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헝가리의 국경 폐쇄로 난민들이 크로아티아로 몰리는 상황에서 크로아티아의 주변국인 오스트리아와 슬로베니아는 긴급 난민 대책을 17일(현지시간) 촉구했다.
베르너 파이만 오스트리아 총리는 슬로베니아의 미로 세라르 총리와 회담을 가진 뒤 "우리는 시험대에 놓였다"고 슬로베니아 국영 STA 통신이 전했다.
파이만 총리는 "이번에 우리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문제를 다른 사람의 어깨에 옮기려는 것을 유럽은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반드시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슬로베니아 당국은 크로아티아로부터 200명 이상의 난민이 국제 열차편으로 도착했다고 밝혔다.
슬로베니아 정부는 지난 이틀 동안 주변국인 크로아티아에 9000명 이상의 난민이 도착한 후 난민 유입에 대비해오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크로아티아에 도착한 난민 수가 17일 현재까지 1만1000여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슬로베니아 적십자는 며칠 후에 크로아티아로부터 난민 5000명이 입경할 것으로 예상하고 더 많은 원조를 호소했다.
크로아티아의 일부 난민은 슬로베니아 국경을 향해 직접 도보로 30㎞를 걸어가기도 하며, 대부분의 이민자는 오스트리아와 헝가리를 향해 더 가고 싶어한다.
한편 헝가리 경찰이 세르비아에서 불법 월경하려는 난민들에 대해 최루가스와 후추 스프레이, 물대포를 사용한 뒤 양국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페테르 시야르토 헝가리 외무장관이 18일 세르비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세르비아 외무부는 시야르토 장관이 세르비아 외무장관과 내무장관을 만날 예정이며 양국 장관들은 회동을 마친 뒤 합동 기자 회견을 갖는다고 밝혔다.
앞서 헝가리가 공권력을 동원해 세르비아에서 입경하려는 난민들을 강제 진압하자 세르비아는 헝가리 정부를 비판한 바 있다.
헝가리가 세르비아와 긴장 해소에 나선 가운데 루마니아는 이주민 억제를 위해 자국 접경지역에 70㎞ 길이의 울타리를 설치하기로 한 헝가리의 결정에 항의했다.
루마니아 정부는 헝가리 외무장관이 구체적인 울타리 길이를 발표하자 성명을 내고 "울타리 설치 계획은 유럽연합의 규범을 준수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헝가리는 이미 세르비아 접경에 철조망 울타리를 설치했으며 주변국인 크로아티아에도 같은 방식으로 울타리를 설치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