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미얀마에서 8일 오전 6시(현지시간) 총선을 위한 투표가 시작되었다.
이번 선거는 아웅산 수지 여사가 이끄는 야당이 전국적으로 승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지만 오랫동안 실질적인 권력을 장악해온 군부 세력을 국민들의 민주적 투표로 무력화 시킬 수 있을 것인지, 진정한 민주주의의 시험대로 주목받고 있다,.
전국적으로 불교사원들과 각급 학교, 정부 기관 건물등에 개설된 투표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기 시작했다.
수지 여사가 투표할 양곤시내의 같은 투표소에 나온 온마르(38)란 여성은 "투표를 하러 나올 생각에 너무도 흥분해서 온 가족이 어젯 밤에 한숨도 못잤다. 그래서 이렇게 일찍 나왔다"고 말했다.
생애 첫 투표를 한다는 그는 '나라를 변화시키기 위해' 투표에 나섰다며 진정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치러진다면 아웅산 수지 여사가 승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미얀마내 90여개의 정당이 난립해 경쟁하는 가운데, 주력 싸움은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수지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과 집권 통합단결발전당(USDP) 의 승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5200만 인구의 40%가 참여하는 각 소수민족 당의 출마자들이 경합하게 된다. 유권자는 3000만명 정도이다.
정치분석가들은 이번 선거의 양상이 1950년대의 믿을만한 첫번 선거와 비슷하므로 대단히 의미가 크다고 말하고 있다. 수지여사의 정당이 승리해서 양원제인 미얀마 국회의 다수의석을 차지할 경우 수십년만에 보다 발전된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수지여사의 NLD는 처음부터 664석의 핸디캡을 안고 출발한다. 의석의 25%는 군부를 위해 예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당은 압도적인 다수로 이길 필요없이 군부의 도움으로 의회를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 대항해서 야당은 더욱 압도적인 승리를 해야만 한다. 권력을 되찾기 위해 이번 선거의 승리는 유일한 첫걸음이 될 수 밖에 없다.
여기서 선출된 의원들과 군이 지명한 의원들이 3명의 후보를 선출하고 그 중 한 명을 대통령으로 선출, 다른 2명은 부통령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 선거는 내년 2월 이후에나 치러진다.
영국인 남편과 아들을 둔 수지 여사는 헌법개정등 갖가지 금지조치, 특히 외국인 배우자나 자녀를 가진 사람은 대통령을 할 수 없다는 조항 때문에 대통령이 될 수는 없다.,
게다가 국방, 내무, 국경수비등 핵심부서 장관직은 군부에 지정되어 있는 등 미얀마의 진정한 민주화는 갈길이 멀다. 특히 국가 경제를 직간접적으로 장악하고 있는 군부가 언제라도 정부조직을 다시 장악할 길이 헌법상 열려있는 데 대해서 가장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만의 하나 수지 여사의 정당이 승리해서 정권을 이양받는다 해도 군부는 권력행사에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군부의 지원 없이는 누가 정권을 잡아도 국정을 운영하기 힘든 미얀마에서 그래도 선거결과는 민주화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많은 국민들은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