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수정 기자] 최근 잘되는 곳만 잘되는 분양시장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아파트 단지 안에서도 어떤 세대냐에 따라 수천에서 수억의 웃돈이 차이가 나고 있다. 인기 아파트 청약에 당첨만 되면 거액의 '웃돈'을 손에 쥘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청약시장도 한층 세분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로 요즘은 같은 지역, 같은 단지에서도 주택형이나 향, 층, 세대 위치에 따라 가격 차이가 극명하게 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청약자들이 몰린 인기 단지에서도 타입별 청약률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어떤 속성을 가진 아파트에 높은 프리미엄이 붙는 것일까.
펜트하우스 희소성·입지 좋아
초고가 분양에도 불티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이런 아파트 꼭 웃돈 붙더라' 대표적인 케이스로 펜트하우스를 꼽는다. 펜트하우스는 일반가구보다 평당 분양가가 비싼데도 불구하고 불티나게 팔린다. 희소성이 높은데다 단지 내에서도 가장 입지가 좋은 위치에 배정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4월 하남 미사강변도시에서 분양한 '미사강변 리버뷰자이'의 최상층 펜트하우스는 당시 최고 66.67대 1의 경쟁률로 미사강변도시 최고 청약률을 갈아치웠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실제 전용 128㎡ 펜트하우스 타입의 분양권은 지난 8월 8317만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됐다.
지난 5월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고양관광문화단지(한류월드)에서 선보인 '킨텍스 원시티'의 펜트하우스 타입인 전용 148㎡형도 58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해 화제가 된 바 있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1727만원으로 일반가구(1500~1600만원대)보다 최고 200만원이나 비싼 가격임에도 인기를 끌었다.
일산 장항동 K부동산 관계자는 "펜트하우스는 그 자체로도 희소가치가 높다"며 "킨텍스 원시티는 이미 풍부한 기반시설을 갖춘 1기신도시에 한강 조망도 가능한 위치라 웃돈은 따논 당상이다. 벌써부터 호가가 계속 오르고 있고 적어도 수천만원 이상의 웃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테라스하우스 '있고 없고' 웃돈 천차만별
단독주택+아파트 장점 동시에
테라스하우스도 언제나 높은 청약률에 프리미엄이 점쳐지는 아파트 중 하나다. 갈수록 주거 쾌적성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테라스하우스는 앞마당을 활용할 수 있는 단독주택의 장점과 아파트의 편리함을 동시에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희소가치도 높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8월 GS건설이 광교신도시에 공급한 '광교파크자이 더 테라스'의 경우 테라스 타입인 84㎡D형은 최고 1569대1, 평균 38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수도권 아파트 개별 타입 경쟁률 중 가장 높은 기록이다. 앞서 3월에 선보인 '청라파크자이 더 테라스' 역시 최고 56.7대 1 경쟁률로 마감된 뒤 단기간 완판을 거뒀다.
높은 인기만큼 프리미엄도 많이 붙는다. 규모가 작은 포켓테라스를 예로 들 수 있다. KB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동탄2신도시에서 집들이를 한 '힐링마크 금성백조예미지' 전용 84㎡ 복층형 테라스 타입의 평균 매매가는 현재 5억3000만원이다. 분양 당시 3억7260만원 분양가를 보였던 이 아파트는 분양가 대비 1억5740만원의 웃돈이 형성됐다.
반면 이 단지에 테라스가 없는 동일 면적형은 4억9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테라스 유무에 따라 4000만원 가량의 가격차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또 다른 사례로 지난해 7월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 입주한 '북한산 푸르지오'의 테라스하우스는 오히려 면적이 더 넓은 일반가구보다 4000만원 비싸게 거래되면서 테라스하우스의 가치를 입증했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 97㎡ 4층 테라스 타입은 지난 8월 분양가 대비 1000만원 가량 높은 6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반면 전용 114㎡ 일반타입은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형성돼 테라스타입보다 4000만원 낮은 6억3000만원에 팔렸다.
대형공원에 물(水) 품은 조망권 단지
프리미엄 ‘억’소리 나네
산이나 푸른 녹지의 공원, 강, 호수, 바다와 같은 주변의 자연환경을 맘껏 감상할 수 있는 조망권 갖춘 단지도 빠지지 않는 프리미엄 아파트다. 뛰어난 조망권을 자랑하는 아파트의 경우 수백 대 일의 청약경쟁률은 기본이고 조망 가능한 세대 중에서도 동과 향, 층수에 따라 웃돈 규모가 갈린다. 특히 최근 그린프리미엄과 블루프리미엄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한강시민공원이나 호수공원 등 대형공원에 물(水)까지 품은 수변공원 조망권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서울 용산 이촌동에 위치한 ‘래미안 첼리투스’다. 한강과 남산을 품은 이 단지는 전 가구 전용 124㎡로 면적이 동일한데, 층과 향에 따라 조망 정도가 달라 매매가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이 단지 4층이 18억5000만원에 거래된 반면 시원스럽게 탁 트인 조망권을 확보한 54층은 25억5000만원에 팔렸다. 조망 정도에 따라 7억원 이상의 가격차가 형성된 것이다.
공간활용성 '甲' 3면 발코니
기본 수천만원 웃돈 붙어
개방감이 돋보이는 3면 발코니 설계를 적용한 아파트도 프리미엄을 갖춘 아파트로 주목을 받고 있다. 3면 발코니는 'ㄷ'자 형으로 3면에 창문이 위치하는 설계로, 주로 거실을 포함한 3면이 개방된다. 맞통풍 구조로 바람이 잘 통할 뿐만 아니라 창이 많아 채광과 조망도 뛰어나다. 발코니 확장으로 면적이 늘어나 같은 면적형이라도 실사용 면적이 훨씬 더 커지는 효과가 있다.
3면 발코니가 적용된 단지는 청약결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4월 성공리에 분양 완료한 '킨텍스 원시티'는 전체가구의 73%인 1497가구에 3면 발코니를 적용했고, 최고 58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발코니를 확장하면 전용 84㎡도 방이 5개까지 나와 최대 57㎡가 넘는 서비스 면적을 누릴 수 있어 인기를 끌었다. 이에 앞서 지난해 하반기 광교신도시에서 분양한 3면 개방형의 '광교 중흥S-클래스' 84㎡C 역시 1순위 청약 결과, 126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당해에서만 1110명이 청약에 나서 평균 29.21대 1의 우수한 청약성적을 보였다. 공간 활용에 유리하고 시각적으로도 우수한 개방감을 선사하기 때문에 인기가 높고 그런 만큼 높은 프리미엄이 형성된 것이다.
지난 2014년 5월에 공급된 '김포 한강센트럴자이 1차'의 경우 3면 개방형 설계가 적용된 전용 100㎡는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전용 84㎡보다 약 2000만원 가량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4월 하남 미사강변도시에서 분양된 '미사강변 리버뷰자이' 3면 발코니 타입인 전용 102㎡C형은 현재 5억4985만원이다. 분양 당시 5억1280만원 분양가를 보였던 이 아파트는 3678만원의 웃돈이 붙었다.
59㎡이하 소형 아파트, 귀하신 몸
1~2인 가구 증가에 높은 희소성까지
반드시 웃돈이 붙는 마지막 케이스는 소형 아파트다. 같은 단지라도 중대형은 미분양이 발생하는 반면 소형은 수천만원의 웃돈이 붙어 상반된 분위기를 보인다. 1~2인 가구가 급속도로 늘고 있는데다 주택시장이 딱 맞는 핏사이징을 원하는 실수요자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가 지난 2014년 재건축이나 민영주택을 지을 때 전체 가구 수의 20% 이상은 전용 60㎡ 이하로 짓도록 한 '소형평형 의무 비율제'를 폐지하면서 소형 아파트의 희소성은 더욱 부각되는 추세다.
실제 지난해 말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서 분양한 '헬리오시티'의 경우 소형평형인 전용 39㎡ 분양가는 11~20층 기준 현재 5억~5억5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분양 당시 4억5000만~4억7500만원 분양가를 보였던 이 단지는 최대 1억원가량의 웃돈이 형성됐다. 단위 면적당 가격도 중대형에 비해 훨씬 높이 형성돼 있다.
이처럼 같은 지역의 입지에 들어선 아파트라도 어떤 유형인지 동과 향, 층수는 어딘지에 따라 웃돈에 차이가 발생한다. 특히 웃돈 붙는 조건을 두루 갖춰 높은 프리미엄이 예상되는 분양 단지는 부동산 시장을 좌우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신규분양 단지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도 클 수 밖에 없다. 더욱 좋은 아파트를 골라내는 수요자들의 안목이 어느 때보다 중요시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