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8.05 (화)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문화

마법 필요한 현실, 때맞춰 나타난 해리포터

URL복사


시사뉴스






서평 / ‘해리포터, 청바지를 입은 마법사'


앤드류 블레이크 지음 / 이택광 옮김 / 이후 펴냄 / 10,000원




마법 필요한 현실, 때맞춰 나타난 해리포터




최고의 판타지 시리즈 성공요인 분석한 문화비평서 ‘해리포터, 청바지를 입은 마법사’


 


해리포터
시리즈는 놀라운 성공을 거뒀다. 지금까지 이 책은 47개국의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에서 12억 부가 넘게 팔려나갔다. 시리즈의 첫 번째
영화는 6억5,120달러의 흥행 성적을 거뒀고, 두 번째 영화는 개봉 첫 주말에만 8,77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해리포터가 이같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많은 비평가들이 작품평가와 플롯해석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영국의 문화연구가
앤드류 블레이크는 해리포터 이야기 자체가 아니라, 이야기를 낳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블레이크의 표현을 빌자면 해리포터 시리즈는
“제때에 편집자의 책상에 도착한 책”이다. “각박한 현실이 마법을 필요로 했으며, 해리포터 이야기는 이러한 현실, 즉 정치 문화 세계의
변동에 따른 불안한 표출 지점을 정확히 포착한 것이다.”



몸은 현실에, 눈은 과거에



블레이크는 ‘역혁명’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해리포터의 성공 이유를 정리한다. 역혁명이라는 표현은 1990년대 중반 재규어사의 디자이너들이
최신형 XJ시리즈를 선보이면서 처음 사용한 신조어다. 이 회사의 디자이너들의 말에 따르면 역혁명은 “새로움 자체를 특별히 좋아하지 않는
문화에서 최첨단의 것을 팔기 위해 새로운 것을 오래된 것으로 포장”하는 방식이다.

블레이크는 역혁명이라는 개념을 통해 “모더니티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발적 고립”을 보여준다. 저자가 말하는 ‘모더니티’란 ‘현실’이다. “급격히
발전하는 첨단 기술, 넘쳐나는 정보, 교통 체제를 이용하기 위해 겪어야 하는 위축감, 배우거나 돈을 버는 어려움, 그리고 가족뿐만 아니라
친구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데 드는 노고”들로 휘청거리는 현실. 이 삶이 바로 모더니티다. 따라서, 역혁명이라는 것은 이런 모더니티의
충격에 맞서 오래된 것으로 퇴각하는 현상이다. 복고와 비슷한 것 같지만, 단순한 과거로의 퇴행이 아니라는 점에서 복고와는 다르다. 역혁명은
오래된 것에 노스탤지어를 갖되, 현재의 것을 포기하지도 않는다. 간단히 말하자면, 고단하기 이를 데 없고 그다지 희망차지도 않은 현실을
잊고자 눈은 과거를 보되, 불안한 미래의 도래를 될 수 있는 한 유예하기 위해 몸은 현재에 붙박아 놓는 꼴이다.



시대 흐름, 대중 정서 발랄한 문장으로 풀어



따라서 해리포터가 청바지를 마법사 망토 아래에 차려 입고 있다는 것은 어설픈 묘사를 일삼는 증거라기보다는, 해리포터 이야기가 성공할 수
있었던 진짜 이유를 보여주는 증거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마법의 망토를 걸친 채 마법의 지팡이로 괴물을 퇴치할 때에도, 해리포터는 오늘날의
소년이다”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저자는 해리포터 이야기는 마법세계라는 지나간 과거를 응시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과거를 통해
끊임없이 현실을 응시하고 있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주장한다.

신경제, 공공교육의 위기, 아동의 소비 증대와 성인 정서의 퇴보, 복고주의 등, 영국 전반을 휩쓴 사회 문화적 징후들은 역혁명이라는 아이콘으로
대표되는 대중심리를 낳았다. 역혁명을 정확히 형상화한 것이 해리포터였고, 해리포터의 성공은 필연적이었다.

해리포터 열풍이 일기 시작한 1997년 이후 영국의 특징적 현상을 다루었지만, 시대적 징후들은 세계적인 부분이 많아 공감의 폭이 넓다.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논의를 유머러스한 문장으로 재미있게 풀었다. 해리포터 시리즈에 관한 비평서인 동시에, 해리포터가 성공을 거둔 시대에
관한 비평서로 의미있는 책이다.

정춘옥 기자 ok337@sisa-news.com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양곡관리법·농안법, 국회 본회의 통과...농안법도 국회 본회의서 가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윤석열 前대통령 1호 거부권'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과잉 생산된 쌀을 매입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농수산물 시장 가격이 기준 가격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차액을 지원하는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개정안이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찬성 199표, 반대 15표, 기권 22표로 가결했다. 쌀값이 급락한 경우 초과 생산량을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규정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추진됐다가 윤석열 정부 당시 거부권이 처음 행사돼 폐기된 바 있다. 민주당이 재추진한 이번 개정안의 수정안에서 여야는 사전 벼 재배면적 조정제를 통한 수급 조절, 당해년도 생산 쌀에 대한 선제적 수급조절 및 수요공급 일치, 쌀 초과 생산 및 가격 폭락 시 수급조절위원회가 매입 관련 심사 등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수산물 시장가격이 기준 가격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차액을 지원하는 내용의 농안법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표결 결과 찬성 205표, 반대 13표, 기권 19표가 나왔다. 농안법 개정안은 국내 수요보다 농수산물이 초과 생산되지

경제

더보기
IBK기업은행, 창립 64주년 기념식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IBK기업은행은 1일 창립 64주년을 맞아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에서 임직원 약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64주년 기념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김성태 은행장은 중소기업을 향한 사명감과 진심을 원동력으로 성장해 온 기업은행의 역사를 돌아보며 글로벌 초일류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도전과제를 밝혔다. 김 행장은 “특히 올해 전례 없는 각종 위기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면서, 미국 발 관세위기 등 대내외 위기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중기대출 지원으로 중기금융 역대 최대 점유비를 달성하는 한편, 소상공인의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상생금융을 적극 실천한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아울러 ‘하남데이터센터 이전’과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 유치’ 등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사업자등록 원스톱 서비스’, ‘AI 기술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탐지기술 도입’ 등을 통해 고객가치를 최우선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한 것도 그간의 주요 성과로 꼽았다. 이어 “불확실성의 위기가 심화할수록 변하지 않는 가치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고객을 향한 진실 되고 선한 마음으로 고객의 가치를 높이는 혁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대생 전공의 복귀하려면 무조건 사과부터 해야
지난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집단 이탈했던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지난 14일 전격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17개월 만에 의정 갈등이 마침표를 찍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복귀자들에 대한 학사일정조정, 병역특례, 전공의 시험 추가 응시기회 부여 등 특혜 시비를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하면 의정갈등의 불씨는 계속 남아있게 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1년5개월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의정 갈등의 해법은 의대생, 전공의들이 무조건 국민과 환자들에게 의정 갈등으로 인한 진료 공백 사태에 대해 사과부터 하고 그 다음 복귀 조건을 제시하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지난해 2월부터 발생한 의정 갈등은 정부가 고령화 시대 의료 수요 증가와 지역·필수의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지역의료 강화, 필수 의료 수가 인상 등을 묶어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을 강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의사 수 부족이 아닌 ‘인력 배치’의 불균형 문제이며, 의료개혁이 충분한 협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었다고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의료계는 의사 수 증가가 오히려 과잉 진료와 의료비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