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기정사실로 굳어지면서 미사일 버튼을 누르기까지 남은 단계가 무엇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상당수 전문가들은 최종발사를 수치 10이라고 보면 현재 상황은 수치 9 이상 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발사가 임박했다는 뜻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3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시기의 문제가 됐다"며 "발사 임박 징후가 포착됐으며 언제든 기습적으로 발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여러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고, 가용한 한·미 연합 감시 자산을 모두 동원해 북한 동향을 면밀하게 감시 중"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오는 8일부터 25일 사이에 발사할 것이라는 계획을 통보한 상태다. 전례에 비춰볼 때 북한이 1차 발사 예정일을 '통보기간의 초반'에 해당하는 8~12일로 잡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북한은 최근 3차례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당시 통보기간 초반 3일 안에 발사를 감행해 왔다. 8~10일이 설 연휴인 점을 고려하면 11~12일 발사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이를 고려할 때 북한이 현재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막바지 점검 작업을 진행 중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1~3단 혹은 1~4단 로켓을 모두 조립하고 탄두에 탑재하는 물체까지 탑재한 뒤 미사일을 세워 고정하는 단계까지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사실상 남은 단계는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하고 시스템 안정화 여부를 최종 점검하는 단계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최종발사가 10이라면 9.8 또는 9.9 까지 왔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미사일이 조립됐다는 전제 하에 수치 9 정도 단계로 본다"며 "조립 후 기립 단계까지 완료됐으며 최종적으로 시스템을 확인하고 연료를 주입하는 단계가 남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기상 상황이 변수로 남아 있기 때문에 1차 발사 예정일을 통보기간 초반으로 잡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북한이 과거와는 다르게 액체 연료를 발사장까지 실어온 뒤 주입하거나 연료통을 발사대 옆에 설치하는 방식이 아니라 발사대 지하 파이프를 이용해 주입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 주입 시간이 크게 단축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의 선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외신 기자나 해외 귀빈을 초청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집권 4개월 만인 지난 2012년 4월 '은하 3호' 발사 과정을 외신에 공개한 바 있으며, 동창리 발사장 인근에는 귀빈용 숙소도 건립된 것으로 전해진다.
김 교수는 "북한이 최종 점검 과정에서 외신이나 해외 귀빈 등을 초청해 발사 과정을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이 쏘아 올리는 게 장거리 미사일이 아니라 '인공위성'이라는 것을 공식적으로 밝히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