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그리스 은행이 20일 영업을 중지한 지 3주만에 문을 다시 여는 등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지만 '악성 디플레이션' 상태에 빠져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칼럼니스트 존 하틀리의 칼럼을 통해 "거시경제 측면에서 그리스 은행이 영업을 재개한 이후 그리스와 유로존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매사추세츠공대(MIT) '빌리언 프라이시즈 프로젝트' 등의 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5월 이후 그리스 실물 경제는 급격히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리스에서의 악성 디플레이션은 25.6%의 높은 실업률과 마이너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뿐 아니라 악화되고 있는 경제활동을 나타내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포브스는 그리스의 악성 디플레이션이 유로존 다른 지역으로 퍼져나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마켓' 거시전략팀장인 마이클 메트칼페는 "그리스 경기침체는 고립돼 있으며, 유로존 다른 지역에서는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며 "고립된 그리스 디플레이션 시나리오는 리먼 브러더스 위기로 2008년 금융시장이 침체된 이후 미국 경제에 디플레이션 압력이 발생한 것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지난 2008년 미국에서의 극심한 디플레이션은 고립돼 있었으며, 영국 등 선진국가에까지 확산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포브스는 경제정책적 관점에서 그리스 은행시스템을 안정화하기 위해 유로화 대신 기존 통화인 드라크마 체제로 돌아갈 수 있다는 불확실성과 반복적인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제거하는 것 말고는 마땅한 방법이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관련, 존 코크래인은 "자본 통제를 부과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사람들이 예금을 인출하려고 했던 것"이라며 "그렉시트가 일어나질 않을 것이란 분명한 메시지가 있었다면 이런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만일 그리스 정부와 유럽 모두 그리스가 디폴트 상태에 있더라도 유로존을 떠나지는 않는다고 했으면, 그리스 예금자들이 공황에 빠지지도 않았을 것이다"고 부연했다.
한편 포브스는 "올해 그리스 은행이 정부의 자본 통제로부터 거시경제학적으로 얼마나 큰 피해를 입었는지를 말하는 것은 아직은 이르다"면서 "그러나 '온라인프라이스'에 따르면, 디플레이션이 이미 그리스에서의 거시경제 차원에서 혼란을 의미하는 신호를 주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