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3.20 (금)

  • 맑음동두천 12.1℃
  • 맑음강릉 15.9℃
  • 맑음서울 11.7℃
  • 맑음대전 12.0℃
  • 맑음대구 15.1℃
  • 맑음울산 15.1℃
  • 맑음광주 13.7℃
  • 맑음부산 15.7℃
  • 맑음고창 12.0℃
  • 구름많음제주 13.3℃
  • 맑음강화 10.5℃
  • 맑음보은 12.2℃
  • 맑음금산 12.5℃
  • 맑음강진군 14.4℃
  • 맑음경주시 15.2℃
  • 맑음거제 15.0℃
기상청 제공

문화

[갤러리] 삶과 죽음, 극과 극의 조화

URL복사


시사뉴스





'괴짜 외설 사진작가'아라키 노부요시

국내 첫 전시회

삶과 죽음 극과 극의 조화


 


외설시비로
유명한 일본의 사진작가 아라키 노부요시의 국내 첫 전시회가 내년 2월23일까지 광화문 일민미술관에서 열린다. 아라키는 전시 때마다 여성
성기를 드러내거나 여체를 로프로 묶은 장면을 연출한 사진으로 이슈를 몰고 다녔다. 그의 사진은 포르노그라피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그것이
전부였다면 유명세를 덜 치뤘을 것이다. 아라키 사진의 진정한 철학은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연민과 삶과 죽음의 경계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소설 서울, 이야기 도쿄’. 20년 동안 한국을 방문해서 찍은 사진들인 ‘서울스토리’와 에로스(사랑본능)와 타나토스(죽음본능)를
동시에 포착한 ‘에로토스’, 욕망을 찍어낸 듯한 ‘꽃’과 ‘음식’ 사진 등 1,500여 점이 전시된다.



생에 대한 강렬한 욕구



무덤 옆에 짧은 치마를 입고 높은 구두를 신은 여자가 내팽겨쳐 있다. 묻힐 자리도 없는 듯 아무렇게나 버려져 메마른 바람에 국화만이 지켜본다.
외로운 죽음이다.

아라키 사진에 나타나는 이 같은 이미지는 도쿄 북동쪽의 홍등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작가의 경험에서 기인한다. 아라키는 늙고 병든 창녀들이
죽은 후 연고가 없어 사창가 근처에 그냥 묻히는 것을 보면서 삶과 죽음에 대한 강렬한 느낌을 체득했다고 한다. 홍등가는 살기 위해 몸을
팔아야 하는 삶의 터전이자 무덤이 있는 죽음의 장소였다. 생과 사, 이 극과 극의 경계는 그의 사진에 자주 나타난다. 1990년 아내 요코가
죽은 후 이러한 성향은 좀더 노골적이고 난폭한 모습으로 변한다. ‘킨바쿠’(로프로 묶기) 시리즈가 그것이다.

밧줄에 묶여 가슴을 훤히 드러낸 여자는 고통에 괴로워하는 얼굴이 아니다. 오히려 평온해 보이고 슬퍼 보이기까지 한다. 인간의 성적 욕망과
이면에 드러나는 죽음의 그림자가 어우러진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아라키의 작품을 외설적으로만 볼 수 없는 것이다.

쇠사슬에 묶여 천장에 매달리고 가죽끈으로 온몸을 압박당한 누드의 여자 사진도 마찬가지다. 가죽끈 사이사이에 꽂힌 수저와 포크는 죽음의 극한
상황 속 느껴지는 식욕, 나아가 생에 대한 강렬한 욕망을 의미한다. 죽음의 선상에서 식욕과 성욕, 생욕을 배치하고 결합하는 것이다.

침대에 두손이 묶인 채 햇살이 들어오는 창문을 응시하고, 길에서 깨진 수박을 먹고 있는 여인의 모습에서도 이러한 욕구가 강하게 전달된다.
삶과 죽음의 이미지가 동시에 담겨 있는 것이다.







공허한 도시 속 희망 찾기






여성을 통한 의미부여 외에 아라키는 카메라를 펜으로, 필름을 일기장으로 세월의 흐름을 이야기한다. 1982년 첫 방문 후 20년 동안 7차례
오가면서 찍은 사진 속에 80년대에서 2000년대 지금에 이르는 우리나라의 역사가 있다. 너무나 빨리 산업화된 것에 대한 아쉬움도 느껴진다.
그는 재개발지역과 재래시장 사람들, 군밤장수, 노숙자 사진 등을 통해 도시화 뒷자락에 있는 대상들에게 애정을 표한다. 공허한 도시 속 희망
찾기인 셈이다.

황폐한 도시 건물을 배경으로 해맑게 웃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담은 데뷔작 ‘사친’과 올 1월부터 추진하고 있는 ‘일본인의 얼굴’ 프로젝트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이 프로젝트는 전국을 돌며 수만명의 얼굴을 사진에 담는 작업으로 다채로운 표정의 군상을 통해 일본인의 생활상을
보여주겠다는 시도다. “장기불황으로 어두워진 일본인의 얼굴에서 활기있는 표정을 끌어내는 것이 승부”라고 아라키가 말했듯이 그는 우울한 일상
속에서 빛을 찾고 있는 것이다.



낯익음을 낯설음으로



사진 속 주 대상이 사람이지만 사물을 통한 감정 표출도 시도한다. 꽃과 음식을 통해서는 인간의 욕망을 표현한다. 강렬한 색채와 윤기나는
음식의 사진들은 먹고싶다는 충동을 비롯한 다양한 욕망

을 불러일으킨다. 꽃을 클로즈업한 사진도 마찬가지다. 화려한 색깔과 여성의 성기를 연상시키는 모양은 관객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새로운
느낌을 부여하면서 낯익은 것들을 낯선 이미지로 다가오게 한다.

익숙한 사물로부터 생소함을 찾는 그의 노력은 작품에 자주 등장한다. 어울리지 않는 광고 표지판과 양식을 알아볼 수 없는 웨딩홀, 가위로
갈비를 자르는 모습 등 우리에게는 스쳐지나간 일상을 신선한 충격으로 내던진다. 문득 매일 사용하던 숟가락이 내 것이 아닌 것만 같은 느낌처럼.

아라키의 다양한 작품 소재는 그의 작품이 단지 ‘외설’과 ‘도발’로만 읽혀지는 것을 막는다. 여성의 몸과 섹스를 통한 ‘에로티시즘’이 담겨있는
것은 사실이나 삶과 죽음, 희망, 사물의 이면 등도 나타난다.

그는 국내 첫 전시회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화해도 시도한다. 각 국의 하늘을 찍은 1,000점의 폴라로이드 ‘천공’은 “동경의 하늘과 서울의
하늘은 하나”임을 말한다. 늘 극과 극의 경계에서 작업하는 아라키가 결국 하고자 하는 말은 ‘분리’되지 않은 ‘하나’인 것이다.

안지연 기자 moon@sisa-news.com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CJ프레시웨이 '푸드 솔루션 페어 2026' 개최..."O2O 기반 식자재 유통 혁신 모델 제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CJ프레시웨는 B2B(기업간거래) 식음산업 박람회인 '푸드 솔루션 페어 2026'을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성황리에 진행됐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O2O 기반 식자재 유통 모델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CJ프레시웨이는'푸드 솔루션 페어 2026'의 사전등록 관람객 수가 역대 최다 규모를 기록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솔루션 페어 2026'의 사전등록 관람객 수가 행사 일주일 전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약 120% 증가했고, 외식 프랜차이즈 관계자, 개인 사업자 등 산업 종사자 중심으로 신청이 크게 늘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번 푸드 솔루션 페어는 식자재 상품 전시와 플랫폼 서비스 체험, 푸드 비즈니스 솔루션 제안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외식·급식 사업자들은 현장에서 식자재 유통과 푸드서비스 산업의 최신 트렌드를 살펴보고,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 흐름을 체감했다. 특히 CJ프레시웨이가 지난달 지분 투자한 플랫폼 기업 ‘마켓보로’의 온라인 식자재 오픈마켓 ‘식봄’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식자재 유통 혁신 모델을 선보이며 큰 관심을 모았다. 식봄은 외식 사업

정치

더보기
김정철 개혁신당 최고위원, 서울특별시장 출마 선언...“기성 정치인들과 연계된 사업 전수조사”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개혁신당 김정철 최고위원이 서울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김정철 최고위원은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해 “짧지 않은 고민 끝에 저는 서울특별시장 선거에 출마한다. 청산, 심판, 적폐, 종식. 화려한 말들로 장식된 서울의 정치 속에서 정작 시민의 삶은 단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며 “서울은 여전히 청년이 떠나고 삶을 지탱하기 힘들며 가난한 사람이 꿈꾸기 어려운 도시다. 정치는 요란했지만 시민의 삶은 바뀌지 않았다. 김정철이 바꿔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은 다시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낼 저력이 있는 도시다. 제가 그 기적을 다시 시작하겠다. 서울을 다시 성장의 도시로 만들겠다. 적극적인 규제 혁파를 통해 뉴딜 수준의 산업 유치와 개발을 시작하겠다”며 “그동안 산업 성장의 기회를 얻지 못했던 (서울특별시)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은 각각 '바이오 연구 및 교육특구', 'K-Culture 관광특구', '시니어 헬스케어특구'로 탈바꿈시켜 서울 북동부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정철 최고위원은 “중랑천은 수변 감성의 거점으로 개발하겠다. 성수동에서 (경기도) 의정부(시) 경계까지 자전거와 러닝 전용 하이웨이

경제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 “경제 전시 상황이라는 자세 가져라...단 한 방울의 석유라도 더 확보하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현재 중동 상황에 대해 ‘경제 전시 상황’이라는 자세를 갖고 단 한 방울의 석유라도 더 확보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청와대에서 개최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중동 전황의 불투명성이 확대되면서 원유와 일부 핵심 원자재에 대한 보다 적극적이고 장기적인 수급 관리 대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지금은 단 한 방울의 석유라도 더 확보하고, 안정적인 공급선을 개척하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런 시기에 비서실장께서 UAE(United Arab Emirates,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해 원유 2400만 배럴을 확보하고 우리나라에 원유를 최우선적으로 공급하겠다는 약속을 이끌어 낸 것은 매우 큰 성과다”라며 “전쟁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단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청와대와 모든 정부 부처는 '경제 전시 상황'이라는 점을 엄중한 자세로 가져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 대해선 “민생 전반에 대해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사실상 ‘전쟁 추경'이라고 할 이번 추경도 민생 경제의 충격을 덜고 경기 회복의 동력을 계속 살려 나갈 수 있는 방향으로 편성해야 될 것이다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도한 듯한 제작 연출은 ‘과유불급’이었다
최근 한 종합편성채널에서 방영된 트롯 경연 프로그램 ‘미스트롯4’가 큰 인기를 끌며 많은 화제를 낳았다. 매회 참가자들의 뛰어난 노래 실력과 화려한 무대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고, 프로그램은 높은 시청률 속에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경연 프로그램의 연출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장면도 적지 않았다. 특히 한 여성 참가자의 이야기는 방송 내내 시청자들의 감정을 강하게 자극했다. 그는 결승 무대에서 탑5를 가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2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최종 국민투표에서 압도적인 득표를 얻어 순위를 뒤집고 결국 ‘진’의 자리에 올랐다. 실력 있는 가수가 정상에 오른 것은 분명 당연한 결과였고 반가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을 지켜본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또 다른 평가도 나왔다. 우승 자체보다 방송이 보여준 연출 방식이 과연 적절했느냐는 문제 제기였다. 이 참가자는 이미 예선전부터 뛰어난 가창력과 안정된 무대매너로 주목을 받아왔다. 예선 1회전에서 ‘진’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고, 무대마다 탄탄한 실력을 보여주며 심사위원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그는 10년 차 가수였지만 그동안 큰 기회를 얻지 못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