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호 기자] 프로농구 서울 SK의 문경은(44) 감독이 전창진(52) 안양 KGC인삼공사 감독과 함께 승부조작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일자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서울중부경찰서는 21일 전 감독과 관련한 승부조작 의혹 사건 수사 발표에서 상대팀 감독이었던 문 감독의 연루 가능성을 제기했다.
경찰은 1차 참고인 조사를 받았던 문 감독에 대해 피의자 신분 전환도 고민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 중인 문 감독은 "1년 중 가장 중요한 시기(외국 선수를 뽑는 드래프트 기간)에 안 좋은 소식을 전하게 돼 죄송하다. 정말 답답하다. 귀국하면 경찰 조사에 성실히 답하겠다"고 했다.
경찰의 2차 소환 요구에 불응한 것과 관련해선 "미국으로 출국하기 이틀 전에 경찰에서 전화가 왔다. 당시 경기 일정도 잡혀 있었고 곧 미국으로 떠나야 했기에 경찰에 갈 수가 없었다"며 "경찰에서 몇 차례 더 전화를 한 것 같은데 바빠서 전화를 받지 못했다. 떠나기 전에 '미국에서 돌아오면 경찰에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해명했다.
문 감독은 올해 2월20일 전 감독이 이끌던 kt와의 경기를 앞두고 전 감독과 전화통화를 했다.
경찰은 승부조작이 의심되는 경기를 하루 앞두고 감독끼리 연락을 주고받은 것에 의심을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문 감독은 "1차 조사 때, 처음에는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가 통화 기록을 보여 주길래 '아 그런가 보다'라고 했다. 3개월도 넘은 일인데 전화를 했는지 어떻게 기억하겠는가. 어쨌든 기억을 더듬어보니 전화 통화를 한 것이 맞다"며 "평소 안부 전화를 주고받는 사이다. 그때 통화도 선수들과 회식 자리에서 선수들이 보는 가운데 했다"고 했다.
이어 "시즌 막바지여서 1, 2, 3위 순위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상대팀이 이상한 점이 있다고 의식할 겨를이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이 승부조작의 공범이라고 밝힌 연예기획사 대표에 대해선 "선수 생활을 할 때부터 아는 사이다. 우리 부모님도 잘 알고 있다"며 수백 통의 전화 통화를 했을 정도로 잘 아는 사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나의 이름이 거론되는 이유를)나도 모르겠다. 다시 말하지만 결백하다. 이런 자리에서 해명하는 것 자체가 황당하다.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받는 것 자체가 힘들다"며 "농구 감독이라는 게 행복하다. 농구 승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이 일과 무관하고, 나를 믿고 (계속)사랑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