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임홍순 기자]경기 안산 ‘토막살인 사건’은 피의자 조모(30)씨가 동거하던 최모(40)씨로부터 무시를 당한 일로 시비가 붙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안산단원경찰서 수사본부는 조씨로부터 “3월 말에서 4월 초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최씨로부터 무시당해 시비가 붙어 원룸 부엌에 있던 흉기로 살해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5일 밝혔다.
조씨는 “동거하면서 평소 최씨로부터 무시를 당했다”며 “최씨 살해 후 10여 일 동안 원룸 화장실에서 시신을 흉기로 훼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11시35분께 렌터카를 이용해 안산시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과 불도방조제 인근 배수로로 각각 최씨의 상반신과 하반신을 옮겨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최씨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분석해 인천 연수구 원룸 거주지를 확인했고, 이날 오후 1시47분께 수색하러 갔다 원룸에 있던 조씨를 긴급체포했다.
최씨의 주민등록 주소지는 인천 부평구로 돼 있어 한때 수사에 혼선을 빚기도 했다. 조씨는 올 1월 인천의 한 여관에서 최씨와 함께 일용직으로 카운터 업무를 보면서 알게 됐고,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 연수구 원룸에서 함께 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가 시작된 후 범행 장소인 원룸에 계속 거주했던 배경에 대해서는 “수사가 시작됐다는 언론보도를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와 조씨가 거주했던 원룸 방 이불과 벽에서는 최씨의 혈흔이 발견됐다. 경찰은 조씨를 추궁해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이재홍 안산단원경찰서장(수사본부장)은 이날 오후 사건 브리핑을 통해 “살해방법 등에 대해 구체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추가 조사를 통해 사건 경위를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조씨가 살해 시점을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어 더 조사해봐야 한다”며“시신을 훼손한 이유, 무시당한 구체적인 정황, 살해방법, 유기장소 선정 등에 대해서 조사한 뒤 추후 발표하겠다”고 했다.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최씨의 상반신 시신에 대한 1차 부검에서 사인을 두부(머리) 손상사로 추정했다.
부검 결과 최씨의 앞머리와 왼쪽 옆머리가 함몰돼 있었다. 최씨의 오른쪽 팔과 폐는 예리한 흉기로 찔린 상처가 있었고 하악골 등 안면부 여러곳이 골절돼 있었다.
앞서 경찰은 4일 안산 대부도에서 발견된 상·하반신 시신의 신원을 최씨로 확인하고 범인 검거에 주력했다.
흉기로 잘린 최씨의 하반신은 1일, 상반신은 3일 각각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 내수면과 대부도 불도방조제 주변 배수로에서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