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러시아의 전설적인 록스타 빅토르 최(Viktor Tsoi)의 동상이 모스크바에 건립된다.
고려인으로 소련 시절 최고의 록커로 추앙된 빅토르 최가 숨진 지 사반세기가 흘렀지만 그의 인기는 현재진행형으로 계속되고 있다. 아니 갈수록 더 뜨거운 열기가 증폭되고 있다.
22일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roh.com)에 따르면 빅토르 최의 동상은 25주기를 맞는 8월15일 모스크바의 최고 요지에 건립된다. 오토바이에 앉은 형상으로 저명한 조형예술가 알렉세이 블라고베스트노프의 작품이다.
건립 장소는 베르나츠키와 우니베르시테츠키 대로 교차점으로 모스크바에서 가장 좋은 장소로 꼽히는 곳이다. 빅토르 최의 동상은 현재 모스크바 주정부 문화부장관을 맡고 있는 알렉 로쥐노프가 러시아청년위원회 위원장이었던 5년 전 제안,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인 아버지와 우크라이나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빅토르 최는 20세 때인 1982년 '키노(영화)'라는 록그룹을 결성, 본격적으로 활동했다. 1982년 첫 앨범 '45'로 반향을 일으킨 그는 1987년 7집 '혈액형'으로 '키노 마니아‘라는 사회적 신드롬까지 일으키며 소련 젊은이들의 우상으로 자리했다.
유럽에 이어 미국, 일본에까지 진출하며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리던 빅토르 최는 한국 공연도 계획하던 중 1990년 8월15일 레닌그라드로 운전하고 가다가 버스와 충돌하는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고 말았다.
이후 모스크바의 명소 아르바트 거리를 비롯, 레닌그라드와 카잔, 키예프, 타슈켄트, 알마타에 이르기까지 빅토르 최를 기리는 그라피티 벽화가 잇따라 그려졌고 그의 기일엔 수많은 팬들이 이곳에 운집한다.
아르바트 거리 추모의 벽에 가면 그를 사랑하는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노래를 부르며 추억하는 모습을 언제나 볼 수 있다. 이들은 "빅토르 최는 전 국민이 사랑하는 러시아의 록 영웅이다. 그동안 새로운 음악과 스타가 많이 쏟아져 나왔지만, 키노의 음악은 여러 세대의 사람들이 여전히 듣고 있다. 러시아의 록 영웅은 단 한 사람, 빅토르 최다"라고 입을 모은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스크바 사진 박물관에서도 빅토르 최를 만날 수 있다. 빅토르 최와 록그룹 '키노'의 모습을 담은 '소련시대 사진전'이 이곳에서 열리고 있다.
러시아의 유명 사진작가 세르게이 베르멘예프(50)가 2008년 '빅토르 최와 그외 인물들'이라는 제목의 사진전을 열고 같은 제목으로 발간한 사진첩도 눈에 띄었다.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은 모스크바 고등경제대학 나탈리야 김 교수는 "사진첩 제목이 '빅토르 최와 그 외 인물들'이지만 다른 인물들도 현대 러시아 문화 예술의 주역들이다. 이밖에 알 파치노와 샤론 스톤, 루치아노 파바로티 등 세계적인 서방의 스타들도 있는 것을 보면 러시아에서 빅토르 최의 위상이 얼마나 대단하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