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정용석 기자]희대의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58)의 최측근인 강태용(54)으로부터 돈을 받아 구속된 정모(40) 전 경사가 경찰의 압수수색 전 강태용에게 관련 정보를 유출한 정황이 경찰 조사에서 포착됐다.
21일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정씨를 조사하던 중 "정씨가 압수수색 전 강씨 일당에게 관련 정보를 유출했다"는 참고인 진술을 확보했다.
대구경찰은 2008년 10월17일 조희팔 사건 수사에 처음 착수한 뒤 같은달 28일 조씨의 다단계업체 본사 서버에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뒤 31일 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당시 사건을 담당하던 정씨가 경찰의 강씨에 대한 압수수색 전 관련 정보를 강씨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에 경찰은 정 전 경사에게 기존의 뇌물수수 혐의와 함께 수뢰후 부정처사 혐의를 추가해 22일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하지만 정씨는 이같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은 검찰과 공조해 강씨와의 공모, 수사정보 유출 여부, 추가 연루자 유무 등을 집중 재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씨의 처남 검거를 위한 다각적인 추적수사 실시 결과 해외 도피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지난 19일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하고 친인척․지인 등을 대상으로 행적 지속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정 전 경사는 2009년 5월 중국에서 조희팔 등으로부터 향응을 제공 받은 혐의로 2012년 형사 처벌된 이후에도 20여 차례에 걸쳐 중국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경찰은 정 전 경사가 조희팔 일당과 지속적인 접촉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당시 행적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조희팔 사건 수사 착수 시점부터 재수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지능범죄수사대 2개팀으로 수사전담팀을 재정비해 강씨로부터 1억원 뇌물수수 혐의를 받던 정 전 경사를 지난 13일 중국에서 체포해 16일 구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