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극단주의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가 이라크, 시리아 및 쿠르드민병대와의 전투에서 염소 등의 화학약품을 넣은 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CNN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CNN은 IS가 자살폭탄과 급조폭발물에 염소 등의 화학물질을 넣기 시작했으며 새 무기 개발에 화학물질을 사용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지난달 IS는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세 차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이를 조사하기 위해 영국 비정부기구 '분쟁군비연구소'(CAR)와 '사한(Sahan)연구소'가 현장에 파견됐다.
IS는 쿠르드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와 전투를 벌이고 있는 시리아 북부 하사카 지역에서 두 차례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IS는 이라크 북부 모술댐에 위치한 쿠르드 자치정부군 부대 근처에도 화학무기가 포함된 120㎜ 박격포를 떨어뜨렸으나 터지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IS의 모술댐 공격이 발생한 지 1주일 후 현장에 파견된 CAR의 조사단은 박격포에서 흘러나온 악취를 풍기는 검누런 액체를 발견했다. "박격포 근처에 이르자 조사단은 두통과 메스꺼움을 호소했다"고 제임스 베번 CAR 이사는 밝혔다. 베번 이사는 "이러한 증상은 염소에 노출됐을 때의 증상과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박격포는 정밀조사를 위해 쿠르드 자치정부군에 보내진 상태다. 쿠르드 자치정부군 고위 관계자는 "박격포에 염소가 포함됐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CNN에 밝혔다. 그는 IS가 쿠르드 자치정부군과의 전투에서 여러 차례 염소를 사용해 왔다고 주장했다.
두 연구소는 또한 시리아 북부인 텔 브라크와 하사카에 떨어진 폭발물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IS의 공격이 이루어진 9일 후 조사단이 텔 브라크에 도착했는데, 조사단은 "그곳은 여전히 화학물질로 덮여 있었으며 메캐한 냄새로 인해 목과 눈이 따가웠다"고 밝혔다. 카미슬리 병원으로 옮겨진 쿠르드 민병대원들은 살충제나 훈증 소독에 사용하는 포스핀 성분의 화학물질인 PH3에 대해 양성반응이 나왔다.
IS의 공격을 받은 하사카의 한 가옥은 화학물질이 포함된 포탄에 폭파됐는데, 폭파 후 흘러나온 화학물질은 짙은 초록색을 띄고 있었다. 포탄을 발사한 지역은 당시 IS가 점령하고 있던 지역으로 하사카로부터 4㎞ 떨어진 지역이다. 조사단은 하사카 지역에 남아 있는 포탄 잔여물에서도 "메캐한 냄새가 났으며 목과 눈이 따가웠다"고 밝혔다.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의 대변인인 말릭 엘라히는 "OPCW는 CAR이 수집한 증거를 아직 보지 못했지만, 화학무기금지협정에 따라 어떠한 화학무기도 사용될 수 없다"고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모술댐과 텔 브라크가 거리상으로 200㎞이상 떨어져 있지만, 비슷한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을 고려할 때 IS사령부가 무기 제조 기술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CNN은 보도했다.
IS는 이라크에서 자살폭탄과 급조폭발물 공격시 염소를 여러 차례 사용했을 것이란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IS가 티크리트를 공격했을 때도 염소를 사용했다는 보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