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12 (금)

  • 맑음동두천 1.0℃
  • 흐림강릉 2.5℃
  • 맑음서울 3.6℃
  • 맑음대전 2.9℃
  • 구름조금대구 6.3℃
  • 구름많음울산 6.3℃
  • 맑음광주 5.5℃
  • 구름많음부산 7.5℃
  • 맑음고창 3.2℃
  • 맑음제주 12.1℃
  • 맑음강화 0.4℃
  • 맑음보은 2.2℃
  • 맑음금산 2.0℃
  • 맑음강진군 6.5℃
  • 흐림경주시 3.9℃
  • 구름많음거제 8.0℃
기상청 제공

사회

처벌이 먼저인가, 사람이 먼저인가

URL복사
죄는 미워해도사람은 미워 말라’는 말이 있다. 악의적인 범죄를 저질러 세인들의 따가운 지탄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어쩌다보니 범죄의 늪으로 빠져 불행의 길을 걷는 안타까운 사연도 있다. 대한민국 검찰이 뽑은 지난해 가장 아쉬운 사건을 돌아봤다.
빈번한 구속영장 ‘기각’의 후유증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사례가 빈발하면서 타당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법원이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3회나 기각한 도박 프로그램 제공자가 공범이 검거되자 도주한 사건이 발생한 사건이 있어 논란에 불을 지폈다.
도박 프로그램 개발업체 대표 이 모씨(34세)는 공범 심 모씨(33세)로부터 도박 프로그램 개발 및 제공 대가로 1억 원 및 추가옵션을 받기로 했다. 이후 이 모씨를 비롯한 직원들은 1개월간 약 46억 원 상당의 게임머니를 심 씨에게 제공했고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던 중 하위조직인 지방 PC방에 단속되기 직전, 이 모씨 등 일당은 태국으로 출국했다. 태국에서 여권 유효기간이 만료되자 두 차례 연장하던 가운데 인터폴에 수배로 체포돼 국내로 압송됐다.
이때 검찰은 이 모씨에 대해 3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에 검찰은 타겟을 공범인 심 모씨로 돌렸다. 결국 지난 10월 6개월간 심 씨를 검거, 구속했고 이 씨에 관한 사건 전모를 밝혀냈다. 이런 사태를 알고 있던 이 씨는 가족과의 연락도 두절한 채 도주해 버렸다. 검찰은 4, 5번째 구속영장을 발부 받았으나 아직도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 씨의 도주로 결국 하위 조직인 PC방 수사는 불가능해졌고 도박 프로그램 제공 공범들만이 징역 1년간의 실형을 선고받았을 뿐이다.
이 사건을 담당한 박찬록 청주지검 검사는 “인터폴에 수배돼 온 피의자를 3회나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정형적인 문구로 구속영장을 기각한 법원의 판단이 옳았는지 현재의 구속영장 제도 운영이 합리적인지 한번쯤 생각해볼 문제”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식물인간 아들의 안락사로 ‘살인자’
식물인간 아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인공호흡기를 떼버린 부모, 과연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윤 모씨의 아들은 오랫동안 불치병을 앓아오다 불의의 사고로 식물인간이 됐다. 그동안 힘겹게 살아왔는데 사고로 희망마저 잃게 되자, 윤 씨는 아들이 인공호흡기에 의존하여 힘들게 사느니 차라리 편히 죽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결국 자기 손으로 아들의 숨줄인 인공호흡기를 떼고, 아들은 사망했다.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했다. 피의자 윤 씨는 화장터에서 아들의 변사체 지휘서가 있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아무 생각 없이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윤 씨는 살아있는 생명을 죽인 ‘살인죄’를 뒤집어 쓰고 경찰에 입건되고 말았다. 이 사건은 비록 충분히 이해는 가나, 법이 인간의 생명을 최고의 법익으로 보호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 사건이라 하겠다. 김윤선 광주지검 검사는 “비록 피의자 아들이 식물인간 상태에 빠져 회생 가능성이 높지 않더라도 우리 법이 보호해야 할 소중한 생명이기 때문에 피의자를 형사처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음란 동영상 업로드 ‘조심’
‘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은 잘만 쓰면 약이 되지만 나쁜데 쓰면 독이 된다. 인터넷에 음란 동영상이 만연히 유통되고 있다. 일반인들은 음란 동영상을 업로드 하는 것을 범죄 행위로 여기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이런 행위도 엄연히 ‘불법’이다. 아직 청소년인 A군은 어머니 명의로 인터넷 파일공유 사이트로 가입해 활동하면서 파일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포인트를 적립하기 위해 음란 동영상을 업로드 했다. 경찰 사이버수사대에서 아이피를 추적한 결과 A군임이 밝혀져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에관한법률위반(음란물유포 등)죄로 입건됐다.
A군은 “어머니 명의로 인터넷을 하면서 용돈을 절약하기 위해 범행을 하게 됐다”고 동기를 밝혔으나, 형사처벌은 피할 수 없었다. 박병규 서울서부지검 형사 3부 검사는 “음란 동영상 유포에 대한 처벌 의식이 없고 범행이 은밀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적발 가능성이 적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과학적인 수사기법으로 범행 적발은 물론 처벌까지 된다는 사실을 각인시켜 준 사건”이라고 말했다.
‘인면수심’의 구타유발자
세상엔 ‘인면수심’의 파렴치범들이 판을 친다. 말더듬이로 따돌림을 받아온 박 씨는 성격장애가 발생했고, 부모를 상습적으로 구타하여 실형을 복역하고 출소하기를 수차례 반복했다.
박 씨의 구타에 못이긴 부모는 외숙모의 집으로 자주 도피 다녔다. 그러던 중 박 씨의 계속된 행패에 외숙모 가족들에게 구타를 당한 사실이 있자 “죽이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해 왔다고 한다. 박 씨는 아버지를 요치 4주의 상해를 입혀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항소심에서 법원이 “아버지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 석방됐다. 집으로 돌아간 박 씨는 여전히 부모를 위협하고 구타하며 계속적으로 돈을 요구하는 등 행패를 일삼았다. 그러던 중 부모는 아들 박 씨를 피해 집을 나갔고 극심한 경제적 곤경에 빠진 박 씨는 외숙모 집을 방문해 부모의 소재를 추궁했다. 이에 박 씨는 외숙모가 부모를 숨겨주고도 소재를 알려주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여 살인을 결심했다. 박 씨는 외숙모 집에 남자들이 집을 나간 것을 확인하고 몰래 들어가 외숙모의 며느리를 칼로 수차례 찌르고 이를 목격한 외숙모를 심한 구타로 살해했다. 이 사건을 담당한 조재빈 청주지검 검사는 “항소심 재판부가 자식으로붜 구타 당하여 상해를 입었다는 부모의 말을 믿어 주었더라면 이런 불상사는 없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텐가, 신제품 런칭 콘퍼런스 성료...혁신적인 디자인·안전한 품질에 중점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일본을 대표하는 성인용품이자 글로벌 인지도를 가진 텐가(TENGA)가 11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카시나 도산에서 ‘Welcome to TENGA CONFERENCE KOREA 2025’를 개최했다. 텐가는 2005년 설립하여, 성인용품에 대한 기존의 부정적인 인식을 깨고 혁신적인 디자인과 안전한 품질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업체이다. 이날 콘퍼런스에 텐가 창업주 마츠모토 코이치와 인플루언서 꽃보다유이, 그라비아 아이돌 연유, 유튜버 제주커플 등이 특별 게스트로 참석했고, ‘놀림전문가’ 김동하 씨가 사회를 맡았다. 마츠모토 코이치 대표는 '텐가 신제품 런칭 콘퍼런스'에서 텐가의 한국 시장 비즈니스 방향성을 발표했다. 마츠모토 대표는 "성은 사람을 좋아하게 되고 사랑하게 돼서 새로운 생명이 태어난다는 순환의 기준점이기에, 텐가를 창업할 당시 식욕과 성욕이 얼마나 근원적인 것인지를 깨달았다"라며, "이러한 가치가 존중받을 수 있도록 텐가를 설립하면서 성을 양지로 이끌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것으로 바꾸겠다는 목표를 이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마츠모토 대표는 '텐가 신제품 런칭 컨퍼런스'에서 신제품인 '텐가 오리지널 콘돔'과 '텐가 플

정치

더보기
"한일 정상회담, 다음 달 13∼14일 일본 나라시에서 개최 조율"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일 정상회담이 일본 나라(奈良)시에서 개최되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일본 한 외신이 전했다. 한일은 2026년 1월 13~14일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의 회담을 일본 나라시에서 여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11일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복수의 한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한일은 나라시에서 정상회담, 저녁 만찬 등 개최를 조정하고 있다. 또한 다카이치 총리의 ‘정치 스승’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총격을 당한 현장인 나라시 야마토사이다이지(大和西大寺)역 인근을 방문해 헌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회담 장소는 나라시 소재 사찰 도다이지(東大寺)가 부상했다. 이 사찰은 나라시대(710~794년)에 창건돼 "조선반도(한반도)에 있던 백제 도래인과의 관계가 깊은" 곳이라고 마이니치는 설명했다. 한일은 정상 간 상호 왕래하는 '셔틀 외교'를 추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한 10월 말 이후, 그는 방한한 적이 있으나 이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방문이었다. 다카이치 총리가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내달이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서울교통공사 지하철 파업 철회…노사 17시간 협상 끝에 극적 타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사가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17시간 협상 끝에 극적으로 타결했다. 서울교통공사와 3개 노동조합은 2025년 임금협약에 합의했다고 12일 밝혔다. 공사는 이날 오전 6시 최대노조인 민주노총 서울교통공사노조(1노조)를 시작으로 한국노총 산하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2노조), 올바른노조(3노조)와 순차적으로 임단협을 합의했다. 이에 이날 첫차부터 예고됐던 총파업도 철회했다. 앞서 노사는 전날 오후 1시부터 교섭을 시작했으나 새벽까지 핵심 쟁점을 두고 협상이 난항을 거듭했다. 인력 충원 규모와 임금 인상 폭 등에서는 입장 차이를 좁혔지만 사측이 열차 30분 앞당김, 휴가 제도 개편 등을 추가로 요구했고 노조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노조는 이날 오전 3시10분께 협상 결렬을 공식 선언한 뒤 쟁의대책위원회를 소집해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오전 5시35분께 사측이 진전된 안을 제시하면서 협상이 극적으로 재개됐고, 30분 만에 합의서에 서명했다. 주요 합의 내용으로는 총인건비 인상률 3.0% 이내 임금인상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820명 수준의 신규 채용 등이다. 당초 사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또 만지작…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 건가
또 다시 ‘규제 만능주의’의 유령이 나타나려 하고 있다. 지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규제 지역에서 제외되었던 경기도 구리, 화성(동탄), 김포와 세종 등지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이제 이들 지역을 다시 규제 지역으로 묶을 태세이다. 이는 과거 역대 정부 때 수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낳았던 ‘풍선효과’의 명백한 재현이며,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을 반복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규제의 굴레, 풍선효과의 무한 반복 부동산 시장의 불패 신화는 오히려 정부의 규제가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곳을 묶으면, 규제를 피해 간 옆 동네가 달아오르는 ‘풍선효과’는 이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을 설명하는 고전적인 공식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10.15 부동산대책에서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규제 지역으로 묶자, 바로 그 옆의 경기도 구리, 화성, 김포가 급등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거나, 비교적 규제가 덜한 틈을 타 투기적 수요는 물론 실수요까지 몰리면서 시장 과열을 주도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정부는 불이 옮겨붙은 이 지역들마저 다시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들 지역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