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일본 정보기관이 중국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일본인 남성 2명에 중국과 북한의 동정에 관한 정보를 수집해달라고 의뢰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교도통신이 3일 보도했다.
통신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공안조사청이 탈북자 1명을 포함한 이들에게 관련 정보를 모아주도록 부탁한 것으로 전했다.
중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당국에 의해 신병을 구속당한 두 명도 진술과정에서 일본 공안조사청의 의뢰를 받아 활동을 했다는 사실을 내비쳤다고 한다.
앞서 지난달 30일 중국 정부는 스파이 활동을 펼친 용의로 일본인 2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에선 간첩죄의 경우 사형을 선고할 정도로 엄중히 처벌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당일 기자회견에서 스파이를 중국에 보냈냐는 질의에 "우리나라는 그 같은 짓을 절대로 하지 않는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교도의 보도에 공안조사청은 "답변할 입장이 아니다"라며 확인을 거부했다.
일본인 2명이 실제로 공안조사청의 지시에 따라 중국에서 정보수집 활동을 한 것으로 드러나면 외교 갈등으로 비화, 최근 개선 조짐을 보이던 중일 관계에 재차 찬물을 끼얹을 전망이다.
한편 산케이신문은 탈북자로 알려진 일본인 구속자가 기구한 인생을 살아왔다고 3일 소개했다.
북한에 접경한 랴오닝성 단둥(丹東)에서 지난 5월 붙잡힌 그는 가나가와(神奈川)현에 거주했으며 50대다.
재일동포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인 1960년대 북송선을 탔다고 한다.
북한 동부에서 군 선전부대의 간부를 지내는 등 비교적 혜택 받은 생활을 했다. 아버지가 김일성 주석의 기념사업에 연관한 사고로 숨지면서 '노동영웅' 칭호를 받은 덕분이었다.
그러다가 200만명 이상이 굶어죽었다는 1990년대 후반에는 상황이 변해 끼니를 잇기 힘들 정도로 어려워졌다.
여기에 어머니가 "죽기 전에 일본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소원하면서 민간단체의 도움으로 탈북을 결행했다.
2000년대 초부터 가나가와에서 살면서 일본 국적도 취득했다. 처음에는 일본어를 거의 못했지만, 각고의 노력 끝에 서비스업에 종사하면서 자활했다.
주변 사람들은 그에 대해 "진지하고 스마트"하고 도움을 고맙게 생각하는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다만 북한에 남은 여동생들을 걱정해 몇 년 전부터 중국 국경도시를 수시로 찾았다. 북한 사정에 밝아 일본 언론 관계자에 정보를 제공한 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