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그리스 정부는 4일(현지시간) 여당 내 반대 의견 때문에 조기총선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인정했다.
그리스의 좌파 정부는 구제금융 채권단에 의해 요구받는 새로운 긴축 정책에 대한 의회 승인을 야당의 지지에 의존하고 있다.
올가 게로바실리 그리스 정부 대변인은 이날 현지 민영 스카이 TV에 출연해 "정부는 국민 화합정부를 구성하지 않고 조기총선을 구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국가는 강력한 정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해결책이 발견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증시가 5주 만에 재개된 가운데 개장 둘째날인 4일 종합주가지수는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1.2% 하락했다.
대부분 주가는 상승했지만 은행주는 장중 한때 등락 한도인 30%까지 폭락하면서 이날도 하락세를 지속했다. 앞서 그리스 종합주가지수는 재개장 첫날인 3일 사상 최대 낙폭인 16.2% 급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그리스 경제는 정부가 은행의 붕괴를 막기 위해 지난 6월29일 자본통제 조치를 부과해 현금 인출 및 송금 제한에 따른 충격으로 비틀거리고 있다.
그리스는 새 구제금융 협상과 정부의 안정성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유럽 주식시장은 그리스 증시 폭락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를 두고 피에르 카를로 파도안 이탈리아 재무장관은 "이례적인 상황에서 정상적인 시장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솔직히 걱정하지 않는다"며 "수치를 보면 깊은 경기침체로 주식시장이 폐쇄된 후에 거의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리스의 정치 전망도 불투명하다.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의 2인자이자 대표적인 반대파로 알려진 파나기오티스 라파자니스 전 에너지부 장관은 동료 의원들에게 구제금융안이 의회에 제출되면 반대표를 던질 것을 설득하고 있다.
라파자니스는 이날 현지 라디오 방송 '리얼FM'에 출연해 "나는 새 구제금융안에 대해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며 "새 구제금융안은 국가를 계속 파괴하고 국민들에게 상처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시리자 의원들은 세 번째 구제금융안에 서명하는 정부를 막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반드시 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런 가운데 유클리드 차칼로토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4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와 함께 구제금융 협상을 논의하기 위해 새로 회담을 가졌다.
게로바실리 대변인은 "정부는 8월18일까지 협상 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번 주에 합의문 초안을 작성하는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는 이달 20일까지 ECB에 30억 유로 이상의 채무를 상환해야 한다. 그리스 정부는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피하기 위해 협상을 통해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통한 자금을 지원받거나 채권단으로부터 임시 대출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