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태어날 때부터 에이즈 바이러스(HIV)에 감염된 프랑스 소녀(18세)가 12년 동안 약을 투여하지 않고도 건강한 상태를 유지, 에이즈 치료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20일(현지시간) BBC와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에이즈 치료를 받지 않은 어머니로부터 에이즈에 전염된 이 소녀는 출생 후 6주 간 항레트로바이러스 처방제를 투여받았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검출됐고, 약 투여를 중단한 두 달 뒤 받은 테스트에서는 HIV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 이에 아이는 항레트로바이러스 약을 다시 투여받았다.
그러나 아이가 6살이 됐을 때, 6개월 간 약투여 금지 후 받은 테스트에서는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후 12년 동안 약 투여를 하지 않은 후 바이러스는 여전히 검출되지 않고 있다.
에이즈에 걸린 아이가 장기간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은 상태에 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세계 첫 완치 판정을 받았던 미국 미시시피에 거주하는 4세 여아는 항레트로바이러스 투약을 중단한 지 27개월만에 다시 HIV 바이러스가 검출돼 에이즈가 재발했다.
프랑스 파리의 '인스티튜트 파스테르' 의료진은 "이번에는 더욱 주의하면서 지켜봤다"며 "아이가 장기간 차도를 보이는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번 사례 역시 영구적이지 않을 수 있음을 인정했다.
인스티튜트 파스테르의 아시에르 사에즈 시리온 박사는 "'우수 통제자들'로 불리우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의 면역체계는 HIV 바이러스를 궁지에 몰리게 한다"며 "그러나 이 소녀는 이와 관련한 유전학적 연관성이 없다. 감염되자마자 바로 항레트로바이러스 약을 투여받았기 때문에 오랫동안 바이러스가 소멸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소녀는 합병증 없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완전 치료된 것은 아니다"며 "우리는 단지 차도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번 사례는 최근 국제에이즈협회(IAS)가 캐나다 밴쿠버에서 개최한 컨퍼런스에서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