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형제의 난'에서 밀린 롯데그룹 창업자의 장남인 신동주(61)가 경영권을 거머쥔 동생 신동주(60)의 오른팔 잘라내기에 나섰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12일 도쿄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롯데홀딩스 사장을 비롯해 롯데와 롯데상사 등 그룹 4개사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이날 도쿄 지방법원에 냈다고 밝혔다.
신동주가 일본 롯데의 경영권 복귀를 노리고, 동생인 신동빈 회장의 일본 내 최측근인 쓰쿠다 사장을 잘라내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해석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쓰쿠다 사장이 창업자인 신격호 명예회장(93)에게 자신이 관할하는 사업에 대해 허위 보고를 해 해임 당했다"며 쓰쿠다 사장에 대한 제소 이유를 밝혔다. 또 신 전 부회장은 이번 소송이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동의를 얻은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청구 금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본래 받아야할 급여와 미지급된 퇴직금을 포함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1월 신격호 총괄회장으로부터 롯데홀딩스 부회장직에서 해임됨에 따라 일본 롯데그룹의 경영에서 손을 뗀 상태다. 이후 지난 7월 신격호 총괄회장과 도쿄의 일본 롯데 본사를 방문해 쓰쿠다 사장 등을 이사직에서 해임하는 등 복권을 노렸다. 그러나 다음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의해 쓰쿠다 등에 대한 해임 결정은 무효화됐다.
12일 신동주 전 부회장이 쓰쿠다 사장을 제소했다는 기자회견 후 NHK,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산케이(産經)신문 등 일본 언론들도 '롯데 집안싸움, 장남이 사장 제소' 등의 제목으로 잇따라 보도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 12일 NHK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대표를 맡고 있는 창업가의 자산관리회사와 개인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주식 등을 합치면, 3분의 1을 넘는 의결권을 갖는다"며 "대주주로서 회사측에 임시주총을 개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임시주총에서 자신을 이사로 하는 의안을 제출하는 것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복귀 움직임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회사를 바람직한 모습으로 돌려놓는 것이 목적이며, 다시 일본 롯데를 경영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롯데의 집안싸움이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신동주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을 본래 있어야 할 모습으로 되돌리기 위해서 필요한 프로세스"라고 설명했다.
쓰구다가 퇴임한 경우에는 다시 형제가 손을 잡을 수 있을지 묻자 "집안 이야기라 대답하기 어렵지만 회사를 이롭게 하는 데 필요한 이야기는 누구와도 한다"고만 답했다.
쓰쿠다가 사장으로 있는 롯데홀딩스측은 "아직 소장이 도착하지 않고 있어 코멘트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지난 7월 롯데홀딩스 회장직에서 부당하게 해임된 신격호 총괄회장도 지난 10월 해임 무효소송을 일본에서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