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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특구?' NO, '식민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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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특구?” NO, “식민특구!”

2003년 7월 1일부로 시행되는 경제특구법, 국민희생 담보 비판 거세






11
월 14일 ‘경제특별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하 경제특구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재경부는 “우리나라를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 국가로 육성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외국인 친화적인 기업경영과 생활여건 조성이 쉽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이 법을 제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동 여성 교육 환경단체 등은 강력히 반발하며 법안의 원천 무효화를 주장하고 있다. 특히 노동계는 총파업까지 불사한다는
방침이어서 정부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 대통령 거부권 행사 촉구




경제특구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내년 7월 1일부로 이 법안이 시행되면 송도신도시, 영종도, 김포매립지 등과 부산신항, 광양항 가운데 3개
지역이 경제특구로 지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입지여건과 외국인 투자 유치 가능성에서 가장 큰 점수를 얻고 있다. 정부는
이들 지역을 경제특구 모범사례 지역으로 조성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하지만 경제특구법안 통과에 대한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이 법안이 통과된 11월 14일, 92개 시민·사회단체들은 공동성명서를
통해 “경제특구법안은 국민들의 기본적 권리인 노동·환경·교육·의료권에 관한 법적 근거를 무력화하고 ‘더 낮은 노동기준’, ‘더 낮은 환경기준’,
‘교육·의료의 공공성 파괴’를 강요하는 위헌적 법률”이라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들은 이 법안에 찬성한 125명의 국회의원 명단을 발표하고 “국민이 준 표결권을 남용해 국민의 기본권에 입힌 심각한 상처와 상응하는
정치적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법률 시행을 막기 위해 이들 단체들은 법률 공포권을 지닌 대통령이 나서서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특히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으로 대표되는 노동계는 11월18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합동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내년 임시국회(1∼2월)를 겨냥해 총파업을 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노동자에 불합리한 조항 다수



노동계는 “국회가 각계 각층의 강력한 반대 의사를 무참히 짓밟고, 이 땅 곳곳에 노예특구와 식민특구를 설치하기 위해 경제특구법을 통과시켰다”고
비난했다.

노동계가 주목하는 것은 법안 가운데 다른 법률 적용을 배제한 제 17조. 이 조항에 따르면 입주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해서는 무급휴일과 무급생리휴가를
줄 수 있도록 보장했다. 파견근로자도 전문직종에 한해 확대하거나 기간을 연장할 수 있게 했다. 또 장애인의무고용과 고령자의무고용도 면제해
주고 있다.

노동계는 이로 인해 18% 이상의 실질임금 삭감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 여성 노동자들은 생리휴가까지 무급화 돼 그 삭감폭이 20%가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당사자인 여성단체들은 “전체 여성노동자의 인권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법안”이라며 법안의 전면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여성노동자들은
70%가 비정규직으로 법적 권리조차 제대로 적용 받지 못하고 있다. 여성단체들은 정부가 이런 현실을 무시한 채 더욱 여성들의 희생을 더욱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전문직종에까지 파견근로를 확대하기로 한 것과 관련, 경제특구 안에서 모든 노동자가 비정규직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노동계는 주장하고 있다.
또 그 기간도 사실상 제한 없이 연장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파견근로에 대한 전면적인 허용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장애인과 고령자를 고용하지 않도록 배려한 부분에 대해서는 장애인노동권을 박탈하는 한편, 고령자의 일자리가 점차 중요해지는 사회적 상황을
무시한 처사라는 비판이다.

제 19조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조항에는 경제특구 내에 입주하는 기업의 사용주와 근로자가 산업평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이 조항에서 ‘산업평화’를 언급한 것은 노동자의 단체행동권 자체를 제약하는 것으로 경제특구 내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부정하려는 의도라는 지적이다.




환경 파괴, 교육 불평등 조장할 수도



경제특구법 제 11조는 외국인기업이 개발사업을 시행할 경우 개발사업실시계획을 작성해 재경부 장관의 승인을 얻는 것으로 모든 인허가를 생략해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초지법 산림법 농지법 하천법 폐기물관리법 도로법 환경교통재해등에관한영향평가법 등 주요 환경관련법안 34개가 사실상
쓸모 없게 된다. 뿐만 아니라 제 15조 2항은 환경개선비용부담법이 정하는 바에 따른 개발부담금 농지조성비 대체초지조성비 대체조림비 산림전용부담금
생태계보전협력금 등을 감면해 주고 있다.

이에 따라 환경단체들은 각종 환경규제를 담고 있는 법률들이 무력화 돼 환경파괴가 가속화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외국교육기관의 설립과 운영을 규정한 제 22조는 공교육 자체를 무너뜨릴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 조항을 보면 외국학교법인의 경제특구
내 초중등학교와 대학교의 설립을 허용하는 한편, 내국인 입학도 자유롭게 했다. 국내에 설립된 초중등 외국교육기관에 대한 내국인 입학 허용은
정부가 시도하려던 사립학교와 마찬가지로 교육불평등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학교도 문제다. 국내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외국대학
중에 우수대학은 거의 없고, 대부분이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대학들이다. 따라서 경제특구가 이 대학들의 투기장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에 전교조는 “정부가 ‘사교육특구’를 만들어 교육불평등을 조장하고 있다”며 경제특구법의 폐기를 주장했다. 전교조는 11월 20일 이 같은
성명을 내고, “각 시민·사회단체들과 연대해 이 법안의 폐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법안은 저개발국가의 구상에 가까워



재경부는 경제특구법안의 명칭은 사회주의 국가들에서 빌려온 것이고, 내용은 네덜란드와 같은 선진국에서 따온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실제 법안의 내용은 저개발 자본주의 국가의 투자자유지역 구상에 가깝다. 이런 점에서 이 법안은 OECD 회원국인 우리나라의 위상과 책임을
망각한 것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OECD의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을 보면 “환경 건강 안전 노동 조세 등 재정상 인센티브 또는 기타 현안과 관련된 법규의 면제를 모색하거나
받는 것을 삼갈 것”을 주문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은 또 “노동조합과의 성실한 협의, 고용·노사관계 기준의 준수, 작업상 건강과 안전상의
조치 등을 이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경제특구법은 정부의 의도처럼 “우리나라를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 국가로 육성하기 위한 방안”이 될 지는 몰라도 우리나라 국민들의
엄청난 희생을 담보로 하는 ‘식민법률’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김동옥 기자 aeiou@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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