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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부, 대북 ‘독자제재’ 속도…수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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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제재 등 유력…남·북·러 나진-하산 프로젝트 중단 불가피할 듯

[시사뉴스 김부삼 기자]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2일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에 따른 제재 결의 2270호를 만장일치로 채택, 국제사회로부터 대북제재 압박 정당성을 확보한 정부와 미국 등 주요 당사국들의 독자적 제재 수위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은 지난달 18일 북한이라는 단일 국가만을 대상으로 한 제재 법안을 발효했다. 이 법안은 북한의 핵과 장거리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들어가는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한 조항들과 함께 인권유린, 불법무기거래 등을 봉쇄하기 위한 전방위적 조항들이 실질적이고 포괄적으로 담겼다.

특히 북한과 거래하는 제3의 단체까지 제재 대상으로 지정할 수 있는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과 북한을 자금세탁 우려국으로 지정할지 여부를 180일 이내에 결정하도록 한 조항은 북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는다.

더욱이 세컨더리 보이콧 조항은 사실상 중국 기업들을 겨냥하고 있어, 중국 정부가 안보리 대북제재를 이행하게 압박하는 효과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이 조항의 재량권을 대통령과 행정부에 준 만큼 향후 중국 등과의 협상 카드로 사용할 수도 있다.

미국 정부는 안보리 대북제재 채택 직후 북한 노동당 군사위원회와 국방위원회를 특별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며 대북 압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북한의 2인자 황병서 총정치국장도 독자적 제재 대상에 올렸다.

6일 관계당국 등에 따르면 정부도 추가적인 대북제재안 최종 검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외교부를 중심으로 안보리 제재 이행을 위한 13개 관계부처 협의를 시작했으며,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독자적 제재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정부는 북한이 제4차 핵실험을 감행한 이후 부처별로 독자적인 대북제재 방안에 대한 검토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한 제재안으로는 북한을 기항한 제3국 선박의 입항 금지 등을 골자로 한 해운제재가 거론된다. 이와 함께 남·북·러 3각 협력 물류사업으로 추진되던 '나진-하산 프로젝트' 또한 안보리 제재와 상충된다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북한의 WMD 개발과 관계된 최고위층에 대한 독자적인 제재를 단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들의 금융제재 등의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안보리 결의를 상호 보완하는 차원에서 제재 대상에 포함하지 않은 기관이나 인물 등에 대한 독자적 제재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이나 유럽연합(EU) 등이 독자적으로 제재 대상을 추가하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들이 문제가 있다는 공표함으로써 연쇄적인 위축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안보리는 제재 결의 2270호를 통해 북한의 핵, 미사일 고도화에 관여한 개인 16명과 단체 12곳을 추가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국방과학원과 청천강해운, 군수공업부, 39호실 등의 단체와 리만건 군수공업부장, 유철우 국가우주개발국장, 최춘식 제2자연과학원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와 함께 정부는 안보리 제재에 만족하지 않고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후속조치 동참을 끌어내기 위한 외교전에도 집중하고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달 초 제31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 당국이 외화 획득의 주요 창구로 이용하고 있는 해외 인력송출 문제를 인권 문제와 결부, 사실상 노동 착취라는 점을 강조하며 본격적인 공론화에 나섰다.

앞서 안보리에서 대북제재를 협의할 당시 북한의 해외 인력송출도 제재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이 거론됐으나 불법성을 입증하기 쉽지 않고, 인권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이번 제재에서는 제외됐다.

이 때문에 이번 안보리 대북제재가 유엔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실효적이긴 하지만 빠져나갈 틈이 적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러한 틈을 메우기 위해 특정 이슈에 대해 소다자 제재를 적극 활용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정부도 3자 대화와 5자 대화 등 소다자 간 대화 강화를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안보리 대북제재 채택 이전에 독자적인 대북제재를 단행한 일본과 함께 한·미·일 3국 협의체를 가동하거나, 중국이 안보리 제재의 적극적 이행을 약속한 만큼 한·미·중 3국 협의체를 가동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북한 인권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유럽연합(EU)과 협의체를 구성해 북한의 해외 강제노동 문제를 제기하고 여기에 유엔 인권이사회가 힘을 보태는 방안도 김정은 정권의 자금줄을 차단하는 데 힘을 보탤 거라는 전망이다.

EU는 북한이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을 감행했을 당시 대북 금융·무역 제재를 단행한 바 있으며,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에 따른 추가적인 독자적 제재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에는 북한 국적자 16명과 12개 기업을 대북 제재 리스트에 추가했다.

한국을 비롯한 주요 주변국을 중심으로 한 후속 제재 조치가 속속 마련되는 가운데 장기적인 관점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할 계획과 단계적 목표를 마련해 일관되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양운철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북한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한국이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며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에 의존하는 것보다 자체 제재안을 시행하는 것이 대외적으로 설득력을 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비핵화 실현 가능성에 기초한 원자로 가동 중단, 핵실험 중단, 핵무기 폐기 등의 단계별 목표를 선정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이 제재를 계속 거부할 경우 시행할 추가적인 제재 카드와 북한이 순응할 경우에 대비한 출구전략 등 정책적 대비를 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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