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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 살인사건 (제1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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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종업원에게 안내되어 요정 한정원의 안방을 차지하게 됐다. 어디선가 가야금 소리가 들려왔다. 왜 방용철의 호주머니에 이런 한식 요정의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가 있었을까?
“여자를 불러 드릴까요?”
나비 넥타이를 맨 보이가 장짓문을 열고 공손하게 말했다.
“아니 괜찮아. 그보다도 이리 좀 들어와.”
우형빈이 보이를 불러들였다.
“왜 그러십니까?”
“자, 우선 잔 받아.”
우형빈이 잔을 내밀자 보이는 극구 사양했다.
“이 집 주인이 누군가?”
“주인요? 그건 왜 물으십니까?”
갑자기 보이는 경계하는 눈초리로 여자도 부르지 않는 이상한 두 손님을 번갈아 쳐다봤다.
“우린 이상한 사람 아니니까 안심하라구. 이 집 주인이 여자라는 것도 알고 있어. 서향숙이라고...”
“그걸 어떻게 아십니까?”
보이는 눈이 둥그래졌다.
“다 아는 수가 있지. 서마담의 본명이 혹시 유명한 디자이너 서정숙이 아니야?”
우형빈은 단정적으로 보이를 찔렀다. 지욱도 기실 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서향숙이 서정숙이라고는 전혀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말씀대로입니다. 디자이너 서정숙씨가 이집 주인이십니다.”
보이는 이렇게 말하고 물러갔다.
“어떤가, 내 직감이?”
“역시 그랬었군.”
그렇다면 이집 역시 지욱의 부친이 마련해 준 것일까? 그렇다면 방용철은 이집 단골 손님이었단 말인가? 아니면 방용철과 서정숙은 어떤 연결이 있었던 것일까?
지욱의 머리에 의상실 <디쉐네> 앞에서 안을 들여다보던 방용철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또 이 요정 안방에 왜 비서실장 주강호가 앉아 있었던 것일까?
이튿날, 지욱은 출근하자마자 회장실로 향했다.
“안녕하십니까?”
주강호가 허리를 굽히며 지욱에게 인사했다.
“아버님 계신가요?”
“아직 안 나오셨는데요. 관절염이 도지신다고 황내과로 가셨습니다.”
“황내과?”
“네.”
지욱은 회장실로 들어갔다. 주비서도 따라 들어왔다.
“실장님, 뭐 마실 거라도 가져오게 할까요?”
“그보다도 주비서, 어제 저녁 6시경에 어디 있었어요?”
순간 주강호는 약간 당황하는 기색이었다.
“6시경이면... 아, 회장님 심부름으로 코스모스 백화점에 갔었습니다.”
“백화점엔 왜요?”
“외국 바이어 부인에게 선물할 게 있다고 하셔서 여자용 장신구 몇 점 사왔습니다.”
“그래요?”
지욱은 쏘듯이 주강호를 바라봤다. 주강호의 눈빛이 조금 흔들렸다.
“주비서, 묵정동에 있는 한정원 잘 알아요?”
“네?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습니다.”
분명히 주강호는 시치미를 떼고 있었다. 그러나 목소리만 듣고 주강호가 한정원에 있었다는 것은 지나친 단정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지욱은 질문의 방향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서마담은 알죠?”
“서마담요?”
“내가 모르는 줄 알아요? 아버님이 디자이너 서정숙이란 여자하고 관계가 있다는 걸 알고 있어요.”
주강호는 그 말을 듣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는 간신히 입을 열었다.
“사실은... 회장님의 비밀에 관한 건이라...”
“이봐 주비서, 어머니 없이 십 년을 살았어요. 아버님도 연세는 많으시지만 왜 여자를 모르시겠어요? 내가 탓하는 건 비서인 당신이 무조건 숨기려고만 들기 때문이에요.”
“죄송합니다.”
“주비서도 아다시피 아내가 실종된 것도 서마담하고 관계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주강호는 손을 비볐다.
“백사장이 살해된 것도, 아내가 실종된 것도 다 연결이 있는 사건이오. 아직 확증은 없지만...”
“사실은 회장님께서도 알아보시고 계십니다:
“알아요. 흥신소를 움직인다는 것도... 그런 건 소용없을 거요. 이 사건은 단순한 살인사건이 아니에요. 뭔가 조직이 있어요.”
조직이란 말에 주강호도 좀 긴장하는 눈치였다.
바로 그 시각 황내과에서는 김상필 회장이 특실에 입원하고 있었다. 또 관절염이 도진 모양이었다. 황박사가 진찰하고 물러가자 김회장은 침대에 누워 태양빛에 이글거리는 창밖을 멍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노크 소리가 났다.
“누구시오?”
도어가 열리며 몸에 착 달라붙은 원피스 차림의 서정숙이 들어섰다.
“언제 여기 오셨어요?”
서정숙은 침대 머리맡에 걸터앉았다.
“웬일이야?”
“댁을 놔두고 왜 여기 와서 누워 계세요?”
“그냥 누워 있는 거야. 골치아픈 일이 겹쳐 놔서...”
“다리는 괜찮으세요?”
서정숙은 손을 뻗쳐 김회장의 무릎을 만졌다.
“재발은 아니라는군.”
“다행이군요.”
“일은 잘 돼 가나? 가게는 어때?”
“그저 그렇죠. 그보다도 아드님이 우리 사일 눈치챘나 봐요.”
“알고 있어.”
“그래도 괜찮다는 건가요?”
“괜찮다는 게 아니라, 그 녀석은 지금 자네 같은 일에 신경쓸 여유가 없어.”
“며느님이 실종됐다죠?”
“아니, 그건 어떻게 알아?”
김회장은 놀란듯이 상체를 일으켰다.
“호호, 그걸 몰라서야 서정숙이라고 할 수 있나요?”
“주비서가 발설한 게로군.”
“아니예요.”
“그럼 누구야?”
“우형사예요. 시경 정보과 형사 말예요. 아드님 친구분 되신다구요.”
“그 사람이 왜 자네한테 그런 얘길 해?”
“요즘 매일 가게로 찾아오는 걸요. 제가 수상하다나요. 참 기가 막혀서.”
“그 녀석 미친놈이군.
“그러나 저러나 걱정 아니예요? 자부님은 어디 갔을까요?”
“나도 그것 땜에 요즘 잠이 다 안올 지경이야. 아들녀석 하나 있다는 게 그 모야이니... 결혼한지 이제 겨우 한 달이야. 그 녀석 왜 안 미치겠어.”
“그럼요. 한참 신혼재밀 느낄 시기인데...”
“자넨 너무 걱정 말라고. 그 우형사란 녀석 자네한텐 못가게 못을 박아 놓을 테니...”
그때 노크소리가 났다, 간호사가 들어섰다.
“사모님. 전화예요.”
“알았어. 다녀 올게요.”
서정숙은 간호사를 따라 병실을 나갔다. 서정숙은 아래층으로 내려와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건 건 한정원의 지배인이었다.
“사모님 여기 묵정동입니다.”
“아니, 어떻게 알고 여기 전화했지?”
(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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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자산이 사회적 불균형을 어떻게 강화하고 있는가?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ESG 공간자산 경제학’을 펴냈다. 박운선 저자의 ‘ESG 공간자산 경제학’은 공간의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그 안에 숨어 있는 불평등의 구조와 이를 해소하기 위한 실천 전략을 집약한 책이다. 저자는 토지·건물·도시·기후·금융 등 다양한 공간자산이 사회적 불균형을 어떻게 강화하고 있는지를 치밀하게 분석하며, 이를 ESG 원칙에 기반한 정책과 기술로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를 통합적으로 제시한다. 특히 ‘공간의 경계를 허물자’는 책의 핵심 메시지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실제 정책·기술·거버넌스 전략으로 구체화돼 있다. 공공자산의 공정한 배분, AI 기반 공간분석, 디지털 금융포용, 민관학 협력 플랫폼, 그리고 포용적 도시계획 등 다양한 해법이 단계적으로 담겨 있다. 이 책은 학계, 정책실무자, 기업, 시민 모두가 ESG 관점에서 공간자산을 새롭게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경제학적 안내서다. 자산 격차, 도시 불평등, 세대 간 부의 대물림 문제 등 우리 사회의 핵심 난제에 정면으로 다가간다. 경제학박사며 부동산경제학박사(국내 1호)인 박운선 저자는 경제학과 부동산경제학을 전공하고 다양한 정책 연구 및 자문 활동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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