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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둘로 갈라진 교과서…한국사 국정화 찬반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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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 “국정교과서는 대한민국 수호를 위한 결단”
진보단체 “국정…정권에 의한 ‘역사 왜곡’ 가능한 위험한 교과서”

[시사뉴스 이상미 기자]정부 여당이 사실상 중·고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기로 방침을 정하자 찬반 여론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교육부는 중·고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여부를 다음주 확정 발표할 예정이어서 교과서 국정화를 놓고 둘로 갈라진 여론전은 이번 주말쯤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의 시민사회단체는 좌편향 오류가 있는 현행 검정교과서의 폐해가 심각하기 때문에 정부 주도의 통일된 교과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자라나는 미래 세대에게 '반(反) 대한민국 사관'이 아닌 긍정적인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진보 성향 단체들은 정부 여당의 국정화 방침에 대해 '친일·독재를 정당화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한다. 획일화된 국정교과서가 나올 경우 학생들의 사고가 정형화될 뿐만 아니라 정부에 의한 역사 왜곡이 가능하기 때문에 오히려 위험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시민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주무부서인 교육부가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정권의 성향에 따라 교과서 체제가 다시 바뀌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보수단체 “국정교과서는 대한민국 수호를 위한 결단”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 역사교과서대책범국민운동본부, 교육바로세우기국민운동, 선진화시민행동 등 보수 성향의 단체들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근대사를 폄훼한 좌편향 역사 교과서로 우리 아이들이 공부하고 있다"며 "정부는 국사교과서 국정화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 여당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전환 방침에 대해 '좌익 세력으로부터 대한민국 교육을 지키기 위한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좌편향 교과서가 미래세대의 국가정체성에 혼란을 줄 뿐만 아니라 이념 갈등을 유발하기 때문에 통일된 국정교과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들이 발표한 성명서에는 정원식 전 국무총리와 노재봉 전 국무총리, 윤형섭 전 교육부장관, 최열곤 전 서울교육감 등 500명의 교육계 원로들이 이름을 올렸다. 서채원 선진화시민행동 기획조정실장은 “국정교과서를 지지하는 3만여명의 시민 서명도 받았다”며 “대체적인 여론은 제대로 된 하나의 통일된 국정교과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단체 “국정…정권에 의한 '역사 왜곡' 가능한 위험한 교과서”

반면 전국 466개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전날 정부서울청사와 정부세종청사 앞을 비롯한 전국 10개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국정교과서는 교과서의 집필과 편찬은 물론 수정과 개편까지 교육부의 뜻대로 하는 독점적인 교과서로서, 정권이 원하면 얼마든지 역사를 왜곡할 수 있고 정권의 요구에 따라 교과서 서술이 바뀔 수 있는 위험한 교과서”라며 “친일·독재세력이 자신에게 불리한 과거를 비틀어 미래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교과서 국정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국정교과서는 특정한 이념을 일방적으로 주입하기 위한 도구가 될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역사 교육 지침”이라며 ‘정부는 역사 교육을 통제하려는 모든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정부가 반대 여론과 헌법정신을 무시하고 국정화를 강행한다면 엄청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시민 반응도 엇갈려…“정권 바뀌면 다시 달라질 것”우려

보수·진보 진영 간 '교과서 전쟁'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회사원 김모(52)씨는“정부가 마음대로 교과서를 뜯어 고치겠다는 게 아니라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겠다는 것 아니냐”며 “부정적인 역사 인식을 긍정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인데 왜 그렇게 반대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박정준(28)씨는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역사적 사실을 객관적으로 서술하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인 것으로 안다”며“교과서 집필진을 공정한 절차를 거쳐 뽑는다면 나쁠 게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반면 중학교 2학년과 초등학교 3학년 두 아이를 둔 주부 김희영(39·여)씨는“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라며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 역시 '하나'로 통일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이들에게 한 가지 역사를 가르치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아이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역사적 해석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종로구에 사는 회사원 박모(35)씨는 “정부가 좌편향 교과서를 문제 삼으면서 오히려 획일화된 교육 정책을 펴고 있다”며“이번에 국정교과서로 결정된다고 해도 정권이 바뀌면 그 입맛에 따라 다시 교과서 체제가 바뀔 것으로 본다”고 우려했다.

주무부처인 교육부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최모(30)씨는“역사교과서는 교육 정책에서 중요한 부분인데 정치적인 문제로 변질된 것 같다”며 “교육부가 전문성을 바탕으로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데 아무런 목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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