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정몽준(64) 국제축구연맹(FIFA) 명예 부회장이 미국 CNN 방송과의 대담에서 FIFA 지도부의 전원 교체를 주장했다.
정 명예 부회장은 5일(한국시간) CNN 대표 프로그램인 크리스티안 아만포 코너에 출연해 FIFA 개혁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3분 가량 진행된 대담에서 정 명예 부회장은 17년 간 FIFA 부회장으로 일하면서 보고 느낀 점을 상세히 설명했다.
제프 블래터(79·스위스) 회장의 퇴진을 두고 "사임은 불가피했고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고 말한 정 명예 부회장은 "지금 불거진 문제들을 보면서 블래터 회장에게 개혁을 여러 번 촉구했지만 한 사람이 40년 동안 권력을 갖고 있는 폐쇄된 조직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정 명예 부회장은 "FIFA에는 가까운 사람들로 조직을 운영하는 정실주의가 만연해 있다. 블래터 회장만 FIFA에서 나갈 것이 아니라 동조한 사람들도 떠나야한다. 블래터 회장의 도움을 받아서 현재의 자리에 온 사람들도 모두 나가야한다"고 역설했다.
정 명예 부회장은 최근 불거진 비리에 블래터 회장이 관여했을 것으로 보면서 4년 전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블래터 회장은 기존 스폰서인 마스터카드를 제치고 비자카드와 스폰서 계약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FIFA가 여러 부정행위와 범죄를 저질렀다. 법원 판결에도 'FIFA가 거짓말을 했다'는 표현이 13번이나 나왔다. 명예가 밑바닥까지 추락했다"고 분노했다.
정 명예 부회장은 사임 의사를 밝힌 블래터 회장이 여전히 자리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블래터 회장의 사임 발표 내용은 몹시 실망스러웠다. 말이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다. 블래터 회장이 개혁의 대상인데 개혁의 대상이 개혁을 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일이고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블래터 회장은 당장 물러나고 일체의 직무를 수행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 명예 부회장은 출마 의사에 대한 아만포 앵커의 질문에 "FIFA 개혁은 거대한 작업이기 때문에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축구 관계자들과 만나 의견을 들어본 뒤 결정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