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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특집]‘쩐의 전쟁’ 288조원 공약…재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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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56조·더민주147조·국민의당 46조·정의 38조 필요…‘신심성·재탕’ 비판

[시사뉴스 김부삼 기자]제20대 국회의원선거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4.13총선은 뒤늦은 선거구 획정과 여야 가릴 것 없는 공천 파동으로 정치사에 오점으로 남을 만하다. 정책 선거는 사실상 실종됐고 유권자는 정책 및 공약을 토대로 정당과 후보자를 선택할 기회를 잃었다. 

내홍을 일단락한 여야는 각각 ‘야당심판론’과 ‘경제심판론’을 내세워 막판 스퍼트하고 있지만 정책 선거는 여전히 요원하다. 부랴부랴 내놓은 공약 중 상당수는 부실공약, 선심성 공약, 재탕·삼탕 공약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고 공을 들인 공약도 ‘막장 드라마’같은 정치 현실에 갇혀 제대로 검증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각 정당의 10대 정책 공약집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주요 정당 10대 공약 및 우선순위 분석 내용 등을 토대로 핵심 공약과 이행 가능성을 막판 점검해봤다.

◆최대 화두는 ‘경제’…시장활성화 vs 경제민주화

이번 총선의 최대 이슈는 단연 ‘경제’다. 주요 4당의 최우선 공약도 ‘시장활성화’(새누리당), ‘경제민주화’(더불어민주당), ‘공정경제’(국민의당), ‘소득분배’(정의당) 등 경제와 일자리, 복지 정책 등에 초점을 맞췄다.

여야의 경제 정책은 근원적인 부분부터 대조적이다. 새누리당은 ‘낙수 효과’와 ‘양적완화 정책’을 기반으로 하는 반면 더민주 등 야 3당은 ‘분배를 통한 경제민주화’를 강조하고 있다.

일자리 공약도 온도 차가 있다. 새누리당은 내수산업 활성화와 미래성장동력 육성을 일자리 문제 해법으로 제시하지만 더민주당는 청년일자리 만들기에 집중했다. 국민의당은 신성장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했으며 정의당은 일자리 나눔을 강조했다.

새누리당의 주요 정책 과제는 내수산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미래 성장 동력 육성, 국민 맞춤형 일자리 창출 등이다. 구체적으론 U턴 경제특구 설치, 관광 활성화, 노동시장 개혁, 창조경제 활성화 등을 통해 4년간 일자리 550만 개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청년일자리와 관련해선 청년희망아카데미를 전국으로 확대·운영하고 노인 일자리는 매년 10만 개씩 확대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더민주는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 해결과 서민 생활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에 기인한 경제민주화 공약이다. 기초연금 소득 하위 70% 노인에 30만원 지급, 청년일자리 70만개 창출, 공공임대주택 확대, 건강보험 재정비 등이 주요 내용이다.

양극화 해소와 관련해선 ‘777플랜’(쓰리 세븐 플랜)을 제안했다. 국민총소득(GNI) 대비 가계소득 비중, 노동소득분배율, 중산층 비중을 각 70%대를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청년일자리 분야에선 청년고용의무할당률을 현행 3%에서 5%로 상향 조정하고 민간기업까지 도입하면 3년간 25만2000개, 노동시간 단축 등을 통해 11만8000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매니페스토실천본부 관계자는 “지난 총선과 대선 당시 ‘경제민주화’를 내세운 새누리당 경제 정책은 이번에 ‘시장활성화’로 이동했다”며 “내수경제 활성화와 취약계층 생활여건 개선에 초점을 맞췄고 사회개혁보다는 기존 정책을 지속해서 확대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와 달리 더민주는 최근 문제가 되는 노인연금, 청년실업 등의 공약에 집중했다”며 “경제 양극화 해소를 위해 사회적 약자에게 경제적 혜택을 주는 공약이 많다”고 분석했다.

국민의당의 공정경제는 불공정·불평등한 경제구조와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대기업 이익을 협력업체와 배분하는 ‘이익공유제’ 도입, 하도급 불공정 거래행위 근절, 매출 1000억원 벤처 1000개 육성, 지배주주 및 경영진 불법 행위 근절, 청년고용할당제 확대 등의 내용을 포함했다.

또 청년들의 ‘공정한 출발’을 위해 청년고용보험 도입과 원큐(One-Q) 청년사회안전망 구축, 대학입학금 폐지, 학자금 대출금리 부담 완화 등을 공약했다. 노인 일자리는 올해 29만8000개에서 2020년까지 60만 개로 늘리고 노인 일자리 수당은 같은 기간 20만원에서 40만원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하겠다고 했다. 정치 분야의 ‘정피아’(정치인 낙하산) 방지, 국회의원 파면제, 고위공직자 임금상한제 등은 다른 정당과 차별화한 공약이다.

정의당은 사회 양극화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세웠다. 일자리 나눔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소득분배, 재벌개혁 등을 강조했다. 주요 공약은 2020년까지 국민 평균 월급 300만원 실현, 최저임금 1만원, 고위임원 임금상한제, 초과이익 공유제, 비정규직 사회보험료 지원 확대 및 실업부조 도입 등이다.

비정규직 사용제한, 5시 칼퇴근법 도입, 선진국형 연차휴가 한 달 도입, 청년디딤돌급여 지급으로 구직활동 지원 등 적극적인 공약도 내놨다.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 및 불공정거래 행위 근절, 조세개혁을 통한 서민 복지재정 확충, 생애주기별 평생복지 등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공약 이행에 288조원…재원마련은 ‘오리무중’

새누리당과 더민주, 국민의당, 정의당이 발표한 공약을 모두 이행하는 데는 수백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20대 국회의원 임기인 2017~2020년을 기준으로 새누리당 56조원, 더민주 147조9000억원, 국민의당 46조2500억원, 정의당 38조원이다. 이들 4개 정당만 합해도 무려 288조원에 달한다.

문제는 재원 마련 방법이다. “증세는 없다”는 새누리당은 노동 등 4대 구조개혁을 통한 경제활성화와 이에 따른 세수증가분을, 더민주는 법인세 인상과 국민연금 활용을 각각 방안으로 내놓았다. 국민의당은 지역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절감 및 건강보험 재정 활용, 정의당은 사회복지세 도입과 소득에 따른 누진세율 강화를 제시했다.

하지만 각 정당이 제시한 방안은 구체적이지 않거나 비현실적인 것이 많아 무책임한 공약 남발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당장 새누리당은 200여개 공약을 실현하는데 56조원이 들지만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은 내놓지 않고 있다. 공약집에선 “10대 공약 소요 예산은 4조3000억원(연평균 1조1000억원)인데 국민의 추가 부담 없이 정상적인 세입구조 내에서 소요재원을 흡수하겠다”며 “정부의 중기재정지출 계획상 연평균 예산증가 규모인 10조원의 10%를 활용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이에 대해 매니페스토실천본부 관계자는 “새누리당 공약집에는 정책 이행 기간과 재원 조달 방안 등이 대부분 생략돼 있다”며 “정당 중 유일하게 개별 공약에 대한 재정 설계가 빠져 있어 공약 이행 가능성을 스스로 낮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더민주는 150여 개 공약 이행을 위해 147조9000억원이 필요한데 국민연금에서 매년 10조원 정도를 활용, 5년간 50조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재정·복지 분야를 개혁해 연평균 17조4000억원을 조달하고 비과세 감면 정비, 탈루소득 과세 강화, 법인세 정상화 등 조세개혁으로 연평균 13조7000억원, 5년으로 치면 68조6000억원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을 활용하는 것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데다 국민연금 설립 취지를 규정한 현행법에도 반해 난항이 예상된다. 한국형 복지국가 건설의 구체적인 내용이 불분명해 재원이 얼마나 필요한지 밝히고 있지 않다는 것 역시 ‘중부담 중복지’라는 공약 기조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당은 111개 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을 5년간 46조25000억원, 10대 핵심공약만 따지면 6조6800억원으로 추산했다. 10대 공약의 연평균 필요재원은 복지사각지대 해소 및 의료부담 완화 5000억원, 청년 기회제공 및 사회안전망 강화 4조6000억원, 양질의 일자리 조성과 임금 격차 해소 800억원, 노인 빈곤문제 해소 1조원, 공교육 정상화 및 사교육비 부담 완화 5000억원 등이다. 추가재원 마련 방안으로는 SOC 예산을 절감하고 건강보험재정 3조5000억원을 활용하겠다고 했다.

다만 대규모 재원이 필요한 공약은 ‘투자성 재원’이라고 하면서 전체 재원에 포함하지 않았다. 건강보험재정 활용 역시 사회적 합의 없이 사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떨어져 보인다.

정의당은 상대적으로 제도 개선에 주력한 것이 특징이다. 10대 공약을 제시할 때에도 제도개선안을 첨부했다. 다만 제도 개선의 폭과 깊이가 넓고 깊으며 정부 입법과 상충하는 경우가 많아 실현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복지재원 조달 방법은 ‘증세’다. 소득세와 법인세, 상속·증여세, 종부세액에 10~20% 부과 등 사회복지세(20조원)와 사내유보금 10% 할증과세(3조원) 등 세율개편으로 8조4000억원, 과세표준 누진세율 상향(4조원)과 공시가격 실거래가 반영(4조5000억원) 등 재산세 종부세로 8조5000억원 등의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매니페스토실천본부 관계자는 “저성장 기조와 내수경기 위축으로 세수 증가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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