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영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데이비드 캐머런 정부가 원자력발전소 건설프로젝트에 중국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아첨 외교'를 하고 있다는 비난이 중국 주재 외교가에서 일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FT)가 18일(현지시간)보도했다.
FT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시 주석의 방문(19~23일) 중 남부 힝클리포인트 C 원전 건설 사업의 중국 투자 유치를 발표할 경우 대(對) 중국 아첨 외교에 대한 비난을 해소해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
영국 정부가 2013년 10월 발표한 245억 파운드 규모의 힝클리포인트 원전 건설 사업에 중국원자력그룹(CGN)과 중국원자력공사(CNNC)가 투자할 예정이다. 이 사업의 주사업자인 프랑스 에너지업체 EDF의 장-베르나르 레비 CEO는 18일 한 프랑스 TV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의 영국 방문 중 힝클리포인트 원전 건설 사업에 대한 중국 기업의 참여가 공식 발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FT는 중국 주재 서방 외교관들 사이에서 ‘오즈번 장관처럼 하기(doing an Osborne)’란 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이 지난 9월 중국을 5일간 방문했을 때 “영국은 중국으로 향해야 한다”고 밝힌 것을 꼬집는 말이다.
중국 주재 서방 외교관들에 따르면, 최근 중국 주재 유럽과 북미 대사관에서 본국으로 보내는 정규 암호화 전문에는 시 주석의 방문을 앞둔 영국의 아첨 외교를 헐뜯는 발언과 비난을 가득 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영국 정보기관은 중국이 영국 원전 사업에 국제사회와의 긴장 속에도 이 사업에서 손을 떼지 않을 것이라는 장담을 얻어 내기 위한 정보를 찾고 있다.
류샤오밍(劉曉明) 주영 중국대사는 이날 영국정부의 안보문제에 대한 우려에 대한 질문에 “중국은 영국과 상생협력을 위해 영국을 방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고 원전 투자 협상에 대해서는 “원전 투자 협상은 양국 관계에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중국은 원전 투자 협상안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보냈다.
그러나 중국 전문가들은 영국의 대중국 외교에 회의적이다. 전직 미국 정부 관계자는 이날 F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이를 아첨 외교 사례로 보고 있다”며 “오즈번 재무장관뿐 아니라 캐머런 정부의 모두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머리를 조아리고 있다. 이는 확실히 미래에 영국에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팅엄 대학의 중국 전문가 스티브 트상 교수도 FT에 “장기적으로는 오즈번 재무장관의 접근방식은 소득이 없을 것”이라며 “그는 중국 정부에 더 영국을 존중해달라고 요구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