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그리스가 20일 오전 6시(한국시간 오후 1시) 조기총선을 실시한다. 오후 6시(한국시간 21일 오전 1시)까지 12시간 동안 이어지는 이번 조기총선은 지난 1월의 총선과 7월 구제금융에 대한 찬반을 묻은 국민투표에 이어 8개월 새 3번째로 치러지는 전국적 투표이다. 그리스는 그동안 은행 폐쇄와 자본 통제 등 극심한 경제적 곤경을 겪어야만 했다.
18일까지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반겔리스 마이마라키스가 이끄는 중도우파 성향의 신민당이나 알렉시스 치프라스 전 총리의 급진좌파 시리자당 모두 300석 의회에서 과반 의석에 훨씬 못미치는 의석을 얻는데 그칠 것으로 나타나 연정 구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번 총선은 지난 1월의 총선이나 7월의 국민투표와는 달리 구제금융에 대한 지지 여부나 긴축정책 실시 여부가 쟁점은 아니다. 신민당이나 시리자당은 물론 다른 정당들 역시 국제채권단으로부터 860억 유로에 달하는 구제금융을 지원받기로 한 합의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 세금 인상 등 긴축정책에 지지를 표명했다. 다만 연금 삭감과 노동 개혁 등을 둘러싼 세부적 이행 방안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을 뿐이다.
총선 결과는 21일 오전(한국시간 21일 오후)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체 유권자들 가운데 900만 명이 넘는 유권자들이 어디에 투표할 것인지 결정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져 투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가장 큰 관심은 누가 연정 구성을 주도할 것이냐는 점이다. 현재로서는 마이마라키스의 신민당이 연정 구성을 주도할 가능성이 가장 커 보인다. 신민당과 시리자당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박빙의 경쟁을 계속해 왔다. 하지만 두 정당 모두 과반 의석에 훨씬 못미칠 것이 확실시되믄 상황에서 신민당은 중도좌파 성향의 그리스사회주의당(PASOK)와 중도우파 성향 포타미(江)당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반면 시리자당은 총선에서 승리한다 해도 연정 구성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그리스의 그리스가 그동안의 경제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여부는 얼마나 안정적인 연정을 구성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연정 구성 못지 않게 곤경에 처한 현 그리스 경제를 위기로부터 찰출시킬 수 있는 능력과 추진력을 모두 갖춘 인재를 발탁할 수 있을 것인지 역시 향후 그리스의 향배를 결정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치프라스 전 총리는 내각 구성에 있어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은데 실패했었다.
모두 9개의 정당들이 참여한 이번 그리스 총선에서 신나치주의를 따르는 극우 황금새벽당이 신민당과 시리자에 이어 3위로 부상하면서 황금새벽당이 얼마만큼의 의석을 얻을 것인지도 이번 그리스 총선의 관심거리이다.
25%에 이르는 극심한 실업률과 아직도 은행 등 금융시스템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 등 경제적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그리스는 총선 후 몇 개월의 짧은 시간 안에 내년 예산안 및 연금체계 개혁, 사회안전기금 통합과 송전망 민영화 등 어려운 과제들을 해결해야만 한다.
이번 총선은 부활을 꿈꾸는 그리스인들에게 부활을 위한 기회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결코 놓쳐서는 안 될 기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