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12일 임기 마지막 국정연설을 지켜보게 될 특별 초대손님에 시리아 난민 등 오바마 행정부의 핵심 정책을 상징하는 인물들이 포함됐다고 AP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여명의 초대 손님 명단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지난해 12월 미국에 입국해 미시간주에 자리잡은 시리아 난민 과학자 레파이 하몬이다. AP통신에 따르면, 하몬은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가 초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내전이 격화되자 아내와 다섯자녀를 이끌고 터키행 난민 행렬에 합류했던 하몬은 미사일 공격으로 아내와 딸 1명을 잃는 아픔을 겪은 끝에 아들 1명, 딸 3명과 함께 최근 미국 미시간에 안착했다. 특히 암에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돈이 없어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하몬의 사연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서 영화배우 에드워드 노튼이 그를 위해 치료비 모금에 나서 약 45만달러를 모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하몬에게 직접 격려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몬이 초대손님 명단에 포함된 이유는 오바마 행정부의 시리아 난민 1만명 수용정책의 필요성과 의미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초대손님에는 이라크 참전용사, 파리 열차테러를 막아 화제가 됐던 미군병사, 미 육군 최정예 특수부대 훈련 과정인 레인저스쿨 사상 첫 여성 졸업생, 동성결혼 합법화 대법원 판결을 이끌어낸 주인공, 샌버나디노 총기난사 테러에서 연인을 잃은 피해자, 멕시코 이민자 출신으로 자수성가한 인물 등 다양한 사람들이 포함됐다. 또 총기규제 강화정책을 강조하는 의미로 청중석의 좌석 한 개는 총기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를 위해 비워 놓을 예정이라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6일 백악관이 공개한 1분 30초 가량의 영상에서 "이번 연두교서에서 집중하고 싶은 내용은 그간 우리가 이룩한 놀라운 성과나 올해 내가 이루길 원하는 일에 관한 것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보다는 앞으로 여러 해 동안 우리가 함께 해야 할 일들, 우리 아이들에게 더욱 강하고 좋으며 번영한 미국을 보장해 줄 큰 것들(the big things)에 대해 집중하고 싶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