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5년 만에 미국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수감 중에 고문과 가혹 행위를 당했다고 폭로한 중국 인권변호사 가오즈성(高智晟 ·51)이 다시 당국에 끌려가 종적이 묘연해졌다.
미국에 있는 인권단체 대중국원조협회(China Aid)의 푸시추(傅希秋) 회장은 25일 트위터를 통해 가오즈성이 전날 오후 1시 산시(陝西)성 본가에서 공안에 연행된 후 행방불명 상태라고 밝혔다.
푸 회장은 믿을만한 소식통의 전언이라며 가오즈성이 AP와 단독 회견하고서 10여 시간 후 여러 명의 공안이 집에 몰려와 수색한 다음 그를 강제로 끌고갔다고 전했다.
앞서 가오즈성은 푸 회장에게 여러 가지로 마음의 준비를 했다고 말해, 언제라도 당국의 체포 등 탄압을 받을 수 있음을 예고했다고 한다.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라진 가오즈성이 행방을 놓고 중국의 인권문제가 재차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가오즈성은 2006년 국가정권 전복선동죄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판결을 받으면서 실형을 면했다.
하지만 가오즈성이 2010년 AP의 인터뷰에 응해 자신이 과거 고문을 당한 사실을 토로한 직후 자취를 감췄다가 다음해 12월 집행유예 취소와 함께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교도소에 수감됐다.
작년 8월 출소하고서 외부에 얼굴을 내밀지 않아온 가오즈성은 23일 다시 AP와 회견에서 수감 중 얼굴을 전기봉으로 얻어맞고, 8㎡의 좁은 독방에 갇혀 공산주의 선전방송을 스피커로 68주간 들어야 했다고 토로했다.
그렇지만 가오즈성은 어떤 고난이 닥쳐도 5년 전 미국으로 건너간 아내 겅허(耿和), 자녀와는 떨어져서 중국에 남아있는 것이 '하늘이 주신 사명'이라며 계속 인권활동에 매진할 결의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