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미얀마 카친주 북부의 정글지대에 있는 옥광산에서 대기업 투자회사들이 수백억 달러어치의 옥을 발굴하는 동안 주민들은 땅과 집, 지역사회의 오랜 삶마저 빼앗기고 있다.
지하자원등 고유자산의 남용을 감시하는 국제단체인 글로벌 위트니스에 따르면 지난 해 대기업들은 이 곳에서 300억 달러(약34조원) 이상의 값진 준보석을 캐내갔지만 지역 사회에 대한 투자나 인프라 구축은 거의 제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곳에서 나가는 주요 도로는 아직도 진흙창 길이며 때때로 승용차등 차량이 진흙 속에 빠지면 코끼리를 동원해서 빼내야 할 정도로 낙후된 상태이다.
자금과 조직력을 가진 대회사들이 매장된 옥의 대부분을 긁어가고 있는 동안 주민들과 비공식 영세업체 광부들은 소량의 옥조각이나마 얻기 위해 위험을 무릅써야 하며 때로는 목숨을 잃기도 한다. 지난 1월에도 산사태로 30여명이 숨지는 참사가 일어났다.
옥광산의 한쪽에는 10여명의 남자들이 흙과 바위로 된 깎아지른 산마루에 위태롭게 몰려서, 집채만한 트럭이 쏟아낸 흙속의 옥 원석을 찾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야구공만한 크기의 원석들이 덤프 트럭 흙속에서 굴러나와 흰색과 회색의 경사면으로 굴러 떨어지면 인부들은 사방으로 도망쳤다가 위험이 지난 다음에 다시 돌아와 흙속을 두들긴다.
대규모 광산회사의 채굴로 마치 달표면처럼 황량한 풍경으로 변한 또 다른 구역에서는 지난 5월에도 옥광산 폐토로 이뤄진 거대한 산이 무너지면서 여러 명의 인부들이 생매장 당하기도 했다.
이 지역 주민이 촬영한 사진에는 4구의 시신이 흙과 피로 범벅이 된채 흙더미 속에서 끌려 나오는 장면이 있다. 이들 외에도 지난 몇해 동안 10여명이 죽거나 중상으로 장애를 입었다.
미얀마는 악명 높은 군사독재 정권이 형식적으로 선출된 정부에 자리를 내주고 오랫동안 폐쇄되었던 국경을 세계에 개방한 뒤로 급격한 변화에 시달리고 있다.
옥광산의 중심지역인 흐파칸은 이 때부터 옥 러시에 시달리면서 규제완화로 마구 들여온 대기업을 캐터필라, 볼보, 고마츠, 레브헤르 등 외국 중장비부재에 점령 당했다.
국제 감시기구에 따르면 이처럼 채굴된 옥광석들은 미얀마의 이전 군사독재정권과 연계된 대기업들이나 개인들에게만 엄청난 부를 안겨주고 있다.
이런 상황으로 카친주 분리독립운동이 거세게 일어났으며 2011년 국제적인 고립상태를 벗어난 미얀마에서 정부가 과연 정치개혁과 공평한 경제발전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의심만 증폭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