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홍콩에서 중국공산당 체제를 비판하는 책을 취급하는 통로완(銅鑼灣) 서점'의 직원과 대주주가 연이어 실종한 사건과 관련해 이들의 즉각 석방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고 현지 언론이 11일 보도했다.
언론에 따르면 홍콩 중심가에서 전날 약 6000명의 군중이 참여한 가운데 행방불명 상태에 있는 5명을 신변 안전과 석방을 촉구하는 가두 행진이 펼쳐졌다.
시위 군중은 이들 5명이 중국 당국에 의해 감금됐다고 주장하며 "1국2체제를 지켜라", "정치적인 납치에 반대한다" 등이라고 적은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홍콩의 언론자유를 수호하자"는 구호를 외쳤다.
군중은 홍콩정부 청사 앞을 출발해 정부의 홍콩 주재 기관인 연락판공실까지 행진했다.
시위에 참가한 남자 대학생 리민충(李敏聰 21)은 "중국 정부에는 홍콩에서 홍콩을 구속할 권한이 없다. 이는 홍콩인의 가치관과 언론에 대한 통제"라고 중국을 비난했다.
다른 여성 참여자도 "홍콩 정부가 홍콩인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년 10월 이래 퉁로완 서점의 직원이나 대주주인 구이민하이(桂民海), 람윙케이(林榮基), 뤼보(呂波), 청지핑(張志平, 리보(李波)가 태국과 중국에서 차례로 자취를 감췄다.
홍콩 언론은 이들이 중국 공안 당국에 의해 강제로 끌려가 구금 상태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의심했으며, 현지 경찰도 실종 신고를 바탕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통로완 서점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비판하거나 중국공산당의 붕괴를 예측하는 '불온서적'을 팔았으며 홍콩을 찾은 중국인이 주고객이면서 중국 당국에는 '눈엣 가시'였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영국과 유럽연합(EU)은 중국 측에 스웨덴과 영국 시민권 소지자를 포함한 이들 5명의 소재를 찾아달라는 행방수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실종자들이 '중국 공민'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정확한 행적이나 정황을 공개하지 않아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