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방북 일정에 나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장이 남북 축구 교류에 대한 은근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정 회장은 오는 18일 북한 평양에서 열리는 제46회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집행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협회 간부들과 함께 17일 낮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취재진과 만난 정 회장은 "평양에서 처음으로 동아시아연맹 집행위원회가 있어 참석차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집행위는 지난달 중국 우한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을 점검하는 자리다. 집행위가 북한에서 개최되는 것은 처음이다.
정 회장은 EAFF 부회장 겸 집행위원 자격으로 참석한다. 지난 16일 정부가 방북을 승인하면서 이날 중국 베이징으로 넘어간 뒤 18일 평양으로 들어간다.
한국 축구계의 수장이 직접 북한을 찾으면서 남북 축구교류의 물꼬가 트일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2005년 이후 명맥이 끊긴 통일축구가 재개될 수 있을지가 큰 관심사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이번 방북 목적은 동아시아연맹 집행위원회이기에 주로 연맹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올 것 같다. 그 외에는 평양과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기에 가 봐야 알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얼마든지 (축구교류에 대해)논의해 볼 수는 있다. 추가적으로 북측과의 축구교류도 자연스레 이야기할 기회가 있지 않는가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남과 북의 축구교류는 얼마든지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대표팀과 유소년의 교류가 많으면 많을수록 양측의 축구 기술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방북은 최근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를 예고하고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해 남북관계의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뤄졌다.
축구교류가 성사된다면 남북 관계가 또 다른 변화를 맞을 수 있는 상황이어서 정 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정 회장은 오는 21일 베이징을 거쳐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