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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소아들의 서울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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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이사장으로 있는 ‘인간의 대지’에서 연변의 소아(청소년)들을 서울에 초청해 5박6일간 가족상봉과 문화체험을 하는 행사를 가졌다. 하림각에서 처음 만난 아이들은 수줍고 낯설어하더니 떠나기 전날 밤에는 어느덧 익숙한 우리의 아이들이 돼 있었다. 불과 며칠 사이에 같은 핏줄의 DNA가 일치해서일까? 아니면 서울의 문화체험과 오랫동안 헤어졌던 부모들을 만나 외롭고 쓸쓸하고 힘들었던 고아 아닌 고아생활을 벗어났기 때문일까?
우리가 지난해 연변을 방문해 가족해체 상황에 직면해있는 연변청소년과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조선족동포 문제를 더 이상 두고만 볼 수 없다는 생각에서 서로 만나고 서울의 문화체험을 통해 같은 핏줄의 정체성을 갖게 하자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일은 간단치 않았다. 왕복 비행기 값도 만만치 않았고, 그리고 무엇보다 빠짐없이 발생하고 있는 실종사건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심하던 차에 서울시에서 프로그램 예산의 일부를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있었고, 대한항공에서 비행기값, C&한강랜드에서 한강유람이나, 하림각, 롯데월드 등에서 협찬을 해주었다. 빙그레와 롯데제과에서도 견학을 약속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민속박물관, 경복궁, 국립중앙박물관, 안중근기념관, 안창호기념관에서는 모두 무료로 관람을 약속했다. 청와대 관람도 예약을 마쳤다. 봉은사 사찰 및 점심공양도 약속받았다. 실종사건을 예방하고 안내를 위해서 한서대학교 노인복지학과 3학년 학생들과 복지계열 1학년 학생들이 15명 봉사팀을 짜서 4박5일 지원하기로 하고, 대한적십자 서울지부에서도 일일자원봉사를 하기로 하면서 큰 틀은 일단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프로그램이 추진되면서 난관은 곳곳에서 나타났다. 어린 학생들의 단체비자가 제대로 나올 것인지, 조선족 동포부모들의 사정이 제각각이어서 함께 만날 수 있는 시간을 잡기도 어려웠다. 필자는 5대거품빼기운동의 바쁜 일정 때문에 첫날 가족상봉만찬식과 둘째날과 마지막 밤에 인사를 한 것이 전부지만, 신경은 온통 연변 소아들에 쏠려 있었다. 음식이 맞지 않아서 배탈은 없는지, 빡빡한 일정으로 피곤하지는 않은지, 남산에 있는 서울유스호스텔의 잠자리는 편했는지도 걱정이었다. 다행히 소아들이 잘 적응했고, 막판에는 표정들이 아주 밝았다.
필자는 그들을 껴안으면서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수학여행으로 장항제련소와 군산의 연필공장, 펄프회사를 방문한 일, 광천에서 장행선 기차를 처음 타고 신기해하던 일을 어제 일처럼 떠올렸다. 연변소아들도 서울나들이의 기억이 화인처럼 각인되어 과거를 추억할 때마다 떠오를 것이다.
이번에 초청한 연변소아들은 전부 현재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조선동포들의 자녀들이었다. 연변에 있는 자식들의 장래를 위해 우리의 부모들이 그랬던 것처럼 자신들을 희생하며 모진 고생을 감내하고 있는 부모들이 겪는 생이별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었다. 이 연변조선족동포들의 가족해체 현상은 대부분 한국정부의 정책실패의 결과물이었다는 점에서 한국인의 한사람으로서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애초부터 단순노동력 수입이 아니라 재일이나 재미동포들처럼 조국에 자유왕래, 또는 장기간의 체류를 허가해줘서 한국에서 돈을 모아 연변으로 돌아가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면 상황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필자는 연변소아들에게 연변사회의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훌륭한 인물로 성장해줄 것을 당부하면서 부지런할 것, 책을 많이 볼 것, 고민을 많이 할 것 등 3가지 약속을 받고 헤어졌다. 그 아이들은 지금 곤한 잠을 자고 있을까? 아니면 꿈같았던 서울여행을 떠올리고 있을까? imbc 시민기자인 노영례 기자와 김동원 기자가 만들어준 5박6일 동안의 사진기록이 남긴 CD를 또 보고 또 보고 있을까? 아니면 일기 약속을 위해 열심히 하루하루의 일정을 되새기며 소감문을 쓰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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