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헝가리 경찰을 피해 달아나다가 여성 카메라 기자가 고의를 발을 거는 바람에 아들을 안고 넘어져 세계적인 안타까움을 불러일으켰던 시리아 축구감독 출신 난민이 스페인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됐다.
시리아 출신 오사마 압둘 모센과 그의 두 아들은 17일(현지시간) 오전 스페인 마드리드에 도착했다.
전날 독일에서 출발해 20여 시간의 기차여행을 마치고 마드리드에 도착한 모센은 수십명의 취재진에 서툰 영어로 "모든 사람에게 감사하고, 이 기회는 내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헝가리 카메라기자 사건이 전세계에 알려지면서 스페인 국립 축구코치트레이닝센터(CENAFE)는 모센이 시리아 1부팀의 감독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에게 취직의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모센은 CENAFE의 지원으로 중부도시 헤타페 외곽의 교육시설에서 일하게 됐고, 인근 숙소에서 살게 됐다.
CENAFE는 또 아직 터키의 난민캠프에 남아있는 모센의 아내와 다른 2명의 자녀도 다음 주 스페인에 데려올 계획이다.
헤타페 시당국도 이들 가족이 합법적인 체류 자격을 얻도록 전격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현지에 정착을 위해 모센과 그의 가족은 스페인어 공부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미구엘 갈란 CENAFE 센터장은 "우리는 모센의 사례가 유럽 난민 해결에 모범적인 사례가 될 것을 희망한다"면서 "우리는 난민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모센 가족은 시리아 내전과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박해로부터 도망쳐 난민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센은 지난 8일 헝가리 뢰츠케 인근 난민수용소에서 7살 난 작은 아들 자이드를 안고 경찰을 피해 달아나다가 헝가리 N1TV의 여성 카메라 기자 페트라 라슬로의 발길질에 넘어졌다.
라슬로는 다른 난민 아이를 폭행하는 장면도 공개돼 전 세계인의 분노를 산 끝에 해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