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고토리의 별'이 미국 땅에 영원히 새겨진다.
한국전쟁사상 최악의 겨울 전투로 기록되는 장진호 전투를 기리는 기념비가 기공식을 갖는다.
장진호 기념비 추진위원회(위원장 브루스 우드워드)는 한국전쟁 정전 62주년인 27일 버지니아 콴티코시의 미해병대박물관에서 고토리의 별 장식을 세우는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해병대 이등병으로 6·25전쟁에 참전한 스티븐 옴스테드 장군과 리차드 캐리 장군, 장진호 전투생존자 등 미 참전용사들이 함께 하며, 한국에서는 국가보훈처 최완근 차장이 참석한다.
장진호 전투는 1950년 11월26일부터 12월11일까지, 17일간 영하 30도의 혹한 속에서 미 제1해병사단 1만5천명이 중공군 7개 사단 12만명의 포위망을 뚫은 대격전을 말한다. 이 전투로 미군은 1만5천명 중 4500명이 전사하고 7500명이 부상을 입었으나 흥남철수를 성공적으로 수행, 10만명의 양민을 무사히 피난시킬 수 있었다.
8각 모양의 2m 높이로 건립되는 기념비엔 특별한 별 장식이 달려 있다. 바로 '고도리의 별(Star of Kodori)'이다. 미 해병대원에게 '기적의 별'로 통하는 고도리의 별은 장진군 고토리(古土里)에서 숫자가 10배나 많은 중공군에 둘러싸인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밝은 별이 뜨면서 포위망을 극적으로 뚫은 것을 기념한 것이다.
리차드 케리 장군은 "그날 밤은 섭씨 영하 30도로 엄청난 강추위가 몰아쳤고 눈보라로 공수작전이 어려웠다. 군인들이 기도하며 맑은 날씨를 기원했는데 거짓말처럼 하늘이 열리며 큰 별이 빛나는 게 아닌가. 하늘의 응답이라 여긴 해병대원들은 용기백배하여 중공군의 포위망을 뚫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뉴시스 2014년 6월23일 '고도리의 별‘ 기사 참조>
1950년 11월27일 장진호 주변에 포진한 미 제1 해병사단은 인해전술로 밀고 내려온 12만 여 명의 중공군에게 포위되어 있었다. 낮에는 영하 20도 밤에는 영하 30도의 혹한에서 전투를 거듭한 제1 해병사단은 25마일(40㎞)의 빙판길을 헤치고 장진호 주변의 고토리라는 작은 마을에 진입할 수 있었다.
11월30일 오후부터 살을 에이는 듯한 강추위와 함께 몰아친 눈보라는 밤이 되도록 그칠 줄을 몰랐다. 도저히 포위망을 뚫을 수 없을 것 같았을 때, 갑자기 눈보라가 멈추고 하늘이 열렸다. 그리고 영롱한 별이 빛나기 시작했다.
해병대원들은 감격의 함성을 질렀고 여기저기서 기도가 울려 퍼졌다. 하늘이 개이면서 공군 전폭기들이 날아와 해병 1사단을 엄호했고 마침내 포위망을 뚫을 수 있었다. 이 전투로 중공군의 남하를 지연시켜 군인 10만 명, 민간인 10만 명의 역사적인 '흥남 철수'가 이뤄질 수 있었다.
장진호 전투 기념비는 미국에서 민간 성금모금 등을 통해 30만 달러를 확보했으며, 국가보훈처(처장 박승춘)가 총 3억원의 예산을 지원, 내년 완공될 예정이다.
장진호기념비 추진위원회는 "고토리의 별은 장진호 전투에서 희생된 미국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한국전 참전 용사들은 물론 동포사회의 자긍심을 고취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