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미 대선을 앞두고 잠룡들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행보는 유독 소란스럽다.
트럼프는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이메일 개인 계정을 사용한 것에 대해 "범죄"라고 26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제이크 태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못박았다.
또 클린턴의 행동에 대해 "퍼트레이어스보다 죄질이 나쁘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전 국장은 이라크 주둔 사령관 역임 시절 불안정하던 이라크 상황을 잘 수습해내 '전쟁 영웅'으로 평가받았으나, 불륜 스캔들이 난 내연녀와 기밀 정보를 공유한 혐의로 재판에 선 바 있다.
트럼프는 이어서 "퍼트레이어스는 불명예로 기록됐다…그러나 퍼트레이어스의 행동은 힐러리의 행동보다 나쁘지 않다. 힐러리는 계정을 삭제했으나 퍼트레이어스는 삭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뉴욕 타임스는 23일 클린턴 전 장관이 장관 시절 사용한 개인 이메일을 감찰한 결과 기밀 정보로 취급할 수 있는 수백 건의 메시지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맞서 클린턴은 25일 아이오와에서 장관 시절 이메일 개인 계정을 이용해 기밀 정보를 보내거나 받은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트럼프는 민주당 후보뿐 아니라 공화당 내 경쟁 상대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위스콘신주의 주지사로 있는 스콧 워커에 대해 "위스콘신주는 돈이 없어서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위스콘신주를 "경제적, 재정적 관점에서 재앙"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막말 퍼레이드에도 불구, 26일 CNN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예비 대선 후보 중 지지율이 18%로 가장 높다. 이어서 젭 부시가 15%, 스콧 워커가 1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그는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움직임이 생겼다. 아무 것도 이뤄내지 못하는 워싱턴의 무능한 정치인에 대중들은 지쳤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또 다른 대선 후보인 린제이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트럼프를 "미국 정치의 어두운 면에 호소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앞서 트럼프는 클린턴과 클린턴재단에 기부했을 정도로 클린턴과 가까운 사이였다. 또 클린턴은 트럼프의 세 번째 결혼식에 참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