에 접수된 신용불량자들의 절박한 민원들이다. 사회인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신용불량자’ 멍에만은 지우지 말아달라는 글들이 주를 이룬다. 이들은 대부분 카드빚을 카드로 돌려막다가 배(원금)보다 배꼽(이자)이 더
커져 월급으로 연체이자를 감당하지 못할 지경에 처해 있다.



카드에 신음하는 서민들



10월말 기준으로 신용불량자 수가 다시 250만명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의 경제활동 인구를 2,500만명으로 볼 때 10명중
한 명은 신용불량자라는 뜻이다.

신용불량자 수는 지난해 말 245만명에서 지난 5월말 250만9천명까지 늘었다가 7월1일자로 23만6천명이 사면되면서 225만9천명까지
줄었으나 이후 ▲7월 231만명 ▲8월 238만1천명 ▲9월 245만5천명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개인 신용불량자 수가 급격히 증가한 데에는
신용카드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 8월 이후 매달 7만여명씩 양산된 신규 신용불량자 중 90%에 달하는 6만5천여명이 신용카드 때문인 것으로 금감원이 추정했다. 올
들어 신용카드 물품구입 대금 연체 및 현금서비스 연체로 인한 신용불량 등록건수는 58만5천건에서 95만1천건으로 62%(36만6천건)나
증가했다.

또 대출금 연체로 인한 신용불량 등록건수도 144만건에서 209만4천건으로 65만4천건(45.4%) 늘어났는데, 대부분이 카드론 등 신용카드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신용카드사의 신용불량자는 작년 말 71만9천명에서 지난 10월 말 102만명까지 무려 30만1천명(41.8%)이나
늘었다. 또 국내 은행의 신용불량자도 18만여명 증가했는데 이 역시 신용카드가 주된 원인이었다.



갈수록 태산



그러나 앞으로가 더 큰 문제다.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정책과 신용정보공유, 금융사들의 대출축소 움직임에 따라 내년 상반기까지 신용불량자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과
카드사들이 앞 다퉈 신용이 낮은 고객에 대한 금융서비스를 중단하고 있다. 카드사와 은행 등이 잠재 신용불량자로 분류, 한도축소와 카드론
중단과 같은 극약처방을 내린 대상자만 ▲국민은행 40만 ▲조흥은행 11만 ▲국민카드 40만 ▲LG카드 30만 ▲삼성카드 30만 등 현재까지
150만명에 이르고 있다. 아직 정확한 대상자를 발표하지 않은 금융기관까지 포함할 경우 그 수가 2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그동안 빚을 내서 빚을 갚아온 다중 채무자들이 일시에 연체의 덫에 걸릴 수밖에 없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연체금을 갚기 위해 고리의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사용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대출한도를 축소할 경우 개인
신용불량자가 급격히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로 인해 신용카드 부문이 먼저 타격을 입겠지만 곧 가계대출까지도 파장이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부실, 채무자만의 책임인가



카드장사에 앞장서던 금융기관들이 앞 다퉈 고객을 줄이겠다고 나선 것은 카드부실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자구책이다. 그런데 일부 전문가들은
“카드부실은 고객에 대한 적절한 신용평가도 없이 카드발급을 남발한 카드사와 은행들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며 “갑자기 은행문을 닫아버리면
신용불량자들은 사채시장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선근 민주노동당 민생보호단장은 “현 정부가 내세운 시장논리와 고금리정책으로 인해 수백만 서민들이 고금리횡포와 신용불량자의 낙인을 받아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서민금융생활보호와 금융기관의 부실화방지를 위해 ‘고금리제한법’과 ‘신용불량자의 신용회복에 관한 법률’의
제정이 필요하며, 신용불량자를 노리는 사채업자를 실질적으로 규제하기 위해 모든 사채업자를 합법화 시킨 대부업법이 폐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사회에서 신용불량자는 마치 전과자처럼 취급된다. 금융거래도 할 수 없고, 증시에 참여할 수도 없다. 정규직 취직이 거의 불가능해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신용불량자만 양산시키는 현재의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즉 신용불량자가 아니라 ‘신용점수가 낮은 사람’이란
평가를 만들어지도록 시스템이 구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병현 기자 sama1000@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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