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은 29일 김무성 대표가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살생부 논란에 대해 '말을 바꿔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주장,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김무성 대표가 나한테 ‘청와대 관계자가 자기한테 살생부명단을 언급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무성 대표가 40여명의 물갈이 명단이 담긴 살생부를 친박 핵심 인사로부터 받았다고 이제까지 전해져 왔는데, 정 의원 얘기대로라면 김 대표에게 살생부를 건넨 문제의 친박 핵심인사는 다름 아닌 ‘청와대 인사’라는 얘기가 된다.
정 의원은 더 나아가 이번 살생부 논란 직후 김 대표로부터 2번 전화가 왔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처음에는 (27일) 조선일보 보도 직후 전화가 왔다. ‘당 대표 한테 들었다는 걸, 직접 들었다고 하지 말라’고 부탁 하더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그런데 내가 공관위 면접에 가서 ‘당 대표에게 (살생부 문건을) 직접 들었다’고 언론에 밝히니까, 다시 (김 대표로부터) 연락이 와서 ‘자기가 정두언 한테 찌라시 얘기를 한 거니 이에 좀 맞춰달라’고 다시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그는 “그래놓고 선 이제 와서는 내가 자신의 발언을 과장했다고 언론에 해명하고 있다”고 김 대표의 말 바꾸기를 비판했다.
정 의원은 더 나아가 자신과 김 대표간 진실공방 양상으로 사건이 전개되고 있는데 대해“평소에 누가 거짓말을 더 잘 하는지를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김 대표 본인은 (살생부 논란) 기사가 나가길 원한 것 같다”며 “그래서 기사가 나갔는데 논란이 되니까 왜 도망가냐”고 반문했다.
그는 “김 대표는 30시간의 법칙이란게 있다더라”며 “일을 저지르면 30시간을 못 버틴다고. 이번에도 그 꼴”이라고 김 대표를 겨냥했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누구로부터도, 또 어떤 형태로든 공천관련 문건을 받은 적도 없고, 말을 들은 적도 없다”며 “제 입으로 문건, 살생부 이야기를 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김 대표는 “다만 최근의 정가에 떠도는 말을 종합하면 ‘이들’(물갈이 대상자)이라는 말이 들린다고 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새누리당 최고위원회는 이날 최고위에서 김무성 대표가 촉발시킨 살생부 논란에 대해 긴급 진상조사에 착수키로 결정했다. 특히 살생부를 언급한 적 없다는 김 대표와 '직접 들었다'는 정두언 의원의 입장이 엇갈리는 관계로, 두 사람의 대질심문까지 하기로 결정했다. 당 대표가 대질심문에 나서는 초유의 사태가 발발한 셈이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살생부를 언급하지 않았다는 자신의 종전 입장을 강조하며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이와관련 “일단 들어보고 서로 진실공방이 될 때 결과적으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가동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더 나아가 “누군가 거짓말 한 게 드러나면 책임져야 한다”며 “이런 공작정치 형태가 또다시 있어서는 안된다는 차원에서도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