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최근 잇단 막말과 기행으로 미국 대선판을 뜨겁게 달구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의 좌충우돌이 끊이질 않는다.
미국 폭스 뉴스는 23일(현지시간) 트럼프가 공화당이 아닌 제3당 후보 출마 가능성을 공개 거론해 논란을 불렀다고 전했다.
미국 의회 전문지 더 힐(The Hill)에 따르면 트럼프는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제3당 후보 출마 가능성을 묻는 말에 "만약 내가 공화당 경선에서 질 경우 그렇게 할 것을 많은 사람이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특히 "공화당이 나를 어떻게 대하는지 좀 지켜봐야 한다"면서 "만약 그들이 불공정하다면 당연히 그것은 (제3당 출마의) 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경선에 지더라도 무소속이나 제3당 후보로는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기존의 입장과 확연히 다른 것이다.
트럼프의 이 같은 '위협'은 공화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의 표출로 보인다.
트럼프는 "공화당 전국위는 내가 기부를 할 때는 항상 나를 지지해 왔다"면서 "(그러나 최근) 그들은 나를 지지하지 않고 있다. 내 생각에 공화당 전국위는 어리석다"고 비판했다.
폭스 뉴스는 또한 트럼프는 이날 텍사스 주 남부의 멕시코 국경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멕시코 출신 미등록 이주민을 마약상, 강간범으로 지칭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어 이번 방문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장은 최근 트럼프에게 전화를 걸어 그의 멕시코계 이민자 비하 발언이 히스패닉계로부터 표를 얻는 데 도움이 안 된다며 발언 수위를 조절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이날 텍사스 주 남부의 멕시코 국경에서 "나는 히스패닉과 관계가 아주 좋다"며 "중국인, 일본인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히스패닉들에게 나눠주면 히스패닉들이 나를 사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멕시코인들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나는 히스패닉 수천 명을 고용하고 있고 그들은 나를 사랑한다"며 "공항에서도 사람들이 내게 환호성을 보내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한 기자가 "야유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냐"고 되묻자 트럼프는 "그런 사람들은 못 봤다"고 답했다.
멕시코인들을 모욕한 것을 사과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이 되풀이되자 트럼프는 "언론이 내 말을 잘못 이해했기 때문에 멕시코인들이 모욕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국경 방문 중 제3당 출마 가능성에 대해 트럼프는 “공화당 후보로서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고 싶다”고 말하며 “아마 내가 공화당 후보로 뽑힐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는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트럼프는 최근 멕시코 불법 이주자들에 대해 “강간범들”이라고 하는가 하면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은 전쟁영웅이 아니다"라는 조롱성 발언을 해 미국 사회를 뒤흔들었다.
트럼프는 또한 CNN 뉴스쇼 '앤더슨 쿠퍼의 360'에 출연한 뒤 트위터에 "쿠퍼와의 인터뷰는 시간낭비였다"고 비난해 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