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세계적 독일 자동차 폭스바겐이 배기가스 배출과 관련해 미국 당국을 기만한 사기극의 파문이 폭스바겐 주식이 폭락하고 독일산업의 신용도를 흔들 만큼 일파만파 커지는 가운데 막상 이 사기극을 증명한 당사자들은 파문이 이처럼 커질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 사기극을 증명한 차량 실험에 참여했던 유럽 비영리단체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 소속 차량 전문 환경운동가 피터 모크와 존 저맨은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독일 자동차 산업에 엄청난 위기를 촉발할 의도는 없었다며 지난 2014년 초 미국 차량 배기가스 시험을 시작했을 때 단지 유럽 당국에 청정한 디젤 차량 생산이 가능한지를 증명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미국 차량이 유럽보다 엄격한 미국의 차량 대기 오염 검사를 쉽게 통과해 미국은 겉에서 보기에는 더러운 연료에 대한 난제를 해결한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이들은 웨스트 버지니아대학교 산하 대체연료 엔진 및 배출가스 연구소가 실시하는 시험을 돕기 위해 지원했고 가스배출제어 기술이 차량 성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샌디에이고에서 시애틀까지 약 2000㎞가 넘는 거리에서 차량을 운행하는 시험을 하기로 했다
이들은 이 시험의 결과가 나오자 폭스바겐 차량이 실험실 시험에도 법적한도치보다 35배가 넘는 배기가스를 배출한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결국 우연히 엄청난 자동차 업계 파문의 단초를 발견하게 됐다.
즉 폭스바겐은 청정한 차령을 생산한다는 주장과 달리 체계적으로 검사를 받을 때 가스 배출 제어장치가 작동하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오염 시험 결과를 조작한 것이다.
저맨은 이날 텔레그래프에 "배기량을 보고 놀랐다"며 "청정한 차량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이는 충격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른 국가에서 이런 일이 있는지 다른 자동차 조사도 이렇게 하는지 의문을 제기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당시 캘리포니아 대기 자원위원회(CARB)와 미국환경보호국(EPA)에 이를 보고했고 미국 당국은 같은 해 5월 이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웨스트 버지니아대학교 산하 대체연료 엔진 및 배출가스 연구소의 소장인 다니엘 카더도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폭스바겐이 미국에서 배출가스를 조작했을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기한 인물이라는 타이틀을 부담스러워하면서 “자신이 마치 벌집을 쑤셔 놓은 것처럼 됐다"고 밝혔다.
그는 로이터 통신에 "당시 검사 결과를 학술 포럼에서도 공개했고 실제 폭스바겐으로부터 문의를 받기도 했었다"며 이 같은 검사 결과를 ICCT에 전달한 지 1년도 넘은 지금에서야 주목받는 것에 오히려 의아해 했다.
웨스트버지니아대학에서 15년 전 처음을 도로에서의 차량 배기가스 분출을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었다.
당시 연구에도 참여했던 카더 소장은 이번 파문의 단초를 제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에 대해 자신의 연구진이 폭스바겐 차량이 검사가 잘못된 것이 아니고 실제로 많은 배기가스를 방출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특별히 흥분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검사에서 개별 차량의 합격과 불합격이 우리에게 동기 부여가 되지는 않는다”며 “확실히 환경을 오염시키는 가스를 마구 내뿜는 차량을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